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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히키코모리

by 복gili 2023.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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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보면은 히키코모리가 그렇게 많아졌다고 한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집밖에 안나가는 사람이 많다는거야. 

경제활동도 안하고 알바도 안하고 공부도 안하고 사람도 안만나고 암튼 메타인지가 도를 지나쳐서 이제 그냥 생명만 근근히 연명하는 뇌사환자처럼 집에 숨어 사는 젊은 사람이 많다고 하더라구. 

 

그러니까 예전에는 일본에 그런 사람이 많다고 들었는데 우리나라도 점점 생기고 있다구 하더라구. 

내가 보기에 일본에 그런 사람이 많아진거는, 하도 예절을 중요시하고 개개인은 그닥 중요하지 않은 동양권인데다가 역사적으로 과오가 있다보니까 그런데에 질려서 스스로를 멸시하게 되고 자존감도 떨어져서 결국 혼자있고 싶게 된게 아닌가 싶은거지. 

 

나는 어릴 때부터 하도 밖에 돌아다니는걸 좋아했고, 어릴 때는 밖에서 잘 놀았던 것 같아. 아파트에 사는 내 또래의 아이들하고 어울려서, 그 애들이 다 착한 애들은 아니었지만 각종 활동적인 놀이들에 푹 빠져있기 때문에 그 놀이를 하기 위해서 모여서 놀았던 것 같다. 특히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그 놀이는 남자든 여자든 다 뛰어다니고 가만있고 하는거에 스릴 만점이었던 것 같아. 그냥 노는 재미로 살면, 그게 인생의 전부면 밖에 다 모여서 뛰어놀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나와 비슷한 또래의 다른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걔네들은 나처럼 뒷산이 가까운 동네가 아니라 삭막한 도시 중심에서 매일 학원을 다니며 시간을 보냈다는거야. 그냥 아주 어릴 때부터 말이지. 그래서 할 줄 아는 것도 많고 아는 것도 많고, 영어도 잘하고 그렇지만? 내가 같이 얘기를 해보면 그 사람들의 심정은 뭐냐하면 

 

 

"가장 가까운 너를 내가 이기면 된다. 너보다만 잘살면돼. 너보다만 잘하면돼."

 

그리고 뭔가 제약사항이 많고 룰이 많더라구. 이해심도 별로 없고 이기적이고, 타인의 단점부터 먼저 캐치해서 공격하는 스타일이었어. 

 

 

나는 그냥 운이 좋아가지고, 아무리 서울에서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시골같은 동네에서 살았기 때문에 경쟁보다는 놀이가 우선인 삶을 살았고 그렇다보니까 그렇게 이기적으로 구는 사람들하고 얘기하기가 너무 불편한거야. 왜 그러나 싶기도 하고, 싸워도 봤지만 다 소용없어 보여서 그냥 지고 말고, 최대한 멀리하면서 살게 되었지. 

 

살면서 누군가는 나보고 천사같다, 순수하다 그렇게 얘기를 하지만 그 상대방들은 전혀 순수하지도 않고 천사같지도 않았어. 천사도 천사가 좋지 악마는 싫어. 그렇다보니까는 때로는 번아웃에 걸려서 모든걸 다 때려치고 싶고 죽고 싶어할 때도 있고, 혼자 막 소리를 지르면서 왜 안죽는거야!! 하고 스스로에게 화를 내기도 했다. 

 

그런데도 나는 히키코모리가 되는 것보다는, 그냥 밖에서 노예같이 알바를 해도 밖으로 나가는 걸 택했던 것 같아. 

그리고 나도 엄마없이 살다보니까, 고모가 나보다 나이가 너무 많고 고모가 꾸밀 줄도 모르고 억새게 가족을 부양하면서 맞벌이하면서 살다보니까, 여자라는게 뭔지를 몰랐지. 살면서 사람들이 나보고 외모지적을 너무 많이 하더라구? 

 

자기네들도 별로 같잖게 생겼으면서도 다른 사람의 허점을 보면 못참고 그걸 낱낱이 공격하더라구. 첨에는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나보고 화장을 안한다구 공격을 하길래, 그때 당시에 홈쇼핑에서 조성아 화장품 세트가 있었거든? 그래서 그걸 사서 막 바르고 다녔지. 그랬더니 또 왜이리 심하게 바르고 다니냐며 놀리는거야. 결국에는 지금 생각해보면 언니같은 분이 나한테 할말이 없고 그러니까 그냥 장난치는거였지만, 나는 그때 당시에 그 회사에 다니지 않으면 굶어죽게 생겼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다 고객이었고 불만이 있으면 다 해결해야만 하는 처지라 뭔가 잘못을 조금이라도 (그것이 인신공격이더라 하더라도) 전전긍긍하면서 고치기 시작한거지. 그 사람들은 얼마나 내가 우스웠을까. 

 

그래서 나는 시니어가 된 지금은, 어린 친구들이 알몸으로 다니든지 말든지 아무 상관을 안한다. 

회사에서 걔네들이 굴러다니든 날아다니든 랩을 하면서 춤을 추든지 말든지 아무 상관안해. 

그걸 왜 굳이 내가 그래야해. 그건 시스템적으로 규제하는거지 내가 개인적으로 규제할 건 아니라 생각이 들고, 일만 잘하면 되니까. 

 

직전에 다닌 프로젝트에서는, 남자애가 어떤 연상여자하고 그냥 산다는거야. 그냥 막 그런 얘기를 점심먹으면서 하더라구? 그래서 그런가하고 넘어갔는데, 뭐 결혼을 한다는둥, 집을 구한다는둥 살림살이를 사러 돌아다닌다는둥 계속 그런 얘기를 하길래 그러냐고, 특히나 내가 가장 관심많은거는 가전제품같은건데 그 얘기가 나오니까 갑자기 내가 폭발하듯이 막 내가 겪었던 시행착오에 대해서 얘기해주게 됐지. 

 

혼자 이사와서 하나씩 살림살이를 마련했는데, 정말 많은걸 깨달았거든. 로봇청소기며, 건조기며 세탁기며 냉장고며 티비며.. 하나하나 마련할 때마다 많은 시행착오와 깨달음이 있었지. 근데 그 친구가 그렇다하니까 절로 얘기가 쏟아져 나오더라구. 이게 선배의 자세가 아닌가 싶어. 

 

하여튼 요즘에는 버진갤럭틱 주식이 자꾸 떨어지는데 왠지 이걸 사들이고 싶은거야. 그러니까 집에 있는거 안쓰는 애플 제품 갖다 팔고 싶고,  그래서 꽤 많이 팔았던 것 같아. 지금 아이맥이 남았는데, 시세가 너무 쓰레기같이 낮아서 내가 파는게 손해인거야. 이걸로 그냥 뭐 데이터 적재라도 프로그램 맨날 돌려서 서버로 쓰던지 데이터 분석용으로 쓰던지 하는게 나한테는 더 이득인 것 같아서 이건 홀딩했지. 

 

내가 아이맥 쓸 때 가장 개빡친거는, 타자가 제대로 쳐지지 않는다는 거였어. 매직키보드가 오래되서 그런건지 뭔지 어느 순간부터 타자를 치면은 다 쳐져야하잖아. 내 마음에 쏟아지는 말을 다 받아줘야하는데, 꼭 끝에 한글자씩 인식을 못해가지고 그게 너무 짜증이 나더라구. 그래서 지금은 무접점 키보드를 유선으로 연결해서 쓰는데 이게 문제가 뭐냐면은 애플전용이 아니다보니까는 단축키 쓰는게 넘 호환이 안되가지고 불편하드라. 그래서 점점 이걸 쓰기가 힘든거지. 타자치는거 근본적인게 불편하니까는. 

 

특히나 아이폰은 맨날 오타나. 아니 한글은 인공지능 확률 그거 적용을 안해놨나봐. 맨날 오타나니까는 넘 짜증이나. 

그런 상태인 가운데..

 

은근히 공부를 하는 목적이든 일을 하는 목적이든 간에 항상 밖에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갈등에 휩싸이기도 하고 그러니까는 점점 사람이 객관적인 상태가 되는 것 같아. 

 

아 나는 화장도 안하고 살고 있고, 그로 인해서 어떤 사람들은 그게 못마땅하구나. 뭐 그럴 수도 있지. (누군가에게는 내가 화장을 하든 말든 뭔 상관이야. 뭔 개수작이야 하면서 멱살잡고 싸울 수 있는 포인트이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나는 개선할 점을 잡아서 하나씩 뜯어고치는 재미로 살았던 것 같다. 

화장을 하는게 피부에 안좋을 것 같은데 세밀하게 눈화장까지 안하더라도 피부화장하구, 그전에 자외선 차단제 크림도 잘 바르고, 입술도 보습효과랑 자외선차단효과 있는 립스틱 바르고, 그리고 집에 와서 아침저녁으로 세안 꼼꼼히 하고 팩하고 그러면은 오히려 피부관리가 잘되더라구?

 

그리고 또 뭐냐, 일할 때도 지적받는거 들어보면은, 그냥 어찌보면 맞는 말하는거지. 그리고 그 사람들이 지적한거 50퍼센트라도 개선하고 나서 단지, 나한테 함부로 인신공격하듯 지적한 사람하고는 개인적으로 어울리지 않으면 되는거였다. 나는 다른 사람한테 함부로 얘기 안할거구 그런 사람되기 싫으니까 안어울리는거지. 혼자 놀더라도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패배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가면을 겹겹히 쓰고 살다가 결국 괴물이 되지만, 나는 항상 패배자가 되었고 그래서인지 내 얼굴은 어린아이처럼 순수해졌어. 순수하게 늙었고, 잘 웃고 밖에도 잘 나가고, 남한테 함부로 공격도 잘 안하고 그렇게 됐지. 

 

앞으로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거, 아주 단순한 일부터 시작할거야. 그리고 내 옆에 있는 애보다만 잘하면돼 이런 마인드따위는 갖지 않을거야. 그리고 적어도 그 사람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을까 한번쯤은 공감하면서 이해심도 갖출거야. 당장 보이는 단점을 가지고 바로 뇌에서 토해내듯 공격하지 않을거야. 그런 식으로 사는 사람이 많으니까 세상에 히키코모리가 많아진거야. 스스로도 그렇게 살다가 갑자기 정신적으로 무너져버린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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