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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와 턱여드름과 직장인의 사이드잡에 대해

by 복gili 2023.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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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변비가 심해졌다. 많이 먹는 것 같은데도 변비가 심해서 이해가 안되지만 아무튼 나름 노력중이다. 며칠전에는 변비에 좋은 차전자피환도 주문했다. 이걸 한포 먹고 500ml를 마셔야한다는데 예전에 그냥 물한컵마시고 끝나서 효과가 없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런지 턱에 여드름이 한가득 나있다. 장이 안좋으니까 턱에 뭐가 계속 올라오는 것이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중이다. 

 

그리고 요즘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서 사이드로 알바를 하게 되었는데, 첨에는 임시성으로 하루정도만 하는 그런 알바를 구해서 했었다. 그러다가 편의점에서 하루 일하는데 사장님이 나중에 종종 이렇게 하루 알바 구할 때 연락줘도 되냐고 물어보셔서 알았다고 했더니만, 진짜로 나중에 연락이 와서 또 일을 한 적이 있었지. 그분은 나보다 한살이 어린분인데, 편의점 사장님들은 보면은 인건비 때문에 본인도 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가보면은 항상 피곤에 쩔어있는 상태이고 굉장히 보면 안쓰럽기까지 했다. 나름 사장님인데, 일론 머스크처럼 주 7일을 일하다보니 사장님 포스보다는 자본의 노예인 것 같은 느낌이다. 

 

요즘은 자영업자들이 많으니깐, 다들 사장님이고 대표님인데 수입은 천차만별이다. 

나도 나름 개인사업자인데 어릴 때부터 나도 회사를 차려서 직원도 고용하고 싶다 그런 생각도 하고 그랬었지. 하지만 안한걸 보면은 어쩌면 너무 위험해서였는지 모른다. 내가 이제까지 건강하게 잘 살아온 이유는 위험한건 굳이 안했기 때문이고, 몸을 많이 사렸기 때문이었지. 

 

암튼 요즘에 다양한 사업장에서 알바를 해보면서 느낀 점은, 일은 한가지만 하자이다. 

너무 피곤하고, 어제는 일 끝나고 또 다른 일을 하러 가는 도중에 시간이 좀 남았는데, 차안에서 거의 기절하듯 단잠을 자고 일어났다. 그리고 나서 오늘은 일찍 일어나긴 했지만, 집안일도 할게 많아서 피곤한데 쉬지도 못하고 집안청소를 해야했다. 베란다 창틀에 곰팡이가 펴서 그것도 다 락스 묻혀서 닦아내고, 여기저기 창문 창틀 다 닦고, 환기시키고, 로봇청소기도 밑에 머리카락이 넘 많이 감겨있어서 다 끄집어 내고, 기계도 다 닦고 바빴다. 

 

아무튼간에 알바를 하니까 이게 문제가 뭐냐면, 그냥 일회성 알바면 내가 하는 일의 영역이 엄청 좁고, 일시키는데에서도 기대도 덜하는데, 지속적으로 하겠다고 하고 하게되면은 기존에 같이 일하는 사람이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려고 너무 나를 들들 볶는다는게 문제인거야. 나는 이미 본업으로 인해 머리가 꽉차있는 사람인데, 거기다가 왠지 몰라도 될 것 같은 굉장히 헛헛한 규칙들을 공부해야하는게 부담스럽고 귀찮더라구. 나같은 사람은 그냥 하루 알바만 구해서 하는게 서로를 위해서 좋은 일이라 생각이 들었지. 

 

게다가 나는 직업병이 게으름을 추구해야하고, 반복성 일을 엄청 싫어해야만 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반복적으로 고생을 해야한다 싶으면은 왠지 기분이 좋지가 않더라구. 어제는 로봇 어떻게 만드나 하고 계속 검색을 하게 되었다. 

아두이노로도 만들고, 3D프린터로 모형을 출력해서 손도 만들고 하더라구. 

 

그리고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정말 좋은 사람들이고 성공한 사람들이긴 하지만, 어떤면에서는 그 사람들은 굉장히 위험한 상태에 있는 사람들인거야. 예를 들면 어디가 아플 수도 있는 상태인거야. 그 일에 전념했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혹사시킨 신체부위가 탈이 났을 확률이 높아. 아니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는게, 그 일에 너무 푹 빠져있어서 요즘 6각형 인간이 각광받는다며? 근데 일에만 몰두하면 6각형이 아니라 1각형인간에 가까운거잖아. 그게 좋은게 아닌거야. 나도 그런 적이 있어가지고 그때의 내가 있어서 지금의 내가 있는 거긴 하더라도, 그냥 아마도 지금의 내가 그때의 나를 만났다면, 서로 싫어했을거야. 어린 나는 늙은 나를 보고는 게으르고 한심하다고 생각할거고, 늙은 나는 어린 나를 보고 왜저렇게 힘들게 사냐? 쓸데없는거에 연연하면서, 좀 놀고 재밌게 살지, 건강도 챙기고 그러면서 안타까워하겠지. 

 

암튼 그렇든지 말든지, 늙은 나든 어린 나든 나는 시간의 연속선상에 놓여서 어찌되었던간에 수많은 변화를 겪으며 지금까지 버텨온거야. 변비도 걸리고, 턱드름도 생기고 밤낮으로 돈 좀 더 벌어보겠다고 전전긍긍하면서 말이야. 일단 변비가 생기니까 당근도 막 썰어서 먹어보고 가루로 된 프로바이오틱스인가 그것도 먹고, 결국에는 차전자피 환도 주문하고 그래서 내 장 좋아지라고 돈도 쓰고 머리도 굴리는 내가 되었고, 그게 바로 지금의 나야. 

그리고 턱드름이 생기면은 여드름에 좋은 연고도 바르고, 진정 팩도 하고, 세안도 꼼꼼히 하고, 동그란 스티커도 붙여가며 더 심해지지 말라고 노력도 하는게 지금의 나이고. 

 

투자를 실패해가지고 돈이 없는데 그 상태에서 현금마련해보겠다고 이리저리 내 몸을 굴려가면서 온갖 알바를 하고 거기서 만난 사람들이 나한테 함부로 얘기했을 때에 내 자존감을 위해서 나도 똑같이 대해주고, 소리도 지르고 하면서도 예의는 지키려고 하고 암튼 열심히 했어.. 그게 지금의 나야. 이게 살아있는거지 뭐. 

 

아까는 문득 유튜브에서 추천알고리즘으로 뜬 일론 머스크의 졸업축사를 괜히 보게 되었는데

 

그분의 말에 의하면은 창업을 할거면 죽어라 일하라고 하더라구. 남들 주 50시간 지켜서 일할 때, 100시간 일하면 두배로 일하니까 더 빨리 성과를 낼거라고 하면서 말야. 자기가 당연한 얘기하는거지만 이게 진리라고 하는거야. 그게 맞지. 두배로 열심히 살면 남들이 10년에 걸려 모을 돈을 5년만에 모으는거야. 근데 문제는 5년뒤야. 5년뒤에는 뭐할거야. 남들은 천천히 네트워킹도 하고, 몸도 건강하게 유지하고, 성격도 원만한 상태이고 말야. 근데 인생을 두배로 살아서 젊은 나이에 돈은 많은데, 주변에 아무도 없는거야. 몸도 아프고, 성격도 드럽고 말이지. 일론 머스크는 남자라서 이혼을 10번을 해도 상관없겠지만 나는 그럼 안되잖아. 

 

그리고 대학원도 일하면서 졸업했는데, 이 대학원 졸업했다고 해서 아무도 인정안해줘. 

오히려 얼마전에도 회사 사무실에서 내 앞에 앉은 분이 큰 소리로 대학원이 뭐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나 들으라는 듯이 뭐라고 하는거야. 나는 가만있었지. 

 

내 옆에 어린 애가 첨에 나한테 무슨 차 타냐고 해서 캐스퍼 탄다고 했더니만, 그 다음날 사무실에서 큰소리로 다른 어린 여직원한테 캐스퍼 사라고 하면서 캐스퍼가 2천만원이나 한다고 엄청 비싸다고 그러는데도 난 가만히 있었지. 

 

그냥 그러던지 말던지, 

 

남이 이룬 것에 대해서 큰 소리로 그게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떠드는거는 어쨌튼 예의가 아닌데 거기다가 대꾸하는 것도 무의미하니까. 

 

요즘 나이가 드니까는, 굳이 상대할거 아니면은 조용히 있는게 최선의 방어이자 공격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한번의 경험은 좋지만, 내가 닮고 싫지 않고 내가 보기에는 힘들게 사는 것 같은 사람들은 멀리하는게 좋은 것 같다. 내가 그들을 그들이 처한 고통에서 해방시켜줄 것이 아니면, 어느샌가 나도 그 사람들처럼 고통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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