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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하고, 새벽에 일하고, 그 다음 아침에 일했을 때 생기는 일.

by 복gili 2023.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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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야근을 그렇게 했다고 한다. 집에도 안가고 계속 앉아서 붙들고 며칠내내 있는거.. 그게 일이 되나 싶은데.. 실제도 되긴 했다. 나도 프로젝트 오픈할 때 쯤에 눈치주는 고객사 상주 담당자때문에 새벽까지 일을 해야했고, 야근한지 일주일이 넘어서야 프로젝트를 위한 신성한 의식이 끝났다라고 인정을 받은 기분도 들었고, 그동안 해결한 것도 참 많았던 것 같다. 

 

요즘의 나의 문제는, 원래 나는 40살이 되면 죽으려고 했는데, 그 이유는.. 그 이상 사는게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었다. 노화가 된다는 것은, 생명체인 나에게 있어서는 죽으라는 신호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주변에 나이든 사람들을 보면, 다들 지혜로워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인생에 찌들어보였고, 그게 멋있지 않았다. 점점 생활고에 시달리고, 건강문제로 고생하고,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자존심을 챙기려는 모습이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었다. 또 우리 가족을 보면서 나는 그렇게 늙고 싶지 않았고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마흔에 죽자는 생각을 30대 중반부터 해왔고, 지난해에는 그로인한 도박적인 선택까지 감행하였고, 그러다가 갑자기 생각이 바뀌어서 그냥 결과적으로는 또다시 빚이 생겼고,  나를 괴롭히던 고양이와 함께 맘고생하며 살아왔다가 고양이 마저 파양하는 선택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혼자가 되었다. 혼자인데다가 빚도 생겼고, 게다가 마흔인데도 죽지도 않고 그런 상태? 게다가, 하고 싶은 일도 없고, 이제껏 십년넘게 해왔던 일도, 도대체 이걸 언제까지 해야하나 싶을 정도로, 막상하면 잘하는데, 근데 같이 어울리고 싶은 동료도 없고, 어른들이나 동료들의 기준으로는 나는 외적으론 한없이 동안인데다가, 찌든 것도 없고, 책임질 가족도 자식도 없는 상태라 마치 바람에 하염없이 날라다니는 빈 봉지같이 그렇게 세상 속을 부유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가 문득 요즘에 주식투자를 하면서 어느날은 백만원도 벌고 몇십만원도 벌고.. 그럴 때는 아마 주식시장에 돈이 밀려들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데, 요즘은 확실히 그게 아니다보니까 두달넘게 하락만하는 주식에 물려있는 상태이고, 요즘에는 갑자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 이슈로 인해서 더더욱 불안정한 상황이라 주식이 어느날은 10퍼센트 하락했다가 담날에는 14퍼센트 상승했다가 그 다음날에는 다시 5퍼센트 하락하고, 그리고 다다음날 또 6퍼센트가 하락했을 때.. 그것이 미국주식일 때는, 밤새서 지켜보는 것보다, 아침에 한 새벽 5시쯤 일어나서 결과치를 확인하는데, 또 하락했어? 하면서 내돈 내놔!! 하면서 새벽에 소리를 지르는 그런 상황이 올 정도이다. 

 

그러다가 내가 마흔까지만 살아야지하고 그 이후의 계획은 하나도 생각하지 않은 상태에서 요즘을 살면서 아무렇게나 도박적인 태도로 의사결정을 해오고 그로 인한 손해가 현재의 나에게 쏟아지고 있다는데 개빡치기 시작하면서, 출근하는 길에 혼자 차안에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면서 나 스스로를 혼내기 시작했다. 

 

"그러게!! 어! 왜 그랬어!!!" 

"왜 결국 사지도 못할 걸 사는거야!!"

 

 

그런데도 한편으로는 나는 요즘 옥상에서 캠핑을 시도해보려고 하는데, 그냥 텐트까지는 아니더라도, 우산으로 그늘을 만들고, 화로에 숯을 넣고 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먹는다던지 하는 소소한 나만의 여행을 옥상에서 즐기고 있는 상태였는데, 문득 우산을 들고 있어야지만 된다는게 너무 힘들어서, 7만원짜리 그늘막 우산을 주문해놓고, 결과적으로는 은행잔고가 계속 줄고 있고.. 몇년전 내가 더이상 빚을 지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신용카드를 없애고 항상 현금으로 살다가, 올해부터 기업들이 개발자를 구하지를 않아 내가 일할데가 없기도 했고, 좋은데도, 들어가보면 생존경쟁이 심하다보니까 굳이 경쟁하는 심정으로 일하기 싫다는 내 평상시의 정책에 의해 그만두고 그만두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수입이 0인 상태가 되어 통장잔고도 없고, 신용카드도 없고, 은행은 주택담보 이자를 계속 올려 받고, 오피스텔 투자 실패를 하다보니, 대신저축은행이란데에서는 나한테 한달에 2백만원이 넘는 돈을 계속 가산이자로 올해 세네번씩이나 인출해갔고, 계속 그런 상태여서 뭘 사면 안되는데, 캠핑은 하고 싶고.. 불멍은 하고 싶어서.. 그러다가 출근길에 혼자 차안에서 나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욕하는 나자신에게

 

"그래도 캠핑은 하고 싶어!!"

 

라고 혼자 소리를 질러봤다. 

 

 

그러다가 문득.. 아 내가 뭔가 하고 싶은게 있구나.. 나도 살고는 싶어하는구나 싶어서 너무 피곤하긴 하지만, 일일알바 자리를 두군데나 구해서 퇴근후에 야간 편의점 근무를 하고, 그 다음날 아침에는 예식장 홀서빙 알바를 했다. 

 

그러니까 아침에 일하러갔다가, 밤에 일하러 가고, 그 다음날 아침에 일하러 가는 그런 날을 겪은 거야. 

나는 이렇게 나를 몰아붙이는게 참 바보 같고, 어리석어보였지만, 그 캠핑은 하고 싶다는 외마디 비명을 존중하기 때문에 이런 미친 일정을 소화하게 되었다. 

 

막상, 일을 해보니까, 내가 하루종일 달리듯이 일하는게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게 힘들진 않았다. 

집에 와서 씻고, 안마기계에 누워서 좀 쉰다음에 집에 있는 정수기 물로 텀블러를 두개 챙기고, 미스트도 한통 챙겨서 가면 된다. 

 

그렇게 현금이 생겼다. 하지만 다시 신용카드도 신청했다. 차라리 신용카드 있었을 때가 나았던 것 같다. 신용카드가 생기면 익월에 통장에서 다 땡겨가기 때문에 아.. 나 돈없네 하면서 돈쓰기가 오히려 조심스러워진다. 근데 현금만 있을 때는, 내가 빚이 없지 하면서 안심하면서 은근히 대출을 땡겨쓰게 되고, 현금이 생기면 오히려 일시불로 비싼것도 막 사기가 쉽다. 이건 빚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어떤 삶이 좋은 삶인지 아직도 나는 잘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봤고, 그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그들의 인생과 삶을 구경했는데, 장단점이 있었다. 아무리 빚없고 현금많고 그런 사람의 인생도 들여다보면 고충이 있고, 별로 닮고 싶지도 않고, 같이 지내고 싶지도, 더이상 만나고 싶지 않았다. 원래 빚없고 현금많은 사람은.. 얼마나 그 사람이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 치열하게 살고, 스스로 행복도 다 반납하고, 타인의 더러운 고통이나 오물도 마다않고 처리하고 떠안고 그러니까는 잘 살 수 밖에 없고, 성공할 수 밖에 없고, 주변에 사람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나처럼 아.. 나는 그렇게까지는 살기 싫어. 깔끔한게 좋고, 상대방도 그런 사람이 좋고, 깨끗한 일만 하고,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만 일할거야 라고 하면, 정말.. 사람이 급속도로 재산이 줄고, 빚이 생기고, 사야할 건 항상 많고, 필요한 돈에 비해 할 일은 너무 없고, 만날 사람도 없어지는 것 같다. 

 

어제는 새벽에 편의점에서 일을 하다가, 너무 남자들만 드문드문 와서 술을 사간다던지 담배를 사간다던지 하니까, 조금 무서워진거야. 혼자 뉴스를 검색하면서 편의점이 그렇게 범죄가 많구나.. 특히 여자 혼자 일하는 편의점은 위험하구나 하면서 어떻게 해야지 안무섭게 일하지 하고 있다가 화장실을 가고 싶었는데, 옆에 식당이 새벽이라 문이 닫혀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냉동 식자재를 배달하려고 식당에 와서 물건을 놓고 가는거야. 그래서 내가 그 아저씨한테 제가 너무 무서워서 그러니 좀 앞에 서 계셔달라고 하면서 화장실을 다녀왔다. 어쩌면 그 아저씨가 더 위험한 사람일 수도 있지만, 왠지 그때는 괜찮아보였고, 실제로도 진짜 앞에서 잘 지켜주다가 가셨다. 

 

오늘은 스몰웨딩 홀서빙 알바를 하는데, 정말 쉬지도 못하고 바쁘게 움직이다가 막판에 짐을 나르면서 나보다 열몇살은 어린 알바생들과 함께 담배도 피고, 고충도 들어주면서 분위기가 편해졌다. 그냥 시작은 어떤 남자애가 너무 힘들어하길래, 내가 이거 정리할테니 차에 가서 담배피고 오라고 배려해준게 갑자기 그 친구가 스트레스가 풀리는 시점이 되면서, 다른 사람들도 담배를 피우러 오게 되고, 그때부터는 정말 이 일이 마무리가 되었구나 싶기도 하고, 사람들이랑 일한다는게 이런거구나 싶기도 하면서 혼자 컴퓨터 화면만 보며 죽치고 앉아 있을 때도 좋지만 가끔은 이런 때도 있어야겠다 싶었다. 

 

요즘은, 내가 죽으려다가 안죽고 살아있어서 그런지, 내가 진짜 살아있는건지도 모르겠고, 하루하루가 너무 돈때문에 힘들어서, 근데 한편으로는 캠핑도 하고 싶고, 이마트몰에서 고기도 사서 구워먹고 싶고 하는 그런 돈쓸 일은 자꾸 생기니까 뭐라도 해야겠다 하면서 나를 푸시하게 된다. 

 

나라는 사람은 원래는, 어릴 때의 나를 돌이켜보면, 그냥 내가 태어난 곳이자 초등학교까지는 다녔던, 서대문구의 오래된 아파트가 있던 동네를 걷다보면 친구가 몇명씩이나 따라붙어서 숨박꼭질부터 시작해서 고무줄놀이며, 산에 올라가서 이것저것 탐험도 하고, 그냥 동네 언니네 집에 놀러가서 병원놀이도 하고, 암 생각없이 돌아다니기만 해도 인간관계가 끊임없이 생겼는데.. 나이가 들면서는 온통 경쟁이란 단어와 인간관계가 엮여있기 때문에 그냥 질색을 하면서 피해왔던 것 같다. 외모평가에 끝도 없는 사생활 파기에, 질릴데로 질리고, 나마저도 그런 사람이 되기도 했고.. 그리고 연애는 항상 돈이 문제였던 것 같아. 결혼도 그렇고. 누군가를 사랑하려면 돈을 충분히 들고 가야지만 되는 거라고 오늘 알바를 하면서도 느꼈다. 돈이 없으면, 가난한 상태에서의 결혼식이라는 것은.. 아무리 둘이서 좋다고 해도, 한켠으로는 아린 마음, 미안한 마음이 생기는 거다. 그것은 결국엔 결핍이 되고, 서운함이 된다. 

 

그리고 키라는 것도.. 나는 참 컴플렉스이고, 돈만 많으면, 키늘리는 수술도 받아보고 싶을 정도로 키가 작은 편인데, 한편으로는 은근히 나보다 작은 사람도 엄청 많다. 일단은 내가 표독스럽지가 못하다보니 누군가 나한테 함부로 대해도 그냥 속으로 상처받고 말지 싸우지는 않는데, 그렇다보니까 나한테 키작다고 하면서 조롱하듯 멸시하듯 보는 사람이 은근히 많았던거야. 물론 그 사람들은 내가 가진 다른 장점들을 부러워하기 때문에 자신이 열등하지 않다는 걸 찾다가 내가 본인보다 키가 작다는 것을 하나 찾아내서 선제공격을 하는 것이고, 나는 그 사람들처럼 뭔가 공격할 맘도 없는 거고. 그래서 나도 키가 컸다면, 저 사람들은 진짜 내 밑에 기어 다니겠다 그런 생각이 드니까 완벽하게 이기고 싶은 마음에 키가 작은게 컴플렉스가 되는거야. 근데, 문득 주변을 보면 나보다 키가 작은 분이 꽤 많았고, 그분들은 도대체 어떤 심정으로 살고, 나와 똑같은 공격을 받았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궁금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내가 지켜본 바로는, 그분들도 꽤 자존심이 쎄고, 오히려 무례하게 굴었다고 당당하게 그 자리에서 상대방을 탓하는 모습을 봤던 것 같다. 근데 나는, 그렇게까지 화내면서까지 살고 싶지가 않다보니까, 그냥 그 상황에 놓이는게 싫은거야. 키가 작다고 조롱받는 그 상황에 놓이는게. 그러면 그냥 자연스럽게도, 아.. 나는 잘못 태어났구나.. 그래서 이런 취급을 받는구나.. 그런 괴로운 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금요일에도 혼자 계단을 올라가는데, 나는 왜이렇게 작지? 내가 키가 컸다면, 내가 배운 것들을 토대로 더 자신감있게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면서 내가 이렇게 조용하게 암것도 아닌 상태로 살아가는 원인으로 돌리는거지. 

 

암튼.. 모든게 그냥 나자신만의 착각이고, 혼자 편하게 생각하기 위해서, 괜하게 감정의 소모를 일으키고 싶지 않으니까, 때리면 맞고, 밀면 넘어지며 수동적인 상태로 살아가는 것 같다. 더더욱이 괜히 태어났단 생각을 하다보니까는, 왜 3.1운동을 하셔가지고(내가 서대문역사공원 근처에서 태어났기에, 독립운동은 내 어릴 때부터 강렬하게 각인된 역사적 사실이었지) , 우리 엄마랑 아빠가 만나서 결혼하고 나를 낳은건가 싶기도 하고. 어차피, 나는 행복하지도 못하고, 뭐 애도 낳으며 사는 것도 아니고, 뭘 하는 것도 아니고, 살고 싶어하는 것도 아닌데, 굳이 내가 태어나게끔 사회분위기가 그렇게 조성되고, 역사가 형성되어온게 왜 굳이 그랬을까 싶은거야. 요즘에는. 

 

이렇게 나는 허무주의에 시달리며 살지만, 나이가 들어서인지, 뭘 해야된다는 생각은 항상 갖고 있으니까, 이렇게 규칙적으로 살 수 있고, 책임감도 있고, 타인에게 친절한 편이다. 이제는 막 로봇이 한 2년 내로 일상화될 예정이고, 그렇게 되면, 단순직업은 거의다 사라질 예정이고.. 

 

내가 해보니까 단순직업.. 특히 공장은, 사람이 거기서 한 하루 3시간? 정도는 일할 수 있겠는데 (2시간 빡시게 일하고 30분 쉬고, 30분 정리하고 퇴근) 그 이상은, 그냥 평생 신체 휴유증을 달고 살겠다고 다짐하면서 일하는 것과 마찬가진거라서 공장노동은 필수적으로 로봇으로 다 대체해야한다. 

매장 판매도, 그냥 무인이 대세인거고, 그래야 맞는 거다. 

이제는 노예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죽는게 나은 미래가 될 것 같다. 

주인의식을 가진다는 것은, 리스크를 감내해야하는데.. 그러면 스트레스 관리가 필수고, 여기서 많은게 갈릴 것 같다. 

 

어쩌면은, 그래서 요즘 그렇게 사건사고가 많고, 재해가 많고, 전쟁이 많이 나는 이유가, 인구를 줄이고 줄여서 에센셜만 남겨가지고 에센셜들의 지상낙원으로 만들려는게 아닐까 싶은거야. 

 

나는 그 확률적인 불확실함이 싫고, 그 스릴을 즐기거나, 타인을 밟고 올라서는 기쁨도 만끽하기 싫다. 우리 조상의 복수를 위해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그냥 어쩌다가 우리 아빠가 섹스가 하고 싶어서 우리 엄마를 건드려서 내가 나온거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는거야. 아무 의미도 없는게 내가 태어난 가치이며, 이렇게 우연히 태어나서 기쁜거는, 그냥 가끔 옥상가서 캠핑하는 그 재미인거야. 어디 기름값 비싸서 캠핑장까지 가지도 않아도 되고 옥상 가서 고구마나 구워먹고 삼겹살도 해먹을거야. 소고기도 비싸서 안사먹고. 옥상에서 내가 산 고정대가 있는 큰 파라솔을 켜고, 그 그늘에서 사기만 해놓고 읽질 않은 책도 좀 5장정도는 읽는 여유도 만끽하면서 살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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