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만 해도, 왠지 사는게 너무 싫어져서 어떻게해야 빨리 죽을 수 있는지 고민했다.
난 우리집에 들어올 때마다 깜짝 놀라곤 하는데, 그 이유는 어릴 때 내가 갖고 싶어하던 것들이나 왠지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던 인테리어를 점점 갖추게 되었기 때문이야.
나는 멕시멀리스트가 되어버렸다.
그래서인지 집에 하루종일 있을 때, 일단은 TV를 볼 때도 안락한 의자가 있어서 너무 편하고 TV도 큰게 있어서 좋고, 글을 쓰고 싶으면 이렇게 좋은 크고 넓은 테이블에서 원하는 컴퓨터로 글을 쓸 수 있다.
요리를 할 때도 주방이 전보다 넓어서 편하고, 화장실도 너무 깨끗해서 사용할 때마다 놀란다.
예전에 원룸이나 고시원에서 살 때는 집에 있는게 고역이었고 슬펐다. 공부를 할 때도 책상도 좁고, 의자도 불편했다. 책상이 좁으면 모니터를 볼 때도 불편하고 그랬지. 그래서 내가 지금 죽기에는 이 집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 집을 꾸미고, 매일매일 관리하는 내가 너무 아까운거야. 이 집 입장에서도 내가 갑자기 죽으면 나를 엄청 아까워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일할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별다른 포지션없이 그냥 놀고 먹는 순간이 있는데 그때 나는 내가 너무 아깝단 생각이 든다. 그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 전반을 분석해서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인건 다 제외시키고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놀면서 일할 수 있고, 웃으며 지낼 수 있게 해줄 수 있는데 아무도 나의 잠재력을 몰라봐준다. 그게 그렇게 된게, 그 사람들은 "그 자리에 있는게" 목표인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지. 그러면 내가 같이 일을 할 수가 없는거야. 그냥 그 사람들처럼 "그 자리에 있는" 그 연기를 해줄 수는 있는데 그때마다 내가 너무 아깝단 생각이 든다. 나는 진짜 일을 하고 싶은데, 그런 일을 맡지를 못하니까 말이다.
구인 공고를 보고 있자면, 당장 와서 기존의 경력과 지식을 바탕으로 해결해주길 바라는데, 사람이 어디든 들어가서 적응도 해야하고, 거기에서 자라나야하는 뭔가도 있을 수 있잖아. 사실은 그냥 0의 상태에서 들어와서 천천히 굳건하게 잘자라서 점점 영역을 넓히는게 좋은거지, 기존의 지식과 경험은 사실 새로운 곳에 가면 거의 쓸모가 없어진다. 나도 몇년전만해도 작은 기업에 들어가서 같이 성장하는게 내 꿈이었는데 그렇지 못했다. 나와는 생각이 다들 달랐던 것 같다. 그게 목적의식 아닌가 싶어. 서로의 목적이 다른데 어떻게 협업을 하겠어. 결도 다르고 말이야. 요즘에 내가 일한데에서는 약간 무식한 사람들이 윗자리를 꿰차고 있었다. 무식한 사람하고 일하면은 나도 힘들어진다. 너무 무식하게 일하기 때문에 몸이 너무 고생하는거야. 그게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는거겠지만,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더이상은. 말도 함부로하고, 그냥 감정적이고, 소심하고, 분노를 잘하는 스타일의 무식한 사람하고는 일을 하기가 너무 힘든거야. 그 사람들은 항상 허덕이며 일을 하고, 힘들어하고 억울한게 너무 많다. 내가 거길 관두게 된 이유중에는, 일단 사무실이 너무 춥고, 주변에 이상한 쉰 냄새가 많이 나고, 화장실도 춥고, 고체비누로 닦게 하고, 두루마리 화장지로 손을 닦게한게 가장 크고, 두번째로는 무식한 사람이 리더까지 되어버렸기 때문이지. 그럴거면 내가 리더가 되었을걸 그랬다. 내가 좀더 적극적으로 행동해서 말이야. 근데 그 환경이 너무 열악해서 거기서 리더가 되기가 싫었다. 설국열차 꼬리칸 같은 근무환경이었어.
내가 영향력있는 공직자가 되면, 각 기업들 있잖아. 그냥 암것도 아닌 1인 식당이어도 기본적으로 화장실 관리, 근무환경의 온습도, 위생상태 관리, 컴퓨터 등을 다 최신화, 고급화해줄거야. 이런 환경을 바꿔주면 어디든 잘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특히나 사람들한테 기본적인 그 옷입는 방법, 옷 세탁하고 관리하는 방법, 자기 몸관리하는 방법, 주변사람과 대화하는 방법에 대해서 주기적으로 교육을 시키고, 지원을 해줘야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돌이켜보니까 내 밑에 있었던 사람들 있잖아. 진짜 엄청 맘편하고 자유롭게 일했지. 내가 울타리도 되어주고 말이지. 그렇다면 나는 좋은 리더감 아닌가? 나는 못하는 사람한테 못한다고 얘기하고 그러진 않는다. 너무 나한테 함부로 대했을 때나 뭐라고 하지, 만약 그런 상태면은 사실 리눅스도 한달동안 죽어라 공부하고 연습하면 마스터 할 수 있어. 자바? 자바도 못할 것 같아? 하면은 다 하지. 그 시간을 내가 다 벌어줄 수 있다. 공부할 시간 말이야. 하면은 하지. 할 필요가 있으면은 하는거지. 공부를 시켜서라도 하면 되지. 그러고는 다른 시련이 오겠지만, 어떤 편견이나 나보다 못한 사람이란 틀을 씌워서 무시하기 위해서 동료나 부하를 뽑는게 아니라 같이 잘 협업해서 큰 목표를 이루자고 모인거잖아. 근데 그런 생각을 못하는 사람이 있더라고. 노틀담의 꼽추같은 정신상태를 가진 사람이 있더라고. 나는 먹고 살아야해서 나랑 어울리는데를 찬찬히 찾기보다는 (사실 그렇게 찾아보려다가 들어갔는데 완전 실망했기 때문) 되는데로 들어가서 어떻게든 적응하는 편이었는데, 모르겠다. 뭔가 낙숫물이 한방울씩 떨어뜨려져서 바위가 깨진다고 하는데, 나는 오랜기간을 떨어뜨리긴 했는데 여기저기에다 흘려서 뚫린데는 없었던 것 같아. 그래도 살아있어서 어쩔 수 없이 계속 뭔가 바위를 깨긴 해야된다.
도대체 나같은 사람이 일을 안하면 누가 하겠어. 나는 누굴 괴롭히지도 않고, 나쁘게 뭘 한적도 없고, 열심히 일하는 편이고, 성실하게 약속도 잘지키려고 하고 책임감도 가지고 있고, 잘 가르쳐주기도 하는데 내가 뭐가 못났겠어. 잘나면 잘났지. 남들은 다니다가 그만두는 대학원이나 방송통신대도 다 힘들게 졸업했지, 그걸로 인해서 내가 돈을 못벌어서 고시원에서 몇년을 살게 되더라도 말이다. 누가 그렇게 공부를 하고 논문을 쓸 수 있겠어. 나이들어서, 부모님이 지원도 안해주는데 말이야. 다들 아무나 들어가는 대학원에 갔다고 손가락질했지만, 그 사람들 중에 대학원 가서 나처럼 아무도 지원안해주는데 고시원에서 살 결심까지 하면서 그렇게 열심히 일도 하면서 공부도 하고 논문도 쓰고 그럴 수 있겠나 싶다. 게다가 거기 다닌다고 욕까지 먹고 조롱도 받는데 그것도 견디면서 말이야. 부모님도 형제도 내다버린 내가 이렇게 작고 연약한 여자애가 바깥에서 혼자서 공부하고, 일하고, 운동하고, 착하고 성실하게 일하는데 이런저런 집단 괴롭힘까지 당하면서 버티고 살아왔으면 대단한거지. 게다가 범죄도 안저지르지 복수도 안하지, 평화주의자이지, 이웃하고 인사하고 잘지내지, 운전도 잘하지, 자기 차 관리도 잘하고 보험사에 거짓말도 안하지, 건강보험료도 지금 수십만원을 내는데 병원도 거의 안가지. 내가 누글 스토킹을 하기를 해, 괴롭히기를 해, 집착도 안해. 어디 이런 사람이 세상에 어디있어. 이렇게 남한테 폐 안끼치고 사는 사람이 어딨냐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