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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를 만날 수 없는 환경

by 복gili 2024.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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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의 프로젝트는 정말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일단은 내가 늙은 상태에서 연애를 해야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언제까지 혼자 살아야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지. 그리고 일년이 지난뒤의 나는 또 다시 예전과 같은 나로 되돌아왔다. 마치 부메랑같이 말이다. 예전에 네일아트를 받는데 사장님이 여자분이었고, 둘이서 이런저런 사는 얘기하다가 나이가 들어 혼자이면 파트너라도 가지고 있어야한다고 하는거야. 그래? 그게 뭔지 모르겠지만 한번 해보자 하고 시도를 했고 한명을 구했다. 하지만 나는 파트너의 역할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고, 그 한계에 대해서도, 넘지 말아야할 선에 대해서도 잘 몰랐다. 그냥 좋아했던 것 같다. 하지만 상대방은 파트너의 선을 넘지 않기 위해서 자기 마음도 잘 다스리는 것 같았고,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에서도 더이상 관계가 진전된다거나 결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거나 하는 느낌도 전혀 들지 않았다. 그 사람은 나름대로 냉정하게 상황을 설명해주는 것이었지만, 나에게는 그 관계를 종료시키는 말이었지. 만나는 내내 뭔가 불편하고 그렇게 나를 생각해준다는 배려심이나 뭣도 느끼지 못했는데 그 느낌이 맞았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 생각해보면 꽤나 쓸데없이 살아온 것 같아. 괜한 인연에 휘둘리면서 말이야. 전혀 선배이거나 뭣이거나 할 수도 없는 인연들을 착각하면서 말이지. 일을 하면 그래도 뭔가 서로 알고 지내면 나중에 같은데서 일하기도 수월하고 도움도 받고 아는 것도 얘기해주고 그러면서 잘지낼거라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은 전혀 쓸데없는 짓을 한거야. 그냥 그 시간에 혼자서 공부나 더하고, 일할 때도 냉정하게 행동했었어야했다. 너무 후회된다. 

 

보면은 오히려 그냥 기업들은 아무 일도 없는데, 다들 냉정하고 조용하게 자기 일만 하니까 말이야. 근데 공공기관에만 들어가면은 이상하게 사람 휘둘리는 일이 생기더라고. 지난주에도 괜히 면접보러 간 공공기관 프로젝트 면접은 안된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공공기관에서는 일하지도 말아야지. 아니면 들어가서 애가 넷있는 아줌마라고 거짓말을 해야겠다. 

가끔은 거짓말을 너무 안하는 것도 사는게 힘든 것 같다. 그냥 애도 있고, 남편은 무능해요 이렇게 얘기하면은 아무도 안건드릴 것 같은데 왜 내가 굳이 나한테 도움도 안될 사람들한테 나를 투명하게 보여주려고만 했을까. 

 

그 서편제 운운하던 나보다 나이가 많은 술주정뱅이 노총각은 설날 전에 갑자기 나한테 전화가 온거야. 원래 차단해놨는데 핸드폰을 바꾸면서 차단이 다 풀려서 전화가 온거지. 전화를 받았는데 누군지 도무지 기억이 안났다. 그만큼 존재감이 없어졌는데 괜히 연락을 받은 것이다. 아무튼 연락해서는 나한테 왜 차단을 했느냐고 하면서 뭐가 문제냐고 물어보는거야. 나보고 뭔가 마음에 안들면 얘기를 해서 풀어야한데. 그렇게 얘기를 하고 싸우고 그래도 말이 안통한데 얼마나 더 얘기를 해서 풀어야하는거야. 게다가 술주정뱅이하고는 말이 안통하더라고. 상황을 왜곡해서 말하는데 말이야. 암튼 나는 그 사람에게 말했다. 너무 꼰대같고 세대차이가 많이 나서 도무지 같이 어울리기 싫다고 말이야. 그러면서 막 연락이 된걸 기뻐하는데 너무 어이없는거야. 내가 직업을 잘못 선택해가지고 선배 따위고 뭐고 간에, 앞으로도 나는 희망이라는걸 완전히 접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매일매일 공부하고, 직업을 잘못 선택한 나를 매일 반성하면서 살거야. 

굳이 앞으로도 자살안하고 살게 된다면 말이다. 자살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만날만한 남자도 없고, 나도 못생긴데다가 돈도 없고 빚도 생겼고, 직업도 너무 불안정하고, 사회에서는 나란 사람의 입지는 너무 작고 말이야. 

 

그 섹스파트너란 사람도 말이지. 사람이 아플 때가 있잖아. 컨디션도 좋지 않고, 그냥 만나서 얘기나 하고 싶을 때가 있잖아. 근데 무슨 우리가 온라인게임친구도 아니고, 만나면 꼭 피시방가서 게임해야지만 만날 수 있다는 듯이 그러는거야. 근데 그 게임친구도 가끔 아플 때가 있잖아. 아플 때가 있을 때는 그냥 위로도 해주고, 약도 사주던가 아니면 잘 쉬라고 안부라도 전하면 되지 그런 사람한테 굳이 "너도 그러려고 만난거 아니야?" 하고 아프다는 사람한테 할 말이 그런건가 싶은거야. 그런 얘기를 들으니까, 아.. 진짜 내가 뭘 만난건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그 네일아트 사장님은 왜 그런걸 추천을 하는거야. 건강할 때만 만나야한다고 경고를 해줬어야지. 그만큼이나 나를 만나는 사람들은 다 그렇게 억지를 쓰고, 내가 아프든지 말든지, 돈이 없든지 말든지 자기 뜻대로 휘두르는 것 같아. 그게 내가 너무 착하게 대해줘서 그런거지. 그리고 연락을 안받는데도, 차단을 했는데도, 지속적으로 연락을 해올만큼이나 더이상 만나지 말자는 내 뜻은 전혀 전달이 안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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