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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우거지 갈비탕 끓이기

by 복gili 2024.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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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갈비탕이라는걸 직접 끓여본 적이 없었지. 

근데 이번에 도전해봤다. 

 

핏물을 빼려고 스텐레스 통에 물을 붓고 고기를 넣고 깜빡 잠이 들어서 한 세시간을 핏물을 빼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지금 두시간 정도 목표로 처음엔 강불에 끓이다가 점점 약불로 줄여서 국물을 우려내고 있어. 

 

처음엔 맑은 갈비탕을 끓이려다가 무청 시래기를 사놓은게 있어서 그걸 넣고 된장하고 국간장을 넣고 끓이고 있다. 

집에 통후추하고 피클링스파이스 가루랑 냉동생강하고 양파, 파, 무가 있으니까 다 넣고.. 거기다 냉동실에 있던 베트남 건고추도 좀 넣었다. 맛술도 좀 넣었다. 은근히 재료가 많이 들어가네. 중간에 국물맛을 보는데 어찌나 진하던지. 아 그리고 처음에 끓일 때 핏물이 나와서 그 물은 버리고 다시 물을 넣어서 끓였다. 

 

지금 공부할 것도 많은데 오늘 해야하는데 하기가 너무 싫은거야. 그리고 피아노도 연습해야하는데 연습을 하긴 했는데 피아니스트들처럼 정성스럽게 한땀한땀 한마디씩 몇시간이고 연습하진 않으니까 역시 늘지는 않는 것 같아. 

그래도 이거는 장기적으로 가져가는 취미니까, 십년동안 하루에 십분이라도 계속 치고 있다보면 늘지않겠어? 확실히 작년보다는 더 나아졌고, 악보를 읽을 때에도 어지럽지 않게 되었지. 전에는 악보를 보면 너무 어렵고 머리가 어지러웠거든. 지금은 좀 나아졌어. 

 

내가 일하는 곳은, 내가 생각해보면은 은근히 정보가 민감한 데가 많았던 것 같아. 근데 나는 바보같이 순진하게 해달라는거 다 해주고, 그리고 그 일이 끝날 때쯤이면 다 잊어버리는거야. 왜냐하면 바로 다른 일을 시작하기도 했고, 내가 이렇게 공부를 병행하면서 일을 하기도 하고, 인간관계에도 엄청 치이기도 하고 그렇다보니까 정신이 하나도 없는거야. 일을 할 때 어떤 사람들은 굉장히 유창하게 자기가 하는 일을 설명하던데, 나는 안그런다고. 왜냐하면, 모르겠어. 어떤 일을 할 때에 필요한 기술들이 다양하잖아. 그 기술들 하나하나 정교하게 적용하다보면은 전체 그림에 대해서 잊어먹게 되더라고. 아무튼 정신이 하나도 없어, 내 인생이. 그래서 주말에는 푹쉬는게 좋은 것 같아. 이것저것 찾아서 다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치이는 것보다는 말이야. 

일이 많아서 아직도 일이 많으니까 오늘도 출근하려고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안하는게 맞는 것 같더라고. 

왜냐하면 아무리 일이 많다고 해도 내가 그래서 막 휴일에도 나와서 전전긍긍해하면서 일하잖아? 꼭 일찍 끝나더라고. 이렇게 항상 일이 많다고 압력을 받으면서도 그 시간내에 나쁜 마음 안먹고 순수하게 일을 열심히 하다가 가주기만 해도 별탈없이 잘 끝나는 것 같아. 막 천재같이 죄다 해결해주고 빨리 일해주고 그런게 좋은게 아니야.. 아무리 안되는 일도 계속 다른 일을 먼저 하다보면은 갑자기 해결방법이 떠오르더라고. 그냥 내 의지나 자존감을 꺾지만 말고,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게 지치지만 않으면 되는 것 같아. 

 

오늘은 온라인에서 주문한 샤워기 세트가 도착했어. 근데 내부에 실리콘 틀을 두개씩 장착을 안하고 샤워기줄을 연결하면 물이 다 새더라고. 그래서 막 물을 다 맞으면서 스패너로 조이면서 겨우 물이 안새게 잘 연결하고 나니까 너무 좋은거야. 이게 샤워기도 내부가 오래되면은 그 실리콘틀도 오염되어 있더라고. 내부의 스텐레스 부분은 녹이 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나중에는 해바라기샤워대도 철거하고 다시 달아야할 것 같아. 아무튼 새 샤워기를 써보니 너무 좋더라고. 뭐든지 새거는 다 좋은 것 같아. 

 

일할 때도 있잖아. 그곳에서 일어나는 온갖 갈등과 오해와 싸움에서 점점 지쳐가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싫어지잖아. 그렇다보면은 일을 하는게 더뎌지더라고. 그래서 대다수의 조직에서는 화를 내야지만 사람들이 좀 일하고 말고 하니까 분위기가 좋지가 않잖아. 특히나 물류센터 이런데는 다들 일용직이다보니까 관리자들이 채찍만 안들었지, 막 개같이 소리지르면서 하대하더라고. 화를 내야지만 말을 듣는게 한국사람이라서 ? 

 

아무튼 얼마나 일이라는게 짜증이나는지 몰라. 어떤 관리자들은, 사람이 일하는 것에 대해서 별로 존중을 안해. 일종의 기계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그러니까 막 여기저기 이사를 다니고 그래도 바로 적응할거라 생각하는거야. 환경이 바뀌는데 어떻게 바로 적응을 하고 일을 하겠어. 기계랑 주로 일하던 사람들은 사람하고 일하는게 뭔지 모르는 것 같아. 

 

너무 슬픈게 어떤 일이라는건 결국은 완성될 거잖아. 근데 그 일을 하는 사람도 그 일을 할만한 능력을 갖추지 않았고, 그래서인지 시간이 너무 촉박한거야. 제대로된 적임자를 찾는게 쉽지가 않은거야. 왜냐하면, 어찌되었든지 간에 경험이 있어야 적임자라는게 되는데, 그런 일을 할 기회가 별로 없다보니가 적임자가 없는거잖아? 그러면은 초심자가 하면은, 얼마나 그 일을 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어. 

 

나도 내가 욕실을 뜯어고치면서도 경험이 없다보니까 일이 빨리빨리 진행이 안되는거야. 할일은 많은데 아직도 욕실은 시멘트 바닥이 휑하게 드러나있는거야. 어떻게 할지도 제대로 결정이 안된 상태야. 그래도 전에 처음으로 욕조를 컷쏘기로 시원하게 자르고, 바닥에 덕지덕지 붙어있던 시멘트를 망치로 깨서 다 포대자루에 나눠 버리고 그런 작업을 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 대단한 것 같아. 어떻게 그렇게 하겠어. 아무리 그 다음날 어깨랑 허리가 아프다고 하더라도 말이야. 아무 경험도 없었는데 엄청 무식하게 유튜브에서 공부해서 한거야. 작년인가는 베란다에 있는 붙박이장을 혼자서 철거했어. 은근히 그 목재들이 천장까지 붙어있던 것들이라 너무 길고 무겁고 해서 옮기는데 엘레베이터에도 안들어가고 해서 놀랬지. 지금은 붙박이장이 없다보니 베란다가 넓어지고, 그 내부에는 더이상 곰팡이도 안쓸어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 그때 더운데 막 사다리타고 올라가서 천장에 페인트 칠하느라고 몸에 다 페인트 튀고 엄청 힘들었는데, 지금은 그 덕을 보고 있는거야. 

 

하여튼 앞으로는, 내가 공부하는것들을 조금만 열심히만 하면은 진짜 내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왜이리 피곤해서 공부할 마음이 없는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모르겠어. 그게 진짜 잘하는것도 아닌거야. 사람들은 계속 내 단점을 찾아내서 욕을하기 바쁘더라고. 그럴거면은 일을 열심히 하는거자체가 잘못된게 아닐까? 어차피 욕먹는건 똑같으니까. 그냥 어떤 공간에  있는데, 그 공간에 있는 사람들의 니즈를 잘 파악해서 그 니즈를 잘 충족해주는게 일을 잘하는거지, 내 방식대로 뭘 열심히 다 쏟아가면서 한다고 해서 인정받는건 아니더라고. 그리고 그 공간에 너무 불만이 많은 사람은 굳이 같이 어울릴 필요는 없더라고. 오히려 열심히 피해다녀야하는 존재인 것 같아. 불만이 많은 사람 말이야. 

 

어제는 술을 혼자 마시는데 급하게 마시다보니까 너무 속이 안좋고 갑자기 술에 취해서, 그래도 씻어야하고 설거지도 해야하는데, 씻는건 성공했는데, 설거지할 때 김치통을 닦을 때 너무 토할 것 같이 냄새가 지독하게 나서 도저히 설거지를 못하겠더라고. 설거지를 반만 하고 끝난거야. 아침에 일어나서 김치통을 마저 설거지를 하는데 너무 웃긴거야. 혼자서. 그렇게나 술을 급하게 마신것도 웃기고, 설거지를 할려고만 하면 속이 안좋아서 이 작은 김치통하나만 남겨놓은게 말이야. 

 

 

아무튼간에 나는 그냥 혼자 있는게 좋더라고. 어쩔 때는 너무 심심한데, 어쩔때는 혼자여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그래. 우거지 갈비탕 진짜 나는 깜짝 놀랐어. 어떻게 이렇게 잘 끓인건지. 전에는 이렇게 요리도구가 많지도 않고, 냉장고도 작아서 이런저런 식재료를 저장하기가 힘들었는데, 어느덧 하나를 끓이기 위해서 온갖 국물 재료도 있고 얼마나 좋은지 몰라. 참.. 나라는 사람이 이렇게 막 개발도 할 줄알고, 요리도 할 줄 알고 집안도 가꾸고 청소할 줄 알고, 아무튼 별의별걸 다 하는데 결혼도 안하고 이렇게 사는게 아깝기도 한거야. 근데 뭐 어떻겠어. 이 세상에 괜찮은 사람은 다 먼저 결혼해버렸고, 나머지 떨거지들은 능력도 없고, 집도 없고 차도 없고, 돈도 없고, 직업도 변변찮고, 성격도 쓰레기고 건강도 안좋고 하다보니까 혼자인거니까는. 나도 빚도 있고 하다보니 괜히 누굴 만나기가 쉽지가 않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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