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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집안 가꾸기에 몰두하다

by 복gili 2024.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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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집에만 오면 엄청 바빠. 조명도 새로 설치하고 가구도 옮기고 하느라 바쁜거야. 오늘은 조명을 하나 달았는데 너무 이쁜거야. 진작에 달걸. 평소에 형광등이라서 그냥 조명등만 켜고 형광등은 안켜고 살았거든. 근데 그 형광등을 철거하고, 예쁜 팬던트등을 달았어. 그게 다해서 오만 몇천원정도 든건데, 그렇게 오래 걸리지도 않고 십자드라이버로도 충분히 설치가 가능하더라고. 

 

난 요즘에 만나는 남자가 있었는데, 몇주째 연락을 서로 안하고 있거든. 나는 원래 안하고,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전화해서 만나곤 했는데, 이런식으로 만나는 것도 참 좋더라고. 예전에는 한 사람에게 너무 집중하고, 그 사람만 만나려고 하고 그랬는데 요즘에는 그게 잘못된 생각이란걸 깨닫고는 절대 안그러고 있지. 왜냐하면, 뭐든 완벽한 사람은 없고, 장단점이 있는데, 너무 그 사람만 바라보고 어울리려고 하면, 안맞는 점이 있을 때는 너무 괴로운거야. 그리고 또 못만나면, 너무 슬프고, 괴롭고 외롭고 그런 상태가 되는거야. 그래서 연애를 할 때는 시간과 공간의 텀을 두고 서로를 대해야지 안그러면 금방 질리고 실망하고 싸우게 되는 것 같아. 어떤 사람이든지 그렇게 되는 것 같아. 

근데 아무튼 안만나고 있다보니까, 연락도 없다보니까 조금 보고싶은 마음도 생기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고 하지만, 그걸 굳이 그 사람에게 내 마음을 알리고 싶지가 않은거야. 혹은 내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 연락하고 집착하고 싶지가 않은거야. 

 

그래서 이참에 집안을 좀더 예쁘게 꾸미기로 한거지. 엄청 바쁘고 힘들었는데 결과물이 너무 만족스럽고 좋더라고. 예전의 나를 만날 기회가 된다면, 나는 그 친구에게 집을 사주고 싶어. 자기 집도 없이 좁은 공간에서 열악하게 인생을 살다보니까, 마음둘 곳도 의지할 곳도 없다보니 괜한 사람한테 집착하고 애정결핍증 환자같이 굴었던거야. 예전의 내가 말이야. 근데 뭔가 환경이 풍족하고, 자기 공간도 있어서 꾸미고 청소하느라 시간을 보내게 된다면, 괜한 사람한테 집착할 시간도 정신적 여유도 없는거지. 어쩌면 나는 예전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 

그래서 아무튼, 

 

요즘에는 나는 어떤 사람이든지, 같이 있는 시간동안 즐겁고 행복하고, 신나게 얘기도 하고, 웃고 농담도 하고 아무 부담없이 뭔가 요구하는 마음도 바라는 마음도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하면 그걸로 만족하게 되었어. 그 시간동안의 즐거움을 추구할 뿐이지, 먼미래까지 관계를 계획하고 있어야할 필요는 없는거였는데 왜 어릴 때는 그렇게 조바심을 내고 그랬을까. 어차피 곧 안좋게 헤어질 사람들에게 왜 집착했던걸까?

 

보면은, 내가 그냥 몇번 잘해주고, 밥도 사주고 차도 사주고 얘기도 하고 그랬던 같은 여자인 동료가 있는데, 계속 대하다보니까 뭔가 불편하고 나랑 안맞는거야. 그래서 멀리하게되더라고. 근데 뭔가 걔는 나한테 미련이 있는지 자꾸 내 눈치를 보는거야. 그렇다고 해서 같이 대화를 해보면, 또 너무 불편해. 뭔가 뼈가 있어. 대화에 항상. 가시가 잔뜩 돋아난 사람 같은거야. 그게 결국에는, 예전의 나처럼 애정결핍인데다가 집착하고 그러니까 상대방이 어떻게 불편함을 느끼던지 말던지 자기 위주로 행동하면서 시간이 누적되면 그 관계가 깊어진다고 착각하는거잖아. 상대방이 좀 착해서 이것저것 잘 받아주고, 화나도 참고 그러면은 기고만장해져서 더 대들듯이, 더 하대하듯이 상대방을 깔아뭉개고, 상대방의 자존심을 짓밟고, 존중해주지도 않고 그런 상태인거야. 걔가. 근데 예전의 나도 그랬던 것 같아. 그 원인이 내가 보기에는 마냥 어려서 그렇다기보다는, 자기 무게 중심이 너무 없어서 그런 것 같아. 지금의 나는 좀 안정된 상태거든. 아무리 투자 실패를 했다고 해도 말이야. 

루틴도 풍성해지고, 하루하루 이렇게 알차게 보내는게 너무 신기해. 매일매일 할일이 있어서 시간쪼개서 그 미션을 다 수행하고 밤 12시쯤 되면은 잠이 잘 오더라고. 매일매일 나를 위해서, 내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면서 하는 온갖 노력들이 쌓이는게 느껴져. 도시락을 미리 싸놓고 아침에 가져가는 것도 그렇고, 아침에 핸드드립 커피를 만들어서 회사에서 마실 때도 너무 기분이 좋더라고. 빨래도 제때 하고, 설거지도 그날을 넘기지 않으려고 하고, 이불도 잘 개서, 잘 때 침대를 보면 얼마나 정리가 잘 되어있는지 몰라. 대충대충 살지를 않으니까 매사에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 

 

어떤 사람이든지 나하고 코드가 맞는 사람을 찾는게 참 중요한 것 같아. 그리고 그 동료처럼 상대방의 모든걸 다 꽤뚫으려고 하고,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면서까지 꼬치꼬치 질문을 하고, 함부로 상대방을 평가하고, 갑자기 화를 내고 그러는거는 진짜 아무도 안사귀려고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는 사람같아. 자기가 뭐든지 다 좋고, 높은 위치에 있다 생각하면서 행동하게 되면 결국에는 아무런 도움도 못받는거였어. 근데 어떤 여자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떻게 행동해야하고 어떻게 말하는게 매너인지를 못배우는 경우가 있잖아. 부모가 아무것도 못하게 수동적으로 키우고, 약간 여자들은 결혼이나 해서 남편의 지휘 통제아래 살아야하니까 대충 방치해서 키우는 경우가 많잖아. 그리 기대도 하지도 않고. 요즘은 다르겠지만, 예전에는 여자를 뭔가 하인처럼 만들려고 하는 그런게 있었어. 존재감을 너무 낮추려고 하는? 그런게 있었단 말이지. 요즘에도 보면은 내 주변에도 참.. 극단적이야. 어린애처럼 막무가내로 행동하거나, 아니면 존재감없이 수동적으로 굴어야하거나, 서포터처럼 일해야하거나 하는거야. 자기는 절대 중요한 일은 안맡는다는 식으로 구는 여자들이 많은 것 같아. 또는 중요한 위치에 있긴 하지만, 그 사회적 위치에서, 만약에 남자라면 좀더 많은 일을 벌이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주변 사람들을 엮어내고, 무게감있게 행동하고 말했을 것 같은데 여자라서 그런지 그 위치 자체가 되게 낮아지는거야. 암튼 그래보이더라고. 또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데, 그 위치에 있을 만큼의 실력은 없는거야. 왜냐하면 경험을 쌓아야지 실력이 생기는데 경험을 하게 기회가 별로 주어지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 피드백을 긴밀하게 주고받을 만한 선배도 별로 없고 말이야. 남자와 여자는 서로 선후배가 될 수는 있는데, 긴밀하게 서로 끌어주고 그런 수준으로 친해지면 결국에는 사귀어야지 되는거야. 남자들이나 여자들이나 친해지면 막 애인보다도 끈끈한 유대감이 생기잖아. 근데 이성이 서로 극단적으로 신뢰하고 유대감이 생기면 사귀는 수준인거지 뭐. 그러니까 참 기회가 없는 것 같아. 

 

요즘 내가 그냥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긴밀하게 지내는 이성인 동료가 생겨서 엄청 붙어다닌단 말이지. 근데 역시나 이성이니까 그 상대방의 매력 때문에 경계가 흐려지는 것 같아. 그러니까 내가 정신차리고 선을 그어야지 괜한 일 안생기지. 요즘에 내가 집이 멀어서 술을 안마시는게 참 다행인거야. 그냥 서로 동성인 동료처럼, 이성인 동료도 충분히 일적인 측면에서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 뭐, 집에서 혼자 상대방을 생각하면서 자위를 하던지 말던지 그건 개인의 자유고, 나는 모르니까. 아무튼 그렇게 생각해. 사내연애도 해보고 다 해봤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허무한 것 같아. 좀 참고 사는 것도 오히려 그게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더라고. 마음에 든다고 다 사귀어버리면은, 또 금방 질려서 헤어지고 그러잖아. 아니면 그냥, 마음에 드는 족족 다 병렬로 동시에 다 사귀어버려. 뭐 어때. 인생 한방인데. 그리고 그냥 나는 이 사람도 사귀고, 저사람도 사귀고 있다.. 그냥 다 서로 공개해버려. 어찌보면 편하게 쉽게 살면 쉬운게 세상인데, 갖출 것도 많고, 감출 것도 많고, 아닌척도 해야하고 참 힘들어. 하지만 그런건 있는 것 같아. 모두들 그냥 사람이고, 싫은건 싫고, 좋은건 좋고, 멋진건 멋진거고, 예쁜건 예쁜거다. 이것만 인정하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 같아. 대화든, 행동이든.. 그리고 재밌고 맘편한 대화상대가 생기면 그냥 그 사람하고 시간을 보내는게 참 좋은 것 같아. 근데 대화할 때 조금이라도 불편하고, 뭔가 답답하고 그러면은 사람은 고쳐쓰기가 힘드니까 피하는게 상책이야. 뭔가 불편하다는건, 내가 잘못되었거나 상대방이 잘못되었거나 둘중 하나잖아. 근데 왠지 잘못은 항상 교통사고처럼 둘다에게 잘못이 있는거야. 그러니까 내 잘못을 고치는게 더 빠른거고, 못고치겠으면 피하는게 상책이었던거야. 

아무튼, 집에서 집안일을 하다보면은 저녁시간이 너무 훌쩍가더라고. 그리고 조명을 단다던지 하는 새로운 시도들을 하려다보면은 사전에 공부도 좀 해놔야하고, 상품도 막 골라야하고 그렇다보니 시간가는 줄을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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