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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자리가 달라지니 신경쓰이는 것도 없네

by 복gili 2024.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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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을 옮기고 나서 좌석배치가 달라졌어. 그러니까 항상 옆에 있던 사람들이 죄다 다른데에 떨어져있는거야. 왠지 모르게 그런거 있잖아. 딱히 나한테 도움되는 사람도 아닌데, 그 사람이 나보다 어리기 때문에 내가 아무 사심없이 댓가없이 잘해줘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는거야. 처음에는 그러려니 하고 잘해줬는데 나중에는 부담이 되더라고. 근데 자리가 달라지고 나서 내 시야에서 벗어나니까 신경도 안쓰이고 너무 좋은거야. 역시 결국에는 안볼 사람인데 내돈과 내시간 써가면서 잘해줘봤자 아무 소용이 없는 사람도 있잖아. 굳이 뭐, 신경쓰지 말자 했지. 

 

그리고 내일은 원래 집에서 혼자 놀려고 했는데 같이 차마시고 담배피던 동료가 같이 만나서 밥먹자고 해서 만나려고 전화번호까지 교환을 해놓기는 했지만, 왠지 모르게 만나기가 싫은거야. 이게 참.. 안좋은 습관인데 말이야. 딱 거절을 했었어야했는데 그때는 그렇게까지 싫지는 않아서 그러겠다고 해놓고는 또 마음이 바뀌는거는 내가 나빠서겠지? 하지만 왠지 회사 동료를 개인적으로 만나서 뭘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 그렇게 서로 맞지도 않고 말이야. 이세상에 착한 사람은 없는거야. 그냥 거절을 못하는 사람이 있는것일 뿐이지. 다들 자기 안위가 가장 중요하고 아프면 싫고 편하면 좋고 그게 사람인거지 뭐. 

 

그런데 서로 주고 받는것도 없이 한사람이 일방적으로 희생해야하는 입장이라면, 그게 다 그 사람이 약자의 위치에 있기도 하고 외롭기도 해서 거절을 못하는 상황이라서 그런거면은 그 관계는 너무 억지인데다가 부정적인 결말을 맺기가 뻔하겠지. 

 

처음에는 같이 워낙 자주 다니고 하다보니까 따로 만날 수도 있겠구나 했지만, 또 이렇게 떨어져서 생각해보니까 마음이 바뀌는거야. 만날 이유가 뭐가 있나. 앞으로 다시 볼 일도 없을 것 같은데 왜 ? 나한테 뭐가 도움이 되나 그 사람은? 그런 생각이 드니까 못만날 것 같아. 

 

예전에는 모르겠어. 약간 세상이 몽환적이고 운명적이고 우연에 의해서 흘러가는게 많았거든. 워낙 투명하지가 않았으니까. 그런데 요즘은 투명하잖아. 그렇다보니까 궁금하지도 않고 설레지도 않고 해보고 싶지도 가보고싶지도 않은거야. 내가 해봐야할 경험은 이미 누군가가 웹에서 썰로 풀어놨잖아. 그러니까 하기가 싫은거야. 

 

사람도.. 이 사람을 알아서 내가 뭐해? 싶은거야. 이제는.. 궁금하지가 않아. 그냥 가만히 냅두고 싶어. 그리고 진짜로 말도 안걸고 가만히 냅두면, 먼저 나한테 다가와서는 자기가 잘 안되는것에 대해서 물어보는거 그게 다야. 나한테 뭐 도움을 준다거나 뭘해준다거나 차를 사준다거나 밥을 사준다거나 그런거 하나도 없고 그냥 담백하게 일적인 부분에 대한 용건이지. 그러니까 서로 가만히 냅두는게 오히려 좋은 것 같더라고. 잘해줄 필요도 없고, 못해줄 필요도 없고.. 궁금할 것도 뭣도 없는 이세상이야. 

 

그런거 있잖아. 내일 나보고 만나자는 사람은 왠지 나한테 이것저것 받고 싶은게 많은거야. 내가 요리를 한다고 몇번 얘기를 해줬는데, 자기한테도 해달라는 듯이 그러더라고. 그래서 나는 맛있지만, 다른 사람입맛에는 어쩔지 모르겠다면서 해줄 수 없다고 거절을 했지. 그랬더니, 자기는 맛없는 것도 잘 먹는다고 하는거야. 그래서 나는 난 맛없는건 싫다고 했지. 그 사람이 속마음을 어떻게 돌려서 얘기했든지 말든지 말이야. 남한테 요리를 해줘야할 정도면은 상대방이 나한테 얼마나 잘해줘야지 되는거야?? 요리를 해준다는건 정말 대단한 거지. 아무 댓가도 없이 아무 사심없이 아무것도 없이 남에게 요리를 해주는건 쉽지가 않더라고. 정성이 남다른데 말이야.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남이 나한테 요리해준다고 해도, 내가 뭘 줄 수 있는 형편이 아니면 절대 받지않으려고. 내가 요리를 해보니까 알 것 같아.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거래가 가장 기본값이잖아. 거래가 아닌 것 같은 행동은 왠지 불법인 것 같은거야. 

왠지 꽁으로 훔쳐가듯이, 강도질하듯이 빼앗기는 기분이 들면 기분이 너무 안좋더라고. 그리고 왠지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들하고 어울리고 싶지가 않아.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었는데, 연휴동안에.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내가 예전에 주말에 알바를 해보니까 느낀거지만, 알바라는 것은 정말 해서는 안될 것 같아. 누구든지 간에 말이야. 너무 괴로운 행위인 것 같아. 지금 생각해보면, 식당이든 어디든 가면 알바하는 사람들이 있잖아. 너무 긴 시간동안에 기계가 된채로 자기를 가둬둔채로 일을 하잖아. 얼마나 비인간적인 행위야. 자유를 빼앗기고 돈때문에 일을 해야한다니 너무 슬프고 잔인해. 그때 당시에는 당연히 그래야지, 돈받으려면 내가 무슨 짓이든지 해야하고, 자유를 반납해도 상관없어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 근데 지금은 너무 너무 슬픈거야. 몸도 마음도 다 지쳐버리고 털려버리듯이 일을 하는 거잖아. 엄청나게 단순한 행동들을 말이야. 아니명 엄청나게 드러운 걸 참으면서 버텨야하잖아. 그게 너무 잔인해보여. 부모가 가난한 젊은 사람들이나 아니면 제대로 된 댓가를 받지 못해서 번외로 일을 해야하는 사람들은 정말 여기가 지옥 그자체인거야. 왜 태어났을까. 가난한 주제에 말이야. 뭐하려고 태어난거야. 자유를 반납하고 노예같이 일하려고 태어난거야?

 

그게 그렇게 좋아? 어떤 사람들은 그게 좋다는거야. 그렇게 사는게 당연하다는거야. 나는 안당연한 것 같아.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야. 어떤 사람은 말이야. 매일매일 같은 식당에 가서 오육천원짜리 밥을 먹으면서 그게 저렴해서 좋다는거야. 나는 싫어. 사료 먹듯이 인생을 제한당하는 기분이 들어서 싫더라고. 가장 날이 좋은 시간대에 어디 밖에 놀러가지도 못하고, 왠갖 일에 치여서 살아야하다니 이게 뭔 짓거린지 모르겠어. 하기는 하는데, 책임감 있게 말이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왜 해야하고 왜 기분좋아해야하는지도 모르겠는거야. 

 

그리고 내가 돈을 많이 받는 것도 아니고, 역할도 한정되어있는데, 상위의 책임자가 없단 이유로 내가 착출되듯 가서 책임자처럼 얘기를 들어줘야하는 것도 이해가 안되더라고. 그래놓고서는 보상해주지도 않고, 고마워하지도 않고 그러니까 별로야. 보니까 똑똑하다는 사람들을 보면은, 자기 이익을 엄청 따지잖아. 그게 다인거야. 자기 이익에 반하는 행동은 죽어도 안하니까 똑똑한 사람들인거잖아. 반대로 멍청한 사람들은 자기 이익을 챙기질 않으니까 멍청한 사람이 되는거지. 

 

나란 사람도 그런 것 같아. 가난한 사람들 중에 못생기기까지 한 사람은, 누군가의 사랑을 받을 형편도 기회도 없잖아. 그러니까 자기가 가진 것도 남한테 줘가면서 외로움을 달래야하잖아. 그러면 그럴 수록 더 가난해지고 그러잖아. 

 

그러니까 왠만하면 빨리 죽어버리는게 가장 효율적인거야. 이 세상은 그렇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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