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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압력솥 흰쌀밥 짓기와 시금치나물

by 복gili 2024.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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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를 사놓고서는 주말에 나물을 못만들었어. 주말에 시험도 보고 빨래도 세번이나 나눠서 해야했고, 그러다가 일요일에는 하루종일 잠을 자게 되었지. 물론 일요일 오전부터 빵반죽을 해서 빵을 만들기는 했지. 아무튼 출퇴근을 하다가, 주말에 집에만 있게 되면은 아무리 집안일을 한다고 쳐도 잠을 중간중간 자기도 하고, 쇼파에 널부러져 있다보니까 머리도 아프고 그렇더라고. 빨리 좀 다른 활동을 찾아야할텐데 언제까지 이렇게 속이 안좋을때까지 널부러져 있을런지 모르겠다. 

 

아무튼 오늘은 집에 오자마자 압력솥에 흰쌀밥을 짓고, 시금치 나물도 만들었어. 

예전에는 잡곡밥을 주로 먹었는데, 맛이 없는거야. 김밥을 해먹어야하는데 잡곡밥은 좀 그렇잖아. 그래서 백미를 사서 압력솥에다가 10분 쎈불로 끓이고, 10분은 약불로 끓이고 나머지는 뜸을 들여서 완성하는 프로세스인데, 엄청 맛있는거야. 그냥 어디 식당가서 가마솥밥이라고 해야하나 윤기 쫘르르 흐르는 그 맛있는 밥이 나오더라고. 오늘은 시금치 나물도 같이 했는데, 이거는 중요한게 시금치를 잘 씻어야하고 세네등분으로 나눠 분리를 하면서 이물질이 있는지 없는지 체크를 해야돼. 그 다음에는 끓는 물에 데치는데 이게 너무 오래 데치면 죽이 되니까, 적당히 데쳐야하더라고. 그럴려면은 어디 가지 말고, 불앞에서 계속 저어가면서 곤죽이 되기 전까지 끓여야되더라구. 하여튼 소금이랑 다진 마늘이랑 깨소금, 참기름을 붓고 손으로 흔들면서 섞어주면 너무 맛있는 나물이 완성되더라고. 전에는 전화가 와서 잠깐 한눈판 사이에 너무 익혀서 별로 맛이 없었거든. 식감이 별로였어. 근데 이번에는 적당하게 잘 익은 것 같아. 불앞에서는 역시 한눈을 팔면 안되는거야. 

 

이렇게 그냥 밥하고, 나물하고 먹으면 너무 맛있는데 전에는 맨날 편의점에서 도시락이랑 맥주 사먹고 그랬지. 너무 안타까워. 그때 고시원에서 살 때라서 주방이 그렇게 좋지가 않았어. 지금은 절대 밖에서 사먹지 말자는 주의여서 최대한 아무리 맛이 없더라도 요리를 직접해서 먹는 편이야. 밥도 이렇게 맛있는 밥해서 먹으려면은 한정식집에 가서 먹어야하잖아? 

 

요즘에 이렇게 기본적인 반찬이랑 해서 소박하게 먹는게 좋은 것 같아. 빵도 그렇고. 이제는 우유식빵이 아니라 버터랑 우유랑 계란 안넣고 담백한 빵을 만들어 먹으려고 하거든? 이번에 사놓은 맷돌 밀가루가 우유식빵을 해서 먹었더니 그렇게 맛이 없는거야. 그냥 강력분 밀가루 일반거는 엄청 부드럽고 하얗고 그런데, 이 밀가루는 약간 투박하고 거칠고 아이보리 색이 있어서 이 밀가루의 용도는 하드한 빵인 것 같더라고. 그거는 발효를 저온에서 이틀을 해서 이스트가 충분히 증식해가지고 가스 구멍이 큼직큼직하게 난 상태로 구워져야지 맛있는 것 같더라고.  

오늘도  일반 강력분으로 만든 우유식빵을 전자렌지에 데펴서 먹었는데 4일이 지났는데도 어찌나 부드럽고 맛있는지 몰라. 하지만 계란-우유-버터까지 추가한 빵보다는 물-소금-설탕으로만 섞어서 오래 발효시켜서 만든 빵에다가 차라리 버터 바르고, 치즈랑 잼을 섞어서 먹던가 아니면 꿀을 찍어서 먹으면 좋은 것 같아. 

 

 화장실 공사가 끝나고 나서 설치한 반신욕조가 너무 편해. 왜냐하면, 물도 절반만 쓰고, 샤워공간도 생겨서 욕조 안에서 샤워할 필요가 없으니 욕조도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되었지. 샤워공간에서는 목욕의자도 놓을 수가 있어서 앉아서 샤워를 할 수 있어. 몸을 씻는거는 스트레스도 풀리고 좋더라고. 그리고 화장품이나 바디크림의 향기가 참 중요한 것 같아. 

 

일요일에 그리고 널부러져서 본 유튜브영상 중에는 다큐를 봤는데, 미국의 홈리스들에 대한 얘기였어. 근데 그 홈리스들이 한국인인거야. 미국에 가서 정착해서 살다가 마약이나 술 때문에 정상적인 가정이 파탄나서 홈리스가 된 사람들이 어떤 목사가 만든 쉼터에서 같이 모여서 사는 모습을 보여주더라고. 그러면서 그 사람들의 인생이야기도 한명한명 다 보여주고 그랬는데, 그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분은 어떤 할머니였거든? 그 할머니는 미국에 아들하고 같이 들어와서 자신은 일하고 아들은 공부시키고 그런건데, 한 60대 초반인데 치매가 발병해서 버림을 받은거야.. 근데 그분하고 그 홈리스중 한분하고 결혼을 한거야. 치매인 상태에서. 그 홈리스 할아버지랑 같이 작은 아파트에서 살면서 쉼터에 매일매일 와서 성경공부도 하고 그러는데, 그 할아버지가 성경책을 읽을 수는 있는데, 따라서 쓸 수는 없는 할머니를 보면서 꼴값떤다고 막 화를 내는거야. 그 상황을 왜 공영방송의 다큐에서 찍어서 꽤 긴시간을 보여주는지 나는 이해가 안되더라고. 속으로는 너무 슬프기도 하고, 처량하기도 하고,  근데 갑자기 오늘 퇴근하다가 이런 생각이 드는거야. 아... 일부러 그런거 아닐까? 이 장면을 보고 설마 가족이라면은, 그 아들은 특히 그 장면 보고 가슴이 찢어지지 않을까? 하고 그 방송국에서 그렇게 편집해서 내보낸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잘했다 싶었어. 할머니는 마약을 한 것도 아니고, 술을 마신 것도 아니고 그냥 아들 키우느라고 타지에서 고생하면서 살다가 갑자기 이른 나이에 치매 걸려서 그렇게 된거라니.. 너무 많은 생각이 교차하더라고. 내가 자주 보는 유튜브 영상 중에 거기서는 치매 안걸리려면은 채식보다는 육식을 해야한다고 하더라고. 물론 비만이 될정도가 아니라 적당한 선에서 건강한 육식을 하라는거지. 식용유도 식물성 말고 동물성으로 먹고 말이야. 우리가 좋다고 먹는 것 중에 안좋은게 많더라고. 하여튼, 그 할머니가 너무 안되어보였어. 왜 그렇게 된건지 모르겠는거야. 근데 눈썹이 너무 깔끔하게 그려져 있어서 말이야. 치매에 걸리셨다고는 볼 수 없을 만큼 겉모습은 그냥 어디 서초동 카페에서 브런치 드시는 할머니 같은 스타일이셨어. 

 

나는 참, 이렇게 소박하게 요리하면서 일하면서 살기는 하지만, 그 할머니같이 갑자기 치매라도 걸리면은 완전 올 스탑이지. 인생이. 너무 무서운거야. 그런 상태에서 이상한 사람한테 걸려가지고 결혼해가지고 성경책 필사하면서 살아야한다 생각하니 빨리 제정신이 있을 때 죽어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더더욱 괜한 사람하고 친해지지 말자 싶기도 하고 말이야. 그냥 나한테 전화하는 사람들이 있거든? 근데 점점 손절하고 있어. 왜냐하면,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데 내가 일일이 지적을 안하고 있었거든. 왠지 그런 사람들은 그냥 안만나는게 맞지, 고쳐서 쓰고 싶단 생각은 안들어서 말이야. 하나하나 지적하면서 그래봤자 그 순간에만 고치지, 내가 약해지면 파고들거 아니야? 그런 사람은 너무 싫더라고. 사람을 사귀는데 있어서, 상대방에게 뭔가 뜯어낼 생각으로, 또는 상대방을 옭죄면서, 또는 상대방을 자기 발밑에 개처럼 두면서 우월감을 느끼려고 하는 사람은 그냥 완전 끊어내야지 되더라고. 그런 사람이 갑자기 착해지지는 않더라구. 계속적으로 말이야. 잠깐은 착해지겠지만,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니까. 

회사에서도 왠지 그런 동료가 있는거야. 기본적인 감정이 자기가 그 일을 하게 된게 짜증이 난 상태니까 주변 사람한테 계속 하소연하고 싶은거야. 몇번 들어주니까 너무 힘든거야 나도. 그래서 점점 멀리하게 되었지. 그런 사람들은 자기한테 먼저 다가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던데, 안다가가면 되는거야. 

 

그냥 담백한 흰쌀밥이랑 고소한 시금치 나물같은 존재가 좋은 것 같아. 겉모습도 중요하지만 속마음도 좀 깔끔하고 담백한 사람들이 좋은 것 같아. 사실 그렇게 되기가 쉽지가 않잖아. 스트레스를 외부에서 계속 받고, 환경에도 적응해야하니까 매순간 갈등이 생기기 때문에 속마음이 정돈되어있기란 참 힘들지. 

 

하여튼, 그 할머니 진짜 너무 마음이 아리도록 안쓰럽고 너무 슬퍼. 어떻게 해야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걸까. 무조건적인 희생은, 그냥.. 새드엔딩인건가? 죽어라 일해서 자식농사지었는데, 치매걸렸다고 타지에서 버림받는게 말이 되는거야? 퇴근길에 운전하다가 어떤 노래를 듣는데 할머니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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