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면접을 봤거든? 왠지 궁금한 소상공인 업체가 있어서 말이야. 왠지 스타트업이란 단어보다는 소상공인이 더 우리나라 정서상 잘 맞는 것 같아. 스타트업은 약간 미국 실리콘 밸리 느낌이잖아. 근데 소상공인은 그냥 말그대로 소상공인.. 나는 정부 지원금 타면서 소상공인스럽게만 일하겠다 그런 뉘앙스라서 너무 괜찮고 적합한 단어같아.
우리동네에 4년 후면은 일반산업단지가 생길건데 왠지 그것과도 연관지어서 생각해볼 수 있는 내 진로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한 여정을 한발자국 옮기기 시작한거지.
근데 너무 피곤했어. 면접도 한시간이나 보고, 그 사장은 그냥 말을 어렵게 하고, 결국 요약해서 결론을 내리면은 자기가 딱히 잘하는 건 없는데, 똑똑한 사람들을 싼가격에 데려와서 대기업 노비로 잘 써먹겠다 그런 거야. 결국에는.
말을 되게 이상하게 하는거야. 예를 들면은, 면접 시간 잡을 때도 내가 언제 해야할지 정해서 몇시까지 알려주겠다고 했더니 대답이 이해했다고 하는거야. 뭘 이해했다는거지? 영어를 한글로 표현한건가? i See. 이거를 나는 이해했다라고 번역해서 나한테 써준건가? 모르겠는거야. 거기서부터 조금 이상했어. 그리고 내가 여자인게 마음에 안들었는지, 여자들은 대부분 퍼블이나 디자인같은거 하는데 진짜로 백엔드를 해본거냐고 하는거야. 그런 일은 엄청 하드해서 여자들이 잘 안하지 않냐고 하는거야. 무슨 할아버지가 보톡스시술 많이 해가지고 좀 젊어보이는건가? 싶더라고.
그리고 회의실이 코딱지 만한데, 목소리가 너무 큰거야. 요즘에 피에조 부저로 이것저것 소리내는거 테스트해보다가 머리가 아프더라고. 너무 소리가 거슬려서. 그런 괜히 큰 목소리로 별거 아닌 얘기나 하고 있고, 그게 마음에 안들었어. 자기랑 일할 사람인데, 그런 얘기밖에는 할게 없나? 아무래도 나를 뽑을 생각이 없다보니까 자기 하고 싶은 얘기 아무거나 하다가 보낼 요량으로 그랬던 것 같아. 그리고 뭐, 엄청 사람 가려서 뽑을 것처럼 그러면서도 자기가 뽑은 직원이 파견나간 얘기를 하는데 내가 봤을 때는 너무 미련해보이는거야, 그 직원이. 그런데 그런 사람을 뽑았다는거는, 나한테도 그렇게 미련하게 행동하기를 바라는거 아니야? 뭔가 말도 그냥 자기가 쎄보일려고만 하는 말이지 그다지 따르고 싶다 그런 리더쉽이나, 배울 점이라던가 하는게 없어보였어. AI를 한다는 사람들이 진짜로 AI를 하는건지도 잘 모르겠어, 사실. 그냥 또 외국의 칩을 사가지고 그냥 그거 잘 다루기 그런거 잖아? 설명도 어렵게 하는 걸 보면은, 자기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설명하는 것 같아서 별로더라고. 진짜 천재들은 그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일이나 공부하는 것들이 쉽잖아. 타인한테도 엄청 쉽게 설명을 하고, 그게 일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거든. 근데 아닌 것 같더라고. 예전에 내가 일했던 중소기업의 사장님도 연구원출신인데, 뭐 말은 꼰대같이 해도 자세히 들어보면은 일이 일이 아닌 것처럼 하는거야. 그때 내가 20대 중반인가 했는데, 그때당시의 내가 얼마나 똑똑했는지 몰라. 생각해보면은, 그랬어. 그냥 스펀지처럼 흡수하듯이 일을 했었으니까. 그런 나라는 인간을 잘 다루고, 일도 잘시키고, 스스로도 막 혼자서 사장실 책상에서 맨날 회로 이것저것 설계하고 있고 엄청 신나게 일하셨거든. 근데 나이들어서 일하면서, 내가 그런 사장님같은 분들을 별로 못본거야. 다들 너무 힘들게 일을 하더라고. 그 사장님은 딱히 나한테 기대치도 없었고, 그냥 백화점에서 알바하던 애인데 뽑아가지고 하나씩 하나씩 일을 잘 알려주더라고. 나중에는 부품 업체도 내가 막 다니고 있고 말이야. 그때 내가 어떻게 그렇게 일을 했는지 모르겠는거야. 너무 신기해. 하여튼, 뭐 인연이 아닐 것 같은 사람은 그렇게 처음부터 맞지가 않는거지. 그리고 또 생각해보면은 진짜로 일하면서 만나는 여자들이 나를 너무 신기하게 보는거야. 어떻게 개발자를 할 수 있냐는거야. 그래서 더더욱 같이 어울리기가 싫더라고. 나는 그냥 모든 사람한테 맞추는게 좋은게 아닌 것 같아.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으려면 빨리 죽는게 맞는거지. 누군가는 내 존재를 인정하지도 않을거니까. 그렇게 모든 사람들 중에 나에 대해 가장 최소평가를 하는 사람에게 휘둘려서 내 인생을 결정하게 되면은, 마치 "개발자는 여자가 하는 게 아니다" 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있잖아. 그 사람들하고는 그냥 안어울리면 그만이지, 그 사람들하고 어울려서 내가 무슨 영광을 누려. 오히려 더 힘들게 살거잖아. 예전에 어떤 개발자하고 대화를 하게 되었는데, 그 앱이 다양한 업계 사람하고 대화할 수 있는 유료 앱이었거든. 근데 내가 여자 개발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는데, 그 사람이 남자였거든? 엄청 아무렇지도 않게, 자기가 친한 동료가 여자 개발자고 개발도 잘한다고 하더라고. 그냥 그 대답이 너무 좋았던 것 같아. 그렇게도 말할 수 있구나, 근데 그렇게 바로 대답해주는 사람도 있고, 저 소상공인 대표처럼 여자가 어떻게 이렇게 하드한 일을 하지? 하고 할아버지가 보톡스 시술을 많이 맞았나? 싶은 그런 꼰대도 있는거지. 생각해보면은, 남자들만 있는 프로젝트에 나혼자 여자인 경우도 종종 있었거든. 근데 내가 막 여성스러운 사람이 아니었던 것 같아. 그냥 기계같이 밤늦게 일하는게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 중에 하나였어. 내가 그때는 대화하는 것에 대해서 그렇게 거부감이 없었거든.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지 간에 나는 순수한 마음으로 잘 대해주고 친절하게 대해줬거든. 지금 생각하면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였지만, 그때는 그랬어. 그러니까는 그렇게 남자들만 있는데도 적응을 빨리하는데다가 일도 빨리 배우고, 혼이 나더라도 우직하게 꿋꿋이 더 잘할려고 노력하고 그러니까는 그때 일했던 고객사에서 원하는 인재상으로 일해줬던 것 같아. 지금 생각해보면 그랬어.
그렇지만 겉모습을 보면은, 그냥 한없이 만만하고 나약해보이지. 내가. 또 한편으로는 오늘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하게 되었는데 말이야. 지하철에 앉아서 가는데, 내가 앉은데랑 맞은편 의자는 거의다 젊은 여자들이 앉아있는거야. 신기하게도. 내 옆에는 나처럼 긴코트를 입고 있는 여자가 앉아있어서 드레스코드까지 맞았다고. 그리고 양쪽에서 거울보면서 화장하고 난리도 아니었어. 그 모습들이나 표정들을 보고 있자니, 아, 저 사람들을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으로서 인정할 수 있을까? 비지니스 하는 사람으로 말이야. 믿음이 가는 사람으로 보이나? 그건 아니어보이더라고. 내가 봐도 같은 여자들을 보면은 믿음직하고 뭘 맡기고 싶다 그런 사람이 사실 별로 없어보여. 유튜브에서 보면은, 아나운서이신 분이 시사 경제 관련해서 인터뷰도 하고 그러거든? 옷이 엄청 세련됐고, 머리스타일도 단정하고, 화장도 기본적으로 했고 목소리도 차분하고 약간 저음톤으로 말하더라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분이 사실은 개발자다 그러면은 진짜 ??? 그런 생각이 드는거야.
그만큼 이게 너무나 그 확고한 이미지가 있더라고. 내가 지금 어떤 회의실에서 일을 하는데 거기 모인 사람들이 처음에는 사실은 약간 만만해보였어. 나처럼 키가 작고 사투리도 쓰고, 정겨워서 좀 만만해보였거든. 근데 그 다음에 온 분들은 아, 이분들은 경력도 있어보이고 일도 잘할 것 같아. 그런 생각이 드는 이미지인거야. 근데 막상 얘기하는거 들어보면은, 쩔쩔매고 있는 것 같더라고. 그래도 그 이미지라는게 먹고 들어가는게 있으니까 내가 만만하게 안본거잖아. 아마, 그 소상공인 대표도 그 두사람을 보면은, 아 내가 개발자 이번에 뽑을 수 있겠구나 하고 화색이 돌거야. 찐 개발자 상이야.
아무튼 그랬어.
오늘은 열번째로 식빵을 굽게 되었는데, 아마도 새벽에서야 구울 수 있을 것 같아. 지금 1차 발효중이거든. 2차발효는 한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또 식빵 굽는 시간도 30분정도 걸리고, 식히는 시간도 한시간이 걸리잖아.
이번 반죽의 특별한 점은, 이틀을 묵힌 반죽을 섞어 사용했다는 점과 맷돌로 갈은 밀가루를 사용했다는거야. 약간 색깔부터가 아이보리색인거야. 흰색이 아니야. 반죽을 하고 있다보면은, 엄청 질어서 손에 다 묻고, 도마위에서도 질어가지고 한덩어리로 뭉쳐지지가 않거든. 그때가 제일 짜증이 나는 순간이야. 근데 계속 치대다보면은 탄력이 생겨서 점점 모양이 잡혀가는게 신기해.
뭐 그렇기도 하고.. 보면은, 어떻게든 사람은 먹고 사는 것 같아. 나라는 사람은 특히나. 진짜 남들 고등학생때부터 그렇게 열심히 학원다니고 스펙쌓고 그럴 때 나는 하나도 안했는데, 아니 사실은 그냥 내가 좋아서 스스로 공부는 했지만 그게 치열하게 경쟁하려고 한게 아니었거든. 사회생활하면서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치이면서 항상 바보같은 입장이 되고 그랬지만 또 한편으로는 나란 사람에 대해서 평가가 너무 극단적이었던 것 같아. 너무 잘한다는 사람과, 너무 못한다는 사람. 이런 극단적인 평가 사이에서 내가 어떻게 했겠어. 그냥 그러려니 하고 한쪽 귀로 흘리고 그랬지 뭐. 뭔 소린지 모르겠네 그러면서.. 왜냐하면은 너무 극단적인 평가잖아. 누군 너무 잘한다고 하고 누군 너무 못한다고 하면은, 둘다 이상한거 아니야? 목욕탕도 아니고 온탕냉탕 다니면서 나를 단련시키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하여튼 그랬다니까. 그렇다보니까 내가 이렇게 실낱같은 이 목숨을 지금까지 이어온건지도 몰라.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아와서 말이야. 일 말고도 엄청 신경쓸게 많잖아. 이것저것 수많은 것들을 경험하면서 살아온 것 같아. 나랑 동갑인 사람하고도 얘기를 해보면은, 약간 애기같기도 한거야. 속도 뻔히 보이기도 하고 그래. 내가 얼마나 많은 일을 겪었는지가 실감이 되더라고. 별의별 사람을 다 겪다보니까 사람보는 눈이 조금 트인 것 같기도 하더라고. 그만큼 예민해진 것 같기도 하고. 철저히 혼자가 되더라도 그런가보다 하고 혼자서도 잘놀잖아. 또는 나 막 완전 혼자서 아무것도 못하고 독수공방할 것 같아도 남자 만날거 만나고 할거 다하고 살고 있거든. 이것도 너무 신기해. 어떻게든 재료는 공수해오는게 신기하단 말이야. 본론이 가장 중요한거지 어디서든지. 껍질보단 알맹이가 중요한거고 말이야.
또 사회생활이라는게, 내 주변의 모든 인간과 다 친하게 지내고 쩔쩔매야 될 필요는 없더라고. 그냥 진짜 짤리지 않을 정도로만 소통하면 되는거야. 더 잘해줄 필요도 없고 피같은 내월급의 일부로 뭘 사줄 필요도 없더라고. 그래봤자 고마워하는 것도 아니니까. 나는 요즘에 누가 나한테 커피 사주면은 진짜 너무 대단해보이는거야. 너무 대단한 사람을 만난 것 같아서 말이야. 엄청 이기적으로 쪼잔한 사람도 있는데 저 사람은 대인배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나한테 뭘 사준 사람한테는 최선을 다하는 것 같아. 그만큼 내가 요즘 돈이 없다보니까 베푸는 사람이 정말 위대해보이더라고.
어제부터는 내가 신용카드 한도도 줄여놨거든. 그리고 내가 내는 비용중에 자동차 리스비가 있는데, 이 리스비를 월 삼만원이나 절약할 수 있는 신용카드가 있더라고. 몰랐어. 그래서 부랴부랴 신청했지. 기존에 쓰던 카드보다도 더 혜택이 좋은거야. 내가 타는 차가 그리 비싼차가 아니라서 엄청 부담이 되는건 아니지만, 삼만원을 아낀다는게 대단한거잖아. 그냥 더 아낄 수 없을까? 하고 고민하기 시작하니까 이것저것 보이는게 생기더라고. 또 내가 통신사 멤버쉽 포인트도 하나도 안쓰고 있어서 이게 다 남은 상태로 없어지게 생긴거야. 그래서 또 오늘 생일쿠폰 중에 도너츠랑 커피 세트를 공짜로 받는게 있는데 굳이 거기까지 찾아가가지고 퇴근길에 사서 먹었잖아. 평소에는 까맣게 잊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그런거지. 메가커피도 한달에 한번씩 공짜로 마실 수 있는데도 내가 하나도 안챙겼어. 편의점도 할인되는데도 편의점 꽤 많이 갔는데도 하나도 안썼지. 그리고 주변 동료들한테는, 무한으로 그냥 칭찬해주고, 공감해주기 이런거는 내가 서비스로 다 제공가능하거든. 근데 그전에는 차로 데려다줘, 커피사줘, 밥사줘 엄청 퍼줬단 말이야. 왠지 그런데에 돈을 쓸데 없이 쓴 것 같은거야. 그래서 안하기로 한거지. 그냥 냅두기로 했어. 과자를 샀어도 소분해서 며칠동안 나눠서 먹어야지 그런 생각이야 요즘에는. 하도 다 나눠주고 그랬는데 그게 다 허무한 친절이었던거야. 괜한 친절? 쓸데없는거였지. 절대 하지 말아야지. 술도 사줬는데도 뒤통수를 치고 연락도 안하고 그러는데 뭐. 잘해줘도 소용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 그래서 안해주는거지. 겉으로만 친절하게 대응만 잘 해주고, 나혼자서 일방적으로 말안하고 그러면은 차라리 그게 나은 것 같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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