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피아노를 학원에서 배우게 되었다. 혼자 독학으로 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왠지 늘지도 않을 뿐더러, 연습도 띄엄띄엄 안하니까 일년째 실력이 안느는거야. 그래서 학원을 다니게 되었지. 확실히 학원비는 비싸지만, 대신에 예전처럼 공연도 안보러다니고, 금요일에 어디 술안마시고 학원가서 피아노치고 그러니까 또 외식도 안하고 말이야. 치킨도 족발도 어디 고기 구워먹으러 가지도 않고 그러니까는 그냥 학원가서 연습하는게 내 일상의 전부인 것처럼 그렇게 만들어버렸다.
또 집에도 전자피아노가 있으니까 헤드폰켜고 하는거지.
전에는 앱으로 공부를 하다보니까 종이로 된 악보를 읽는게 너무 불편하고, 누군가 리드하는게 아니라 내가 종이 악보를 읽어서 바로 쳐야하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학원에서 공부를 해서 그런지 점점 부담이 사라지게 되었다.
피아노를 칠 때, 음악을 배우는 것 뿐만아니라 어떤 정신도 배우게 되는거야.
사람들하고 말할 때, 내 얘기만 하는게 아니라 잘 들으려고 노력하는 정신이랄까. 그걸 배우고 있다.
또는 사람들하고 얘기할 때 그 사람과 할 수 있는 선에서의 대화를 하려고 노력하는 정신. 화음이 그런거잖아. 불협화음말고 좋은 화음이 있잖아.
아무튼 내가 하는 일은 항상 프로젝트성이라서 바쁘고 긴장된 상황도 많고, 스트레스도 서로 많이 주는 편인데도 학원을 다니는게 부담스럽긴 하지만 왠지 나를 안정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서 좋아.
스트레스가 막 쌓여있어도 피아노를 치면 그 음과 선율들이 나를 치료해주는 기분이 든다.
또 선생님한테 배우는데, 배우려고 하는 그 마음도 참 중요한 것 같아. 나보다 먼저 알고 있는 사람에게 제대로 배우려고 노력하는 마음 그것도 참 중요하다. 그 사람이 나보다 어리든지 말든지 말이다.
또 이런 것도 있어. 어떤 상황이 막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데, 그 상황이 항상 그 상태로 정지하거나 인생이 끝난게 아니라는 것도 배우고 있지. 계속 새로운 음을 치게 되니까 흐름이 변하는거야.
엉망이어도, 계속 치다보면 안정된 상황이 오는 것 같더라고.
오늘은 쉬면서 본 영화가 포드와 페라리란 영화하고 하비라는 영화였다.
둘다 자동차에 관련된 영화였는데 너무 재밌게 봤지. 나도 요즘에 운전을 하니까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아무리 경주용은 아니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페라리라는 브랜드는 참 멋진 것 같다.
이 차를 몰고 다니는건, 그럴려면 일단 집에 주차장이 실내여야하고, 다른 사람들이 내차에 접근못할 수 있게 단독 주차장이어야지 가능한 것 같다. 너무 비싸기 때문이지. 그리고 이 차를 주차하는 다른 장소들도 좋은 실내 주차장이어야지 되는거지. 이상한 사람들이 막 구경하고, 이것저것 발라놓고 가고, 막 질투하면서 가고 그런 수난을 나 없을 때 겪으면 얼마나 슬프고 짜증나겠어. 지금 내 상태에서는 이 차가 있어도, 이 차한테 너무 미안한 상황인거야. 관리를 제대로 못해주니까 말이지. 하비라는 영화를 보면은, 여자 주인공이 폭스바겐 비틀 차를 너무 무시하니까 나중에 다른 카레이서한테 혹해가지고 이 차가 죽음의 레이스라고 해야하나 폐기 레이스? 이런걸 하게 되는거야. 막 차 일부러 망가뜨리려고 하는 경주인거야. 콜로세움 같은데서 말이야. 근데 주인한테 버림받아서 자기도 살기 싫어가지고 여기저기 치여서 죽어가는데 주인공이 다시 와서 갑자기 기분좋아져서 다시 경주에 참여해서 승리하고 다른 노란색 뉴비틀 여자친구도 생긴다 그런 내용이었는데 이렇게 차가 감정이 있다면, 자기 혼자 버려놓고 주차되어있는 상황인데 사람들이 와서 괴롭히면 얼마나 슬프겠어. 주변에 주차된 차들이 다 쓰레기같이 세차도 안되어있고 지저분하고 그러면은 얼마나 짜증이 나겠어.
그러니까 페라리를 몰고다닐려면, 페라리를 모실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한거야.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본 다큐가 페라리 기업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일단 그런 명품을 만들어내다보니까, 협력업체들도 같이 멋있어지는 효과가 있었던거지. 그 사장님인지 누군지 모르겠지만, 협력업체를 선정하고, 그 사람들한테 부품을 납품받잖아. 근데 기술력도 같이 높아지게 어떻게 가르치든지 뭘하든지 해서 다같이 멋있게 만든거지. 그게 중요한 것 같아보였다. 되게 인상적이었다. 내가 예전에 일한 회사가 스타트업이었는데, 그 사장님이 어떤 규모가 큰 회사에서 일하던 연구원이었고, 나와서 회사를 차린거지. 그래서 공장이지만, 공장같지 않은 자유로운 분위기였어. 근데 내가 막 이것저것 다 맡아서 하는 사원이 되어서 고객사에도 가고 그러면, 나를 엄청 무시하는거야. 그 고객사에서 말이야. 내가 일단 여자인데 그런 제조업계에서 일하니까는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그때의 나는 너무 추례하고 못생기고, 영업사원같은 마인드가 없었던 것 같다. 자기 관리를 하나도 안했던 것 같아. 근데도 월 이백받는 나란 사원한테 너무 많은 일을 시켰던 것 같아. PCB 제조 업체도 가서 처리 현황도 듣게 하고, 자재관리도 시키고, AS 관리도 시키고, 구매도 시키고 말이야. 그걸 왜 시킨다고 다 꾸역꾸역하면서 살았지? 나 너무 바보같았다.
근데 그런 나를 좀 옷도 사입으라고 돈도 주고 꾸미게끔 하고 그랬어야지, 암튼 내가 페라리 협력업체 다녔으면 나도 멋있어졌을거 아니야. 근데 그런게 아니니까는 포드같이 그러니까는 난 안멋있어진거야.
또 얼마전엔 이런 일이 있었다. 수다떨러 어떤 직원한테 가서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그 직원이 옆에 직원한테 질문을 하는데 왠지 과한 질문인것 같은거야. 내 수준에서는 말이야. 괜한 질문을 하는 것 같은 느낌어었다. 그게 만약에 어떤 남자 상사가 있는데 나한테 주말에 남자친구 만나러 가나요? 그렇게 질문을 하면은 그 남자상사하고 얼마나 친해져야지 그게 가능한 질문인걸까 싶은거야. 그렇게 친하지 않은데 그런 질문을 할 수 있을까 싶은거지. 어찌보면 별거 아닌 그냥 일상대화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그런 질문은 먼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가족끼리 어디 놀러갔어요? 하고 안부차 묻는 정도는 했지만, 여자친구랑 어디 갔다왔어요? 하고 물어본다거나 하여튼 그런 쪼금의 뭐라도 사생활 캐기 같다 싶은거는 안했던 것 같다.
포드와 페라리에서는, 포드 임원들이 캔 마일스를 보고 촌스러운 시골 사람같다면서 포드 대표 드라이버로 나가기를 반대하거든. 언론에서 무슨 말을 떠들지 모른다면서 말이야. 그러니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비지니스가 뭔지 모르는 사람을 모델로 쓰고 싶지 않다는거야. 자기관리도 안하고, 옷도 그냥 추레하게, 딱 노동자로 일하게 편한 옷입고 말이야. 그런 사람은 아무리 일을 잘해도 그 사람이 유명해지게끔이나 아니면 어떤 기업의 대표로 내세우기 싫다는 거야.
뭔가 미묘한 차이가 사람을 메인으로 내세우고 싶게 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하는게 있는거였다.
우리 엄마도 우리 엄마가 결혼한 새아버지는 나한테 불만이 있는게, 왜 자기를 인정해주지 않냐는 거거든. 되게 기분이 나쁘다는거지. 근데 나도 기분나쁜게, 엄마랑 결혼을 했으면, 편하게 해줘야될거 아니야. 근데 무슨 컨테이너같은데서 살게 하면서 힘든 농장일을 도맡아서 하게 하는 그 자체가 너무 짜증이 난거지.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주제에 무슨 인정을 받으려고 한건지 모르겠는거야. 우리 엄마가 왜 거기서 농장일을 하는지 모르겠는거야. 외삼촌도 자기 작은 업체도 운영하는 사람인데, 돈이 없는 사람도 아닌데 우리 엄마를 그런 사람하고 같이 살게 하는게 이해가 안되는거야. 자기 누나를 그렇게 살게 둔다는게 말이 되는건가? 그렇게 허접하게 인생을 꾸리는 사람한테,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노예처럼 부려먹는 사람을 어떻게 멋있다고 인정을 해주겠어.
내가 예전에 다닌 프로젝트에서 거기도 어떤 박사님이 IT스타트업을 차린거야. 그 사람은 박사야. 막 되게 막 멋있어. 근데 나머지 직원은 다 찌끄레기같이 하고 다니는거야. 그래서 내가 그중에 한 여직원한테 밥도 막 사주고 잘해주면서 말이야. 비싼 파스타도 막 사주면서 분위기 잡고 말이야. 걔한테 내가 그랬지. 만약에 내가 사장이면은, 혼자서 그렇게 멋있는거 유지하는게 아니라 자기 직원들도 다 멋있게 만들어서 영업을 시킬 것 같다고 말이야. 골프도 배우게 하고, 옷도 예쁘게 입게 하고 그러면서 좀 뭔가 확장하게끔 사장을 복사해서 사장이 여러명있는 것처럼 만들어야되는거 아닌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었어.
추레하게 입고다니는게 뭐가 막 되게 뭔가 뭘 ?? 뭘 추구하는건지 모르겠는거야. 지금 생각해봐도 그런거야. 사회생활 하러 나온 성인이 못생기게 하고 다니는거는, 연애할 때도 마이너스고 그냥 다 마이너스 아니야? 만약에 나한테 아들이 있는데 그 초등학생 아들이라고 가정했을 때, 우리 엄마는 회사 나갈 때 존나 못생기게 하고 다녀 그런 소리 친구들하고 하고 있는거 생각만 해도 피가 꺼꾸로 솟을 것 같아.
아무튼 피아노 칠 때도 막 치면 하나도 안멋있는데 섬세하게 치면 아무리 그 곡이 동요여도 너무 분위기가 좋은거야. 피아노도 멋부리면서 쳐야하는데, 나라는 사람 자체도 멋있게 항상 관리하고 다녀야지.
영화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입는 옷들이 너무 멋지더라구. 그리고 페라리 회장님이라고 해야하나 그 쪽 사람들의 표정은 너무 막 프로페셔널을 넘어서 뭔가 그 자체다 싶은 그런 느낌이고, 포드 기업의 사람들은 그냥 뭔가 급조한 사람들 같아 보였다. 월급쟁이하고 예술가의 차이인 것 같다. 그러니까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서 월급은 그냥 용돈이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들이 멋진거지, 돈없이 가난한 가정에서 제대로 된 교육도 못받고 정말 돈 벌려고 일하는 사람들은 표정도 그렇고 그냥.. 불쌍한거야. 인생이 너무 불쌍해. 한번뿐인 인생이 그냥 추레하고 찌그레기 같고 말이야. 회사 잘못들어가면, 푸대접 받으면서 살아야하는거야. 그렇게 캔 마일스처럼 승부도 조작해가면서 말이야. 그리고 자기가 아무리 열심히 지식을 퍼부어가면서 혼신을 노력으로 차를 만들어도, 촌스럽다는 이유만으로 그 차를 운전할 자격을 박탈당하고 말이야.
원래 이분 이렇게 생겼어.
이런 분이 지금
이렇게 기름때묻히고 다니면은 촌스럽다고 욕먹는거야.
그런데 내가 어릴 때 집에서 옷잘입으라고 잔소리 들은 적도 없고, 다들 못사니까 사치하는게 나쁜거라고나 하지 옷을 잘입어라, 머리를 단정하게 하고 다녀라 그런 소리는 안하니까 커서도 대충 살았던거야. 대충 사니까 다들 무시하는거고 말이야. 그리고 내가 하는 말도 무시받을만한 말만 하게 되더라고.
환경이 참 중요한 것 같아.
근데 대부분 그냥 대충 사는 사람들이 애를 많이 낳잖아. 원래 인간은 애를 낳아야하는 존재라면서 말이야. 대를 이어야한다면서 말이야. 그 낳은 자식들이 어떤 대접을 받으며 살지 말지는 그냥 하늘이 정해주는거라 어쩔 수 없는거고 말이야. 박복한년~ 그러면서 말이야. 막 싸우면서 경쟁하면서 그렇게 살아야하는게 너무 힘든거야. 매일 아침저녁으로 운전하면서 다니면서도, 얼마나 많은 그 차별들이 오고가는지 알아? 그걸 다 극복하면서 출퇴근을 하는거고 말이지. 나도 좀 잘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떤 친구는 자기는 꾸밀돈이나 사람들하고 어울릴 때 먹는데 쓰는돈 아껴서 다른 더 좋은걸 한다는거야. 근데 내가 막 사주고 있어. 그런 얘기를 하는 애한테 말이지. 그것도 다 돈인데 말이야. 자기는 돈아끼면서도 누가 사주는거 다 누리면서 이익보고 말이지. 나는 괜히 돈쓰면서 돈안아끼는 사람되고 말이야. 왠지 그런 소리를 들으니까 그 친구는 챙겨주고 싶지가 않더라고. 멋지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고, 꾸미지도 않고 그냥 집에서 놀던 사람 불러낸 것 같은 차림새로 어떻게 같이 어울리겠어. 게다가 자기 돈도 안쓰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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