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학교다닐때, 자기가 앞으로 어떻게 살게 되리라는 것을 예상을 조금이라도 했을까?
나는 그게 참 궁금하다.
엄마가 자기 자랑중 하나가 있는데 공부를 잘했다는거야. 그 국민학교 그런데서 말이야.
근데 원래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이라는 분들은 박사과정도 밟고 그래서 학위도 있고, 해외 유학도 다녀오고 그런 사람들 있잖아. 그리고 논문도 쓰고 말이야. 근데 나한테 자랑을 하는게 너무 시덥잖단 생각이 드는거야. 자기가 그정도밖에 안되니까 자기 자식도 그정도밖에 못키우는거지.
우물안에 있는 개구리가 올챙이를 낳으면 우물안 세상 밖에 가르쳐줄 수 밖에 없는거야.
그런 사람한테서 태어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게 너무 제한되어있었다.
어느날은 나와 같은 개발자인 여자애가 같이 커피를 마시자고 해서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내 옷차림을 유심히 보더니 신발이 어디 브랜드거 아니냐고 그러는거야. 나는 그냥 세일해서 샀다고 둘러댔지만 사실은 어디서 샀는지 알고 있지. 직접 그 브랜드 매장에 가서 산거니까. 그 친구가 너무 소탈하게 늘어진 티셔츠를 입고 다니고, 하는 말도, 조금이라도 잘 꾸미고 다니는 여자를 보면, 왜 개발자가 디자이너처럼 입고다니냐고 그러니까 마음이 찢어지게 아픈거야. 약간 우리 엄마 보는 것 같아서 말이야.
보면은 다른 남자 개발자들은 자기 가정에 돈을 공급할 생각에 머리가 아파서 진짜 이기적으로 일하다가 가거든? 근데 보면은 그런 여자애들이 자기가 좀 똑똑하고 일에다가 시간을 온통 쏟다보니까 진짜 꾸미지도 않고, 더 나은데서 일할 준비도 안하고 그냥 그 상태인거야. 실상은 자신에게 전혀 매력도 안느끼는데도 그 남자들한테 이것저것 도움을 주고 챙겨주느라고 시간을 쏟는거야.
요즘 왠만한 직장인보다 이세상의 돈을 다 쓸어담는 것같은 여자 아이돌들 보면은, 정말 살이 하나도 안찐거야. 다리도 너무 날씬하고, 화장도 잘하고, 옷도 너무 이쁘게 입고, 몸매가 이쁘니까 뭘입어도 이쁘고, 하나같이 다들 여신같이 추앙하는 댓글로 가득하더라고.
근데 직장에 다니는 여자들은 그런 여신 취급도 못받고, 일은 일대로 하면서 때로는 성추행도 당하고, 접대도 강요받으면서 말이야. 근데 그냥 못생기고 못나게 태어난 여자 취급을 받으면서 웃음거리가 되는 것 같은거야. 왜 그러게 너는 그따구로 태어나가지고 굳이 이렇게 남자들 많은데서 일하면서 사냐, 너가 그런 푸대접 받는건 당연한거야 약간 그런 기분이 들더라고. 피해망상이라 할 수 있겠지만 말이야.
그냥 아이돌하고 비교하면 그렇잖아.
보면은 또 결혼한 분들은, 존나게 바쁜거야.
뭐 전화오는거보면은 진짜 어찌보면 스스로 해야할 일도 전화해서 물어보는거야. 나름 일하는 중인데도 그런데다가 답변을 해줄려고 전화를 하는게 그게 맞는건가 싶을 정도로 말이야. 내가 애를 낳았는데, 애가 어느정도 크면은 자기가 집에 어디에 뭐가 있는지는 대충 알고 있어야지, 그걸 왜 전화로 물어보고 그걸 챙겨주는지 이해가 안되는거야. 그러니까 일하는 결혼한 여자들이 무시를 당하고 퇴출 일순위인거지. 일에 집중하는 것 같이 안보이게 가족 구성원들이 온 힘을 다해서 방해를 하는데 말이야.
하여튼, 나는 참 별로인 것 같은거야. 그냥 가만히 물흘러가는데로 있어야지 하다가 정신차려보면은 돈도 없고 추하게 생긴 노총각들이 주변에 우글우글 거리고 말이야. 그러니까 그냥 존나 조용히 있거나 해야하더라고.
내가 멀리 사는게 이렇게 장점일줄 몰랐을정도로 멀리 사는 사람은 술도 못마시고 그러니까 참 좋더라고.
주말에 알바를 안하고 좀 쉬니까는 평일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정리를 하게 되는데, 점점 하지 말아야할 것, 만나지 말아야할 사람등등은 정리하게 되더라구. 주말에 쉬니까 이렇게 내가 정리를 하게 됐지 전에는 안그랬던 것 같아.
괜한 사람들 사이에서 도와줄 생각도 하지말고, 안쓰러워할 생각도 하지 말고, 그냥 내 할 일이나 존나 열심히 하면 되지 뭐 그런 결말이지. 항상 주말의 끝에선 말이지.
물경력 개발자있잖아. 내가 진짜 발견했잖아. 물경력인 개발자들 말이야.
주변에 있더라고.
일을 안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구.
나도 이게 어떤데서는 그렇게 될때도 있었는데, 그래도 일할 때는 열심히 했거든?
근데 보면은 자기가 예전에 대학다닐 때 배운 그 지식으로만 평생 먹고 사는거야.
그 이후에 나온 기술들은 배울 생각을 안하고 말이야.
그러면서 막 남탓을 하는거야. 엄청 꽉 막혀있어서 말도 안통하는데, 속으로 저 사람은 왜 뽑은거야? 그런 느낌인거지.
근데 경력은 20년이 넘어.
돈은 엄청 받으면서 말이야. 요즘 나온 툴이나 프레임워크를 사용하는 방법을 몰라가지고 쩔쩔매는거야.
자기는 그런걸 한적이 없어서 샘플이 없으면 못하겠다면서 큰소리를 치더라고.
그러면서 막 조금이라도 자신보다 나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물밑에서 막 작업을 하는거야.
그런데서 내가 일을 이제까지 하다니, 정말 나 진짜 자살하고 싶어.
나 정말 죽고 싶다. 살 용기도 안생기고, 싸울 생각도 없어.
죽고 싶어 그냥.
너무 챙피하고 부끄럽고 사는게 너무 짜증이 나.
거기 있는 아무하고도 어울리고 싶지도 않아. 그냥 너무 추해.
그리고 나자신도 쓰레기가 되어가는 것 같아서 싫어. 빨리 죽는게 맞는 것 같아.
나는 우리 엄마를 보면서 너무 끔찍했던게,
결혼을 세번씩이나 했는데도 남편이 나아지질 않아서 말이지.
엄청 오지같은데에 살면서 새벽에도 못자고 농장일을 하게 되는 상황까지 간게 너무 비극적이고 끔찍해보이는거야.
차라리 혼자 살면서 쿠팡에서 알바를 하지.
그렇게 작고 왜소하게 태어나가지고, 제대로 된 사람을 못만나서 세번이나 결혼을 하는데, 노동의 강도도 왠만한 성인 남자들도 도망갈 것 같은 농장일을 하고 말이야. 형제자매가 총 6명이나 되는데도, 그 사람들끼리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못내려서 우리엄마가 계속 실패한 인생을 살게 만드는게 너무 신기하면서도 끔찍한거야.
그리고 그렇게 왜소하게 태어났으면은 애도 낳다가 죽을 수도 있는건데도 애를 왜 낳아가지고, 제대로 키우지도 못하고 내가 다섯살때 나를 놔두고 도망쳐야하는건지도 말이지. 자기가 어른 노릇도 못할건데 왜 애를 낳은거야. 내가 불쌍한사람 이해하듯이 이해해야하는 그런건거야?
집도 제대로 된 집도 없는 상태에서 애를 낳을 생각을 한 것도 내 부모라는 사람들이 너무 끔찍해보이고, 그냥 정신이 나간 사람들 같은거야. 게다가 나는 그 시절에 다들 산부인과 가서 애를 낳는다는데 엄청 위험하고 비위생적으로 방에서 나를, 전문적인 산파도 없이 낳은거야. 짐승같이 말이야.
그런데 내가 이렇게 마흔이 넘도록 살아야하는게 너무 끔찍한거야. 너무나 다행인건, 결혼을 안한거지. 이런 끔찍한 기억을 가진채로 애를 낳았다면 얼마나 비참했을까. 게다가 나도 그 여자 아이돌처럼 키도 큰 것도 아니고, 예쁘지도 않고 말이야.
내가 결혼을 했으면은 또 막 개발자 한다고 하면서 애 좀 키우다가 또 일하러 나갔을거 아니야. 그리고 일하는데 막 전화받으면서 아 이건 장농 첫번째 서랍에 있고, 거기에서 꺼내가지고 뭐해가지고 하면서 계속 방해받으면서 일은 일대로 하면서 말이야. 얼마나 힘들고 비참해. 프로페셔널하단 평가도 못받으면서 말이야. 물경력코더라고 비난받으면서 말이야. 얼마나 비참한 현실인지 몰라.
진짜 이해가 안되더라고. 엄마가 자기가 똑똑하다고 하는 말 자체도 이해가 안되는거야. 그냥 남의 말에 순종을 잘한거겠지. 그 결과가 지금 이모양인거고 말이야.
사랑도 사랑 나름이지, 얼마나 내가 이해하고 사랑해야해. 예전에는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 알게모르게 어릴 때 당한 일들 때문에 분노가 치밀어올라서 나중에는 폭발하게 되더라고. 아무리 이해하고 사랑하려고 해도 말이야.
자기 분수에 맞지도 않고, 능력보다 더 힘들고 부담스런 일들은 맡지 않는게 상책이었다.
일도 그렇고 사람도 마찬가지야. 아무리 좋아도 나한테 과분한 사람이면 만나면 안돼.
요즘에 책을 읽고 있는데 느낀 점은,
왜 내가 진작에 책을 매일 읽으려고 시도를 안했지? 그 생각이 들더라고.
정말 똑똑한 사람들이 정성스럽게 책을 썼는데 왜 나는 그걸 외면한걸까 그런 생각이 드는거야.
시덥잖은 자존심때문에 그런건가?
나라는 사람은 쓰레기고 죽어 마땅하지만, 굳이 죽는게 무서워서 사는 주제에 책도 안읽으면 안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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