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새로운 유형의 인간관계를 맺어보면서 수많은 생각에 휩싸이게 되었다. 예를 들면 남자는 자연스럽게 만나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든지 내가 좋아하게 되고 서로 친해지게 되면 그 사람을 온전히 사랑해야한다는 관념에 사로잡혀있었는데 막상 그렇게 만나보니까 사실상 나한테 그렇게 도움이 된 것도 아니고, 잘생긴 것도 아니고, 섹시한 것도 아니고, 잘사는 것도 아니고, 부자여서 나한테 퍼주는 것도 아니고, 내가 일안해도 되게끔 날 먹여살리는 것도 아니었지. 누가 날 좋아한대.. 하지만 그 사람은 전혀 재정적으로나 직업이든, 가정 배경이든 신체 조건이든 뭐든 최악이었던 것 같아. 날 좋아하지만, 스스로는 쓰레기인 사람을 굳이 내가 좋아할 필요는 없었지.
아무리 잘해주고, 걱정해주고, 위해주고, 친절하게 대해주고 그래도 고마워는 하지만 그게 다야. 뭘 바란 건 아니지만, 구멍 뚫린 항아리에 물붓는 기분이 들어서 그런 인간관계는 안맺기로 했다.
그리고 괜시리 투덜대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첨에는 잘 받아주다가 완전 개무시하고 연락을 끊어버렸더니 계속 간간히 울컥하듯 나한테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내고 카톡을 보내며 미련을 보이는거야. 그냥 진짜 연락을 끊어버렸더니 말이야. 물론 그 중간에 나도 보고 싶어서 난리가 났지만 꾹 참았지. 갑자기 만나다가 끊어버리는 것도 그것도 참 힘든거였어. 근데 그러니까 자기가 그렇게 투덜댄것에 대해서 반성을 하더라고. 그 몇개월 동안 말이지. 그게 그렇게 큰거였거구나 하면서 그렇더라고.
그리고 어떤 사람은 자기 자신을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을 사랑해주고, 뭐든 해주고, 퍼주고 그러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더라고. 자기 자신은 추한데 말이야. 이세상에 아름답지도 않고 아무 노력도 관리도 안하는 사람한테 누가 꼬이겠어. 그 사람이 어떤 기능적으로 쓸만해보이지 않는 이상은 사랑을 받기가 너무 힘든거야. 나도 내가 연애를 할 생각을 안한 것도 꾸미는게 귀찮아서 그런거지. 안꾸며도 날 좋아하고 사귈려는 사람은 있겠지만, 그 사람도 뭔가 귀찮아서 나처럼 안꾸미겠지. 대충대충 사는 사람들이 만나봤자, 대충 연애를 하겠지 뭐. 그러니까 사귈 맘도 없었던거야.
아무튼 그냥 혼자인 상태가 되는게 편해지고나서부터는, 그러니까 다들 누굴 만나니까 나도 누굴 만나야한다는 생각에 휩싸여있다거나 외로움을 어떻게 버텨야하는지 몰랐던 때에는 그때는 인간관계의 갑을관계라고 해야하나 그런걸 꼭 따지게 된거야. 은근히 말이야. 그런데 지금은 안그래. 그리고 왠지 그런식으로 만나려고 드는 사람은 멀리하게 되지. 그런 사람은 성숙하지 못하니까 만나고 싶지가 않더라고.
예전에 내가 좋아했던 언니가 그 언니는 잘사는 집안이었고 직업도 너무 멋졌어. 근데 상대적으로 나는 암것도 아니다보니까 언니가 나한테 직설적으로 너가 아무것도 아니라서 못만나겠다고 미안하다고 하면서 연락을 끊는거야. 나보고 유학이라도 가던지 하라고 하더라구. 홍대거리를 걸어다니면 그 언니가 아는 사람을 자주 마주치게 되는데 나를 남한테 소개시켜줄때, 약간 거짓말로 소개를 시켜주더라고.
지금 생각하면 왜 내가 그런 사람을 만났지 싶었어. 그냥 기분나빠하면서 집에 가버리지 왜 그 언니한테 맞춰주고 눈치를 봤지?
얼마나 자존감이 낮았으면 그랬겠어.
그리고는 나는 이런 생각을 했지. 그래,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지만 한편으로는 왠지 외모가 너무 부족하다거나 대충대충 집에서 자다 나온 것처럼 하고 나오거나 하는 사람하고 어울리는게 힘든거야. 불편한거야.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되더라고. 그렇다고 내가 그 언니처럼 직설적으로 말하기가 조금 그래서 말은 안하지만 내 표정은 숨길 수가 없는거야.
또 이런 것도 있다. 남초회사에서 일하는 여자들은 희귀하다보니까, 그 여자들 중에는 잘 안꾸미는 사람도 있어. 근데 그냥 중성적이기도 하고, 결혼생각도 연애생각도 없어서 다른 여자들이 예쁘든지 관리를 하든지 말든지 아무 생각없는 나같은 사람도 있고 아니면 결혼생각도 있고 연애도 하고 싶은데 어떻게 관리해야하는지 그 방법도 모르고 귀찮기도 하고 돈도 아까워서 대충 하고 다니는 사람도 있는거야. 근데 그 사람은 다른 예쁜 직원들을 보면 엄청 뚫어져라 훑어보면서 스캔을 하더라고. 그러니까 관심이 엄청 많은데 자길 꾸밀 방법을 모르니까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따라하는거야. 근데 내가 그 조직에 들어가기 전에도 다른 여자들이 있었는데도 그 여자들이 있을 때는 꾸밀 생각을 안하다가 나를 보니까 문화 충격을 받았는지 그때부터 하나씩 바꿔나가기 시작하더라고. 외모경쟁력이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분석을 하는 것도 같고 말이야.
근데 이런 생각도 있어. 누구든지 멋있어질 수 있고, 예뻐질 수 있는데 그 계기가 필요한거고, 내가 그 계기가 될 수 있다면 나는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 아닌가? 싶은거야. 처음에는 나를 노골적으로 따라하는게 기분이 나빴는데 지금은, 나를 복사하려고 하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그만큼 내가 매력적이고 좋은 사람이구나 싶은거야. 어떤 조직에 갔는데, 거기 있던 사람들이 나를 배척하지 않고, 나를 선망하고 따라하려고 하는거는 좋은 현상인거잖아.
그런데 반대로 누군가가 있는데 그 사람을 따라하려는 사람이 없는거야. 왜냐하면 매력도 없고, 노력도 안하고, 귀찮음도 많고, 누가 자기를 어떻게 해주기를 바라지 자신이 누군가에게 베풀려고도 안하고, 그럴 능력도 없고 그러면은 얼마나 그 사람은 일종의 쓰레기인거잖아. 그 사람같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그 사회가 쓰레기장이 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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