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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옆에 앉은 동료와 인사도 안하고 말도 안하는 이유

by 복gili 2024.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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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사람이 옆에 앉은 동료가 다른 팀이더라고 하더라도 시간이 조금이라도 지나면 인사도 하고 스몰토크라도 하고 그러잖아. 그런데 나는 안그래. 

접점이 없는 상태에서 그저 옆에 앉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잖아. 같은 팀이 아니거나 일로 엮일 일이 없다거나 하면 전혀 말을 섞을 일이 없는거야. 그래도 인사를 할 수도 있잖아? 근데 안하는거야. 

왜 그럴까 하고 생각을 해보니까, 상대방도 먼저 인사안하고, 나도 먼저 인사안하는, 즉 먼저 다가가는건 안하는 사람이어서 그런 것도 있지. 

 

또 내가 보기에는 그 사람한테 말을 걸어봤자 기분좋게 대화할만한 성격이 아닌 것 같아보이면, 즉 비호감인 경우에는 건드리기가 조심스러우니까 말을 안걸고 있지. 내가 왔을 때, 옆에서 다른 사람하고 대화하는거 들어보면은 돼지가 도살당할 때 내는 꽥꽥대는 듯한 찢어지는 목소리로 화를 내더라고. 별것도 아닌 일로 말이야. 그 모습을 몇번이고 보니까 전혀 말을 걸고 싶지도 알고 싶지도 않아서 그냥 가만있었어. 

 

눈이 마주쳐도 인사도 안하고 그냥 냅두고 있지. 

그런데 가끔 지나가다가 내 머리를 일부러 치고 지나가면서 아이고 죄송합니다 그러는거야. 

그러니까 되게 먼저 안다가가는 것도 있어. 

 

그냥 속으로 저 사람은 언제 망하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야. 

 

저렇게 소리를 꽥꽥 질러도 아무도 뭐라고 안하고 웃으면서 잘지내는거 보면은 너무 신기한거야. 

저렇게도 살 수 있구나. 게다가 개발 지식도 전혀 없는데도 뽑히는거보면은, 개발을 못하는데도 일을 하는걸 보면, 얼마나 뭔가 있으니까 저렇게 생존하는거겠지? 그런 생각이 들었어. 정말 대단하더라고. 

 

저 사람의 생존비법이 뭔지가 너무 궁금하지만 알고 지내고 싶은 생각은 없기 때문에 가만있는거지. 

 

그리고 요즘 들어 느끼는 점은, 내가 그래도 가만히만 있지 않고, 괜한 것이고 고생길이 환한 것이고 뭐고간에 딥다이브를 해서 온몸으로 부딪히면서 경험을 해서 그런지 거기서 얻는 교훈이 많은거야. 전보다 더 부지런해진 것도 있고, 여유도 있고 겁도 없어진 것 같고 말이야. 어떤 사람들하고 대화하다보면, 어떻게 그런걸 할 수 있냐고 그런식의 반응들이 많더라고. 왜 그런가 했더니 일단 부딪치면서 개고생을 하니까 그러다보니까 해낸거지 달리 방도가 없잖아. 한 것과 안한 것의 차이일 뿐이었던거야. 

 

책도 계속 읽다보니까 점점 집중력이 늘고 있더라고. 

특히나 지루한 책이다 싶었던 것도 그런 류의 책을 세권을 넘게 가볍게 읽어내리고 있는데 점점 눈에 글귀가 들어오는거야. 전에는 글자를 눈알로 확인한다는 기분이 들었다면, 요즘에는 의미가 들어오기 시작했어. 

계속 읽으니까 이렇게 되는거였지. 안읽었으면 안그랬을거 아니야. 

 

그리고 내가 봤을 때 별론 것 같은 사람이 자꾸 친한 척 굴어서 어쩔 수 없이 몇번 차도 마시러 가고 했는데 요즘에 한번 모른척했더니 말을 안걸더라고. 그래도 계속 주변에서 맴도는거야. 하지만, 나는 가치가 없는 것 같으면 굳이 신경써줄 에너지를 방출해선 안된다는 주의라서 냅뒀지. 그런 에너지가 있으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공부하는데에 써야지 하고 그렇게 되었어. 꼭 피드백을 싫어하는 사람들한테 해야하는건 아니잖아. 그것도 나한테 잘해주는 것도 아니고, 끊임없이 나를 관찰하고 어디 뭐 뜯어먹을거 없나하고 자기한테 도움되는 것 같으니까 친하게 지내려고 하는 사람들한테는 굳이 좋은면을 보여줄 필요가 없는거야. 또 만나면 좋긴하지만, 미래도 없고 뭣도 없는 사람이면 그 사람한테 굳이 먼저 연락할 생각도 안하기로 했다. 그저 보고 싶단 생각만으로 연락을 하는 것도 나자신한테 미안해지더라고. 나도 이렇게 빚도 많고, 먹고 살기도 힘든데 내가 외롭다고 해서 나한테 부담되는 사람을 만나려고만 하는게 이기적인 것 같아서 말이야. 

스스로에게 이기적인 것 같아. 

 

 

요즘에 책을 한권 사서 읽고 있는데 그냥 다 아는 얘기를 하는 것 같아도 진작에 읽을걸 그런 생각이 들었어. 

책을 읽다보면, 오히려 주변 사람들하고의 괜한 대화들에 휘둘리는 것보다 긍정적인 상태가 되는 것 같아. 엄청나게 똑똑하고 잘나가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는 단한명도 없잖아. 뭔가 본받고 싶고, 앞으로 그렇게 되어야지 하고 따라하고 싶은 사람이 없잖아. 그렇다보니 어떻게 해야겠어. 내가 닮고 싶은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말을 하는지 그 사람들이 쓴 책을 읽어야겠지?? 어떤 사람들은 막 있잖아. 그 상황에서 자기가 재밌게 보이고 싶어서 온갖 농담도 하고, 괜한 사람을 깎아내리고 그러잖아. 근데 그런 얘기들을 계속 듣다보면 너무 피곤하고 시간이 아깝더라고. 그리고 괜히 그 사람한테 밉보이면 나도 그렇게 도마위에서 농담거리가 되겠지 하게 되니까 점점 멀어지게 되더라구. 

 

그리고 내가 요즘 들어서 느끼는거지만, 상대방과 대화를 할 때 끊김이 있는게 되게 이상한거야. 아무래도 내가 그만큼 대화를 안하니까 임기응변력이 떨어졌나 그런 생각도 들기도 하고. 서로 적응이 안되는 질문이나 대답을 한다는게 얼마나 내가 인생을 객관적이게 살지 못한건가 싶기도 하고 말이야. 그러니까 대화라는 것은 버벅거림이 생기는게 없어야지 되는데, 버벅이게 된다는게 그게 참 문제가 있다는거였어. 왜 상대방과 그렇게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도 못하는데도 대화를 해야했을까? 왜 그런 상황까지 간거지? 내가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았으면 그런 불편한 대화도 안했을텐데 하면서 후회를 하게 되었어. 

 

아무튼 살면서 나와 대화가 잘통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거는 정말 그 사람을 어떻게든 잡아서 평생 알고 지내야한다는거잖아. 좀더 이걸 빨리 깨달았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야. 그러면 내 주변에 그런 사람으로 꽉꽉 채워놓고, 연락도 자주해서 친하게 지내고 나도 그 사람들한테 도움도 되고 좋았을텐데 참 안타까워. 그 기준이 모호했어. 누구한테 연락하고, 누구하고 대화를 해야하는가를 잘 판단을 못했던거야. 굳이 먼저 나한테 다가오는 사람하고만 대화하거나 잘지내려고 했지 말이야. 너무 수동적인 상태였던거야. 나한테 다가오는 사람들이 제대로 된 사람도 아니고, 나하고 잘 맞는 사람도 아닌데도 내가 끌려다니고 휘둘려다닌거야. 나한테 전혀 맞지도 않는 옷을 입고 다닌거야. 그게 너무 후회돼. 지금도. 

 

앞으로는 나한테 잘 맞는 옷만 입고 싶고,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 나한테 먼저 다가오는 사람들하고 굳이 다 사귀어야한다는 식으로 나약하고 여리게 살고 싶진 않아. 거절당하더라도 내가 봤을 때 좋은 사람이면 몇번이고 다가가려고 노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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