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관찰하는 사람이 있다. 내가 만약에 결혼도 안하고 그냥 혼자서 살면서 십년동안 지금 하는 일을 대충 몸을 떼우듯이 일을 하면 생기는 일에 대해서 상상해보게 되었어.
왜냐하면 그 분이 나중에 내가 그런식으로 살았을 때 최종결과같은 분이라서, 저렇게 되려면 내가 어떤 식으로 앞으로 살아야하는지를 역으로 생각해봄으로써 절대로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하고 결론을 내리고 싶은거야.
첫번째로는, 자기 외모관리를 너무 안해. 못생겼어. 머리도 희고 할아버지가 된 상태인데 아직도 팀장도 못맡고 그냥 팀원으로 개발자로 일하는거야. 근데 그게 예전에는 멋지다고 생각했거든? 지금은 보면, 그게 멋질려면 대단하고 어렵고 힘든일을 도맡아서 하고 후배개발자들도 두루두루 챙기면서 일해야하잖아. 전혀 안그러거든.
두번째로는 성격이 너무 부정적이고, 욱하는 성격이 있어. 생각이 매사에 부정적이야. 웃으면서 대화할 줄을 몰라. 뭐가 항상 불만이 많아.낮에 술마시고 와서 사람들하고 다같이 카페에 와가지고 혼자서 막 주저리주저리 떠드는데 핵심이 없는거야.
그리고 예전에 술마시고 하는 소리를 들어보니까 어릴 때 되게 가난했대. 그래서 자기는 어떤걸 살 수 없었다면서 뭐라고 하는거야. 근데 돈 많이 벌거든.. 꼭 돈 많이 버는 사람들이 어릴 때 가난했다는걸 강조하더라. 남에게 베풀기 싫으니까 선을 딱 긋는거야.
그리고 나도 가난했지만, 그걸 강조하고 동정표를 얻으려고는 안하거든. 근데 그 분은 그렇게 하더라고.
세번째는 성격이 부정적이다보니까 호불호가 넘 심하고 다른 사람한테 함부로 대하더라고. 자기가 하는 짓이 월권이라는 생각을 안하는거야. 자기가 어떤 상황인지 어떤 지위에 있는지 주제파악을 잘 못하는 것 같더라고.
그러니까 그냥 되는데로 살면, 주변 사람들하고 부정적인 대화밖에는 할 수 없을 정도로 성격이 괴팍해지고, 꾸미는 것도 할 줄도 모르게 되고, 능력도 없는 상태로 보여지게 되고, 선후배 관계도 없는 외톨이가 되고, 그런데 싱글이니까 같이 일하는 사람중에 좀 덜 떨어진 어린 사람한테 계속 잘해주면서 뭔가 잘해볼라고 하는게 있더라고.
진짜 어이가 없었어. 그런 사람들이 내 주변에서 일하는거 보고 말이야.
나도 저렇게 되어버릴까봐 너무 무섭고 힘들다. 나는 잘 모르겠어. 영국이 식민지를 만들 때 말이야. 그러니까 자기가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무수한 무지렁뱅이들을 노예로 삼으면서 그 노예들하고 소통을 해야하잖아. 나는 그게 너무 짜증이 날 것 같아. 누군가를, 나와 같은 인간을 짐승으로 치부하고 함부로 대하면서 나대신 힘든 일을 도맡게 지도하고 때로는 채찍질을 해가며 괴롭히잖아. 그런 상황을 나는 못견딜 것 같더라고. 근데 또 어떤 분이 있는데 그분은 여자분이야. 결혼도 하셨고, 되게 조용하셔. 예의도 바르고 친절한 편이지. 그분이 근데 약간 노예 다루듯이 일을 시키는 엄청 돼지같이 생긴 아저씨가 있는데 그 아저씨를 되게 일을 시키는거야. 그게 너무 신기했어. 그렇게 짜증을 내지도 않고 화를 내지도 않으면서 그 못생긴 돼지새끼한테 힘안들이고도 일을 시키는게 너무 신기하더라고. 그게 바로 정복자의 마인드인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비싼 사과도 싸와서 혼자 먹으면서 말이야. 그렇게 주변에 다들 싸우고 시끄럽게 구는데 그분은 너무 평온한거야. 인생이. 일도 시키고 말이야.
의사도 간호사도 다 그런 마인드가 아닐까? 정복자의 마인드 말이야. 자기관리 제대로 못해서 아파가지고 오는 무지렁뱅이 환자들을 뜯어고치고, 남의 피를 묻혀가며 온갖 드러운 꼴을 다 보잖아. 대신에 그 댓가로 인정받고 가치있는 엘리트 대우를 받고 월급도 많이 받잖아.
못난이들의 니즈를 온갖 수모와 모욕과 드러운꼴을 다 겪으며 들어주면서 대신에 돈을 받고 인정을 받는거야.
그러니까 주변이 못난이들이 많다고 해서 나도 못난이가 되면 안됐던거야. 주변에 환자가 많다고 해서 나도 환자가 되면 안되고 그 환자를 고치는 의사가 되어야지 먹고 사는게 부족한게 없었던거야. 하여튼 그런거 보면은 어떻게 살아야겠어. 주변에서 어떻게 하든지 간에 그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그 흐름을 점점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되는거였지. 환자들이 많은데 의사가 갑자기 나도 환자가 되어야겠다 하진 않잖아. 환자가 많으니까 빨리 고쳐주고 돈받아야지 그런 생각을 할거잖아?
그게 돈잘버는 의사 마인드지.
그러니까 살면서 환자와 의사를 잘 구분하는 판별력이 중요했던거야.
내 주변에 환자는 누구이고, 의사는 누구인지 말이야.
그 돼지새끼한테 일을 시키는 여자분은 정말 대단한 의사였던거야. 맨날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어떻게든 일을 시키는게 너무 신기하더라고.
어머 막 돼지같이 생긴 사람하고 일하기 싫어요 하고 투덜대지도 않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는 포커페이스를 하고 말이야. 그냥 온갖 수모를 당하는 사람같이 연약하게 있으면서도 오래오래 그곳을 지키니까 거기서 돈도 많이 벌고 그런거지 뭐.
뭐 대단하게 꾸미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나는 지나가던 행인입니다~ 그런 느낌의 무난한 스타일로 다니더라고. 세상에서 돈많이 벌고 편안하게 살면서 에너지도 그렇게 많이 안써도 되는 분들 보면은 되게 부자인 경우가 많더라고. 근데 그게 뭐 대단한것도 아니었고 그냥 자기가 환자가 되는걸 거부하고 의사가 된 것 뿐이잖아. 다들 돼지새끼같이 꽥꽥 댈 때 자신은 인간이 되어서 가만히 듣고 있다가 돼지한테 일을 시키기까지 하고 말이야. 그게 차이점이었던거야. 그분은 막 욕심도 없고, 그렇게 막 엄청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아닌데 롱런하잖아. 화를 내지도 않고 화가 나지도 않고 남한테 미움도 안받고 말이야. 재산은 재산대로 축적하면서 말이야. 그게 정말 대단해보였어. 그렇게 살면은 몇십년이고 조용히 평온하게 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렇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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