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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일요일 아침에 늦잠잘 때 느끼는 시간의 상대성

by 복gili 2024.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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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일요일에 원래 아르바이트를 구해서 하느라고 항상 바빴는데 어느날부터 알바를 안하게 되면서부터는 첨에는 적응이 안됐지. 그냥 몸이 너무 피곤해서 하루종일 속이 안좋고 머리가 아프기까지 하면서 잠을 잤어. 하루종일 자다가 저녁에 밥먹고 속이 안좋아서 토하고 그랬지. 그런데 요즘에는 점점 적응이 되어서 토요일 일요일에 좀 일찍 일어나서 집안 청소도 하고, 요리도 하고, 피아노 연습도 하고, 운동도 하고 음악도 듣고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그렇게 바쁘게 살게 되었지. 

 

오늘은 근데 몸이 안좋아서 아침에 일찍 깼다가 다시 잠이 들었는데 나로서는 엄청 시간이 흘렀다 생각했지만 겨우 세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던거야.  그래서 이번 일요일도 아침부터 하루가 시작되었다. 

내가 요즘 서점에서 책을 한권 샀는데, 예전에는 자기계발서를 사서 읽곤 했는데 요즘에는 투자자들이 쓴 책을 읽게 되더라고. 그 투자자들은 방대한 경제개념이나 사회문제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보니까 예전의 내가 그 책을 읽으면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던데 요즘에는 그 책을 읽으면 그 사람들이 진짜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재밌게 읽게 되는거야. 그러니까 뭐든지 아는 만큼 보인다는게 사실이었던거야. 

 

영화를 보더라도 몇십년전에 나온 영화라고 하더라도 어제도 칵테일이란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수많은 생각이 드는거야.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한 젊은 남자와 사회 생활을 오래해서 때가 묻은 중년 남자가 같이 일을 하게 되고 일을 가르치고 배우고 서로 성장하고 그런 영화인데 많은게 보이는거야. 나도 내가 원치 않지만 중년이 되었는데 나란 사람은 나보다 어린 사람들에게 어떤 이미지일까. 싶기도 하고 . 

 

일단은 보면 내 주변의 중년 나이에 있는 사람들은 엄청 조용하고 자기 일만 하고 밑에 사람들을 굳이 챙겨주려는 노력은 안하더라고. 자기와 비슷한 사람하고만 어울리려고 하지 자신이 어떤 업계의 선배가 되었다 생각안하고 그냥 돈벌어가기에 급급한 불쌍한 중년인거야. 꼭 꼰대짓을 하지는 않더라도 후배들한테 도움이 될 수는 있는거잖아. 근데 그렇게 안하더라고. 그게 참 보기가 흉해보여. 여자들이 더 그런 것 같아서 더 흉해. 어떤 직업을 안정적으로 영위하면서 그 직업의 좋은 이미지를 위해 싸우고 노력해왔던 사람들의 노력을 그냥 거저먹는 것 같아보여. 

 

내가 본 중년 중에 업무시간에 엄청 놀고, 술마시고 오고 그런 사람도 봤는데 나는 그 사람들이 뭔가 특혜를 받는 사람들인 줄 알았지 뭐. 근데 그게 아니었단거야. 근데 나이도 많고 해서 뭐라고 하기가 뭐하니까 냅두다가 갑자기 확 내보내더라구. 또 이해가 안된거는 지속적으로 얘기가 나온 건데도, 그 얘기를 전혀 이해를 못하겠다고 하는게 너무 이해가 안되는거야. 뭐 대단한 얘기도 아닌데 그 얘기를 얼마나 강력하고 시끄럽게 해야 알아듣는거야? 그것은 즉 평소에 무시한단 거잖아. 근데 자기가 늙고 자기보다 팀장이 어리다고 해서 무조건 그렇게 무시하고 있으면은 나중에 자기가 더 힘들다는걸 모르나? 그러다가 팀장이 바뀌어서 더 나쁜 사람으로 바뀌면은 자기가 더 힘들지 않겠어?

여러 상황을 생각을 못하고 사는걸 보면은, 패배자구나 싶기도 하고.. 나도 곧 나이가 들어 저렇게 되어버리면 어떻게 하지 그런 생각도 들었다. 나이가 들수록 예전과 똑같이 일하는게 안되는거잖아. 젊을 때처럼 똑같이 일하면 안된다고 보거든. 내가 젊다고 생각하면서 일하는 것만큼 어리석어보이는게 없더라고. 나이가 든 사람은 나이든 사람처럼 일해야지 자연스러운거지. 그사람이 나이가 들어서도 그 일을 해야하는 이유도 생기는거고 말이야. 

 

그런데 이런게 다 내가 일하고 싶은 뭔가 이상적인 곳에서 일하는 것도 아니고, 근본적으로는 내가 가난하다보니까 계속 이렇게 원하지 않는 무리에 속해서 살아야하다보니까 이렇게 마음이 불편한거잖아. 

 

우리 엄마아빠가 나를 낳지만 않았어도 내가 이럴 필요까지 없었잖아. 

내가 엄청 노력해야하는 그게 너무 피곤한거야. 아니 내가 출근할 때 보는 그 산 있잖아. 그 산에 나무들은 그냥 햇빛보고 비맞고 그냥 자라는거잖아. 걔네들이 뭘 그리 노력을 열심히 하고 경쟁을 했겠어. 그 내부에서 보이지 않는 서열이 있을 순 있겠지만, 그냥 화학작용에 의해서 순차적으로 자랄 애들은 자라고 아니면 땅속에서 씨앗인채로 기다리고 그냥 자연스럽잖아. 

 

하여튼 내가 이렇게 불만이 많다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아무 일 없는 사람처럼 웃으면서 산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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