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제 밤에 화장대 거울에 불을 켜고 혼자 마사지도 하고 그러고 좋다고 그러다가 문득 천장을 봤는데 조금 열려진 창문 틈으로 하루살이 벌레들이 백몇십마리가 넘게 붙어있는거야. 천장에. 너무 놀랬어. 그래서 어제 씻어놓고도 살충제를 뿌리느라고 온몸에 살충제가 다 묻은거야. 천장에 뿌려야하잖아. 귀찮아서 씻지 않았는데 그래서인지 잠을 제대로 못잤어. 코도 간지럽고 그랬지.
내가 조금이라도 힘이 있으니까 천장을 바라볼 힘이 있었던거지, 힘이 없었어봐.. 그냥 하루종일 그 창문 계속 열어놓고 있다가 수천마리가 들이 닥쳤겠지? 너무 너무 한심했어. 왜그렇게 벌레가 들어왔을까 했는데 알고보니 낮에 햇빛좀 볼려고 블라인드도 다 걷어놓고서는 방충망도 닫혀있긴 했는데 어디로 그렇게 그 작은 실잠자리같은 하루살이들이 화장대 거울의 흰빛을 보고 달려든거야. 블라인드를 치고 있었을 때는 괜찮았는데 말이야.
아무튼 이렇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해충같은게 내 공간에 들어오고 그러는데도 내가 지쳐서 제대로 못보면은 그 해충이랑 살아야하는거야. 그러니까 내가 평소에 푹쉬고 그래야지 적어도 내 공간에 침입하는 해충은 식별을 할 수 있을거 아니야. 힘을 내서 치우기라도 하고 말이야. 아니면 해충이 들어오기 전에 차단할 줄도 알고 말이야. 근데 전혀 예상을 못했던거야. 일단 경험도 없었을 뿐더러 피곤하니까 주변을 잘 관찰하지 못했던거야. 그냥 나 자신한테만 편협적으로 포커스를 맞추다가 이렇게 된거야. 너무 바보같았어. 운전을 할 때도 피곤할 때가 제일 무섭더라구. 언제나 되면은 내가 좀더 출퇴근 시간이 줄어들까? 나는 도대체 뭘해야할까?
낮에는 혼자 카페에 있는데 나도 모르게 기도를 하게 되었지. 좀 상황이 나아졌으면 해서 그랬어. 누군가는 카페에 그냥 놀러오는데 나는 점심굶고 책읽으러 가잖아. 그것도 점심시간 한시간동안 딱 앉아있다가 가고 말이야. 그런 상황을 내 의지로 결정해서 만든거지만, 한편으로는 얼마나 한심해. 나이가 들었는데도 내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는거 말이야. 그냥 만년 노예인거잖아. 왜 이렇게 된걸까 싶은거야. 나는 도대체 뭘 모르는걸까. 뭘더 알아야하는걸까. 이 한계가 많은 몸뚱아리로 어떻게 이 상황을 헤쳐나가야하지? 그게 너무 스트레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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