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은 참 중요한 시간이야. 직장인한테는 말이야. 거의 하루죙일 일하다가 집에 가는데, 공식적으로 허용된 한시간동안 좀 리프레시를 해줘야하잖아.
근데 어떤 사람하고 밥을 같이 먹으면은, 그 사람은 뭔가 불만이 너무 많아. 막 분노가 장난아닌거야. 이걸 막 풀고 싶어서 같이 밥먹는 상대방한테 막 하소연을 한다?
그러면은 이게 소화가 되겠어? 좀 편하게 밥먹어야지, 누굴 욕하면서 밥먹는게 말이 돼?
그것도 뭔가 혼자인 것 같고 불쌍해보여서 같이 먹어줬더니만, 은혜를 웬수로 갚는거야. 그렇게 철없이 애기같이 누가 자기 괴롭힌다는 식으로, 자기는 아무 잘못없는데 남이 와서 괴롭혀서 죽겠다는 듯이 막 얘기를 해. 근데 자세히 들어보면은 철이 없고, 스스로 그렇게 열심히 하는 편도 아니고, 기존에 일했던데에서 상처를 받아가지고 괜히 쫄아서 방어전을 펼치느라고 그러고 있는거야. 그냥 소심하니까 자기가 원하는 사람들하고 어울리려는 노력도 안하고, 그런 사람을 찾아볼려고 하지도 않고 그렇게 가만히 있으니까 주변에 있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 아니면 그 사람은 내내 괴롭게 일하게 되는거고, 점심시간에도 불만을 내뱉을 수 밖에 없는거야.
그래서 혼자 속으로는 괜히 같이 먹어줬네 하면서 후회를 했지뭐.
이렇게 아무리 겉으로는 멀쩡해보여도, 막상 얘기를 해보면은 도대체 별 경험이 없고, 그냥 인생을 붙박이장처럼 수동적으로 살며, 자기한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날파리들에게 치여서 분노만 가득한 상태인거야.
나같은 경우는 처음에는 그런 사람을 몇년씩 참아주다가 점점 내 스스로 바뀌어야겠다 생각하고는 그런 사람을 만나면은 한 몇번 지나면 그냥 멀리해버리곤 했던 것 같아. 그러면은 내 마음이 불편할 일도 없어지더라구. 만나질 않으니까 말이야.
요즘에 카페에서 책을 읽는데 배는 고프긴 해도 너무 좋은거야. 유익한 내용도 많고, 그리고 존경스럽잖아. 이렇게 지식을 집대성한 사람이 있다니 하면서 너무 흡족해하면서 읽고 있거든? 근데 어떤 사람하고는 같이 밥을 먹으면 하는 소리가 그냥 자기가 못나서 자기가 소심해서 수동적으로 당하는 상황에 대한 구차한 나열 같은.. 한국형 에미넴의 랩을 실시간으로 들으면서 밥을 먹어야하는거야.
예전에 독일인가 술집인데 막 하드락음악 크게 나오는 술집이 있었거든? 거기서 배고파서 안주를 고기같은걸 시켜먹었는데, 그걸 먹는데 하드락이 나오는거야. 거의 데드락 수준의 하드락을 들으면서 스테이크를 먹는데 너무 힘든거야. 거의 그런 수준의 인간들이 있어. 밥을 먹는게 아니라 하소연의 장으로 이용하는거지. 나라는 사람을 계속 볼 것도 아니고, 일하는 동안 잠깐 볼거고 뭐 딱히 나한테 잘해주는 것도 없는 주제에 밥먹는 시간동안 자기 힘든 얘기만 데드락커처럼 막 쏟아내면은 내가 밥을 먹는게 내 돈내고 그렇게 밥을 먹어야겠어?
데드락을 들으면서 밥을 먹기가 참 쉽지가 않다구.
그래서 그 사람이 혼자이고, 저렇게 항상 힘든 모습이고, 지쳐있고, 괴로워하고, 실제로 얘기해봐도 괴로울 뿐이고 외로울 뿐이구나. 다 이유가 있구나. 그 사람 자체가 비호감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일이 벌어질 수가 없는거였어. 환자인거야.
환자랑 의사가 같이 밥안먹잖아. 환자는 환자 침대에서 혼자 밥먹잖아. 그냥 혼자 먹게 내비두면 되는거였어.
혼자인 사람들은 다 혼자인 이유가 있는거야.
나라는 사람은 혼자 카페에서 노는거 좋아해서 혼자 된거고, 근데 보면은 나 진짜 가만있는데 여기저기서 막 와가지고 밥먹자고 그러고, 뭔가 밥먹자고 유도하는거 있잖아. 자기 요즘 외롭다는 둥 그런거 불쌍한티 내는 상황을 연출해서 어쩔 수 없이 같이 밥먹을까요? 내가 그렇게 물어보게 하더라고. 나는 진짜 가만있었지.
보면은 직장인들은 대부분 직장상사가 문제잖아. 직장 부하가 문제인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은 상사의 비율이 높잖아.
나도 막 불만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전처럼 같이 안어울리고 혼자 책읽는 시간을 많이 가지다보니까 좀 객관적인 상태가 된거야.
나를 힘들게 하는 상사나 동료들하고 밥도 같이 먹고 같이 놀면서, 개인 사생활 얘기도 하면서 정을 쌓으면서, 반면에 그 사람들이 일을 너무 못해서 나한테 피해를 주면은, 정이 쌓인 상태에서 제대로 냉정하게 선을 긋기가 힘들잖아. 그러니까 좀 전보다 덜 어울리는 노력을 하는게 좋은 것 같아. 아니면 그냥 담배를 피는 것도 좋은 것 같아. 스트레스 받아서 화병으로 죽는 거 보다는 그냥 담배를 피고 있다보면은 뭐든지 괜히 다 스르르 풀리는 경우가 많더라고. 직장에서는 내가 똑똑해지는 것보다는 그냥 결국에는 된다는 희망을 가지고 몇백번이고 실패를 하러 출근했다는 심정으로 다녀야지 마음이 편한 것 같아. 어차피 내가 부자도 아니고, 부자의 자식도 아니고, 신도 아니고 뭣도 아니고 요정도 아니고 암것도 아닌 그냥 백년 노예로 태어나가지고, 우리 부모님은 왜 내가 태어났고, 어떻게 키울 건지 아무 생각도 없고 그냥 낳은 자식은 사막에서도 잘 살아남아야한다는 그런 소리나 하면서 자기 인생 즐기고 그러잖아. 그런 백년노예인 상태에서 생명을 부지할려고 어떤 직장같은데 들어간거지. 먹고 살려고 말이야. 나같은 암것도 아닌 지푸라기 같은 존재가 말이지. 그런 존재를 직장에서 받아주기까지 했고 말이야. 그리고 나는 뭔가 뛰어나지 않으니까 현재도 부자도 아니고, 누가 나를 스카우트하려고 줄을 서서 대기하는 것도 아니고, 유명인도 아니고, 연예인도 아니고, 누가 나 먹여살리겠다고 돈들고 쫓아오는 것도 아니고 그런거면은, 그냥 그 회사에서 주어진 일을 하면 되고, 어차피 내가 제대로 된 인간도 아니다보니까 백년노예로서 일하는거잖아. 그런 백년노예들이 모여있는 회사인거잖아?
거기서 뭘 바라겠어. 무슨 상식과 예절과 윤리와 정의를 바라겠어.
그러니까는 마음이 편해지더라고. 나도 별거아니고, 그들도 별거아니라서 우린 너무 그냥 환자같은 존재들이라 서로 이해도 못하고 말도 안통하고, 괜히 함부로 대하고, 속으로는 서로 마음에 안들어서 더더욱 함부로 대하고 말이지. 무시하고 말이야. 그냥 다 똑같은 백년노예인데다가 서로 마음에 안드는게 디폴트 값인거야.
뭐 대단한 사람하나가 없는게 바로 직장인 것 같아. 그러니까 직장을 다니겠지. 자기 자유시간을 다 반납하고 어딘가 들어가서 헌신하는거잖아. 거기서 뭐 아무리 자유를 추구한다고 하고, 권리를 추구한다고 한들 그냥 노예인거야.
그리고 막 직장이라는데에 다니는 사람들은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들 말이야. 뭐가 막 상사가 힘들게 하고, 뭐 못하게 한다고 하고, 눈치준다고 하고 그러잖아. 근데 내가 공장이라 물류센터랑 백화점같은데서 알바를 해보니까 거기는 정말 노새같이 일을 시키고, 쉬는 시간도 너무 짧은거야. 완전 기계가 따로 없더라구. 환경도 너무 열악하고, 화장실도 더럽고 말이야.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성격이 진짜 개쓰레기같은 사람도 있고 말이야. 얄밉도록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더라구. 그런데서 일해보면은 상대적으로 사무직은 진짜 천국이지. 근데 막 너무 휘둘리듯이 혼나지 않기 위해서 완벽주의자처럼 일할려고 그러다보면은 과로사로 죽을 수도 있으니까.. 그냥 어차피 지옥같은 곳이잖아. 지옥에서 뭘 완벽하게 해야하고, 뭘 그렇게 막 행복하게 살며, 뭘 그렇게 완성도있게 해야겠어. 뭔가 내가 들떨어져서 사장을 못하고 있으니까는 남의 밑에서 부림받는 신세인거잖아. 그러면 어떻게 해야겠어. 그 조직에서 나를 대접해주는 만큼만, 다른 사람들이 일하는거 평균내서 그만큼만 하면되지 뭐. 에르메스 이런데는 엄격한 기준이 있고 그대신에 거기서 일한다는 것 만으로 인정받고, 월급도 많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좋고 자부심도 느낄 수 있고 존경도 받을 수 있다면야 내가 일하는 태도자체가 예술의 경지에 이르러야하겠지만, 그것도 아닌데, 대접도 안해주는데 뭘 에르메스 공장 직원같이 일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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