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잘해주는 사람은 왜 잘해주는 걸까?
그러면서 나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되었어.
굳이 내 시간 내 돈 들여가며 잘해주는거는 그만큼 그냥 본연의 나자체란 존재는 별로이니까 왠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괜히 돈과 자기 시간을 쓰는 것인걸 수도 있잖아.
사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꼭 사귀고 싶어서 좋아한다기보다는 그냥 그 존재만으로도 멋지고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이 있잖아.
그 사람이 나한테 돈과 시간을 쓰게 하기 위해서 내가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 사람이 멋지기 때문에 배울 점도 있고 해서 좋아하는거잖아.
그렇게 따지면은 굳이 나란 사람도 남에게 시간과 돈을 쓰려고 하기보다는 나를 더 멋있게 만드는데에 돈과 시간을 쓰고, 그래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드는게 맞는 것 같아.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매력도 없고, 좀 어리숙해보이고 바보같아 보이는데 그래서 멀리하고 싶은데 나한테 괜히 막 잘해주고 나하고 같이 있으려고 하는거야. 그러면서 내가 하고 다니는 거를 일일히 다 지적하면서 매일매일 나를 뻔히 쳐다보면서 관찰하듯이 관음증환자같이 그러고 있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야? 그 사람이 나한테 돈과 시간을 쓴다고 해서 내가 좋아해줘야해? 엄청 부담스럽더라구. 자기자신은 돌보지도 않고 대충 살면서 말이야. 같이 다니기 싫을 정도로 매력이 없는 상태에서 남에게만 신경쓰는게 그게 좋은거야? 뭔가 어디가 아파보이더라구.
그런 사람은 굳이 가까이 할 필요도 없고, 그 사람이 뭐 서운해하든지 질투를 하든지 말든지 환자가 앞에서 설친다고 해서 의사가 막 환자한테 휘둘리면서 힘들어하진 않잖아. 어디가 아프네 하고 고쳐줄려고 하지. 단, 돈을 받았을 때 말이야.
뭔가 내 앞에 이상현상이 펼쳐질 때는, 그 현상의 어떤 재료가 되면 안되겠더라구.
아무리 환자가 내 앞에서 설치고 말고 해도 그냥 지킬 수 있는 선만 지키면서 내 의사표현을 확실하게 하고 냉정한 태도를 보여야하는게 의사잖아. 그렇게 해야하더라구.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아무리 상대방이 불쌍하든지 말든지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만 해야지 뭐. 그 이상을 하면 나도 같이 환자되게 생겼는데 그럼 안되잖아. 의사가 막 자기 몸 뜯어가면서 고치는거 아니잖아. 환자가 막, 신장 이식 수술 받아야하는데 신장이 없어. 그럼 자기 신장 뜯어서 주겠어? 그런 케이스는 전세계적으로 없는 케이스잖아.
선을 지킨다는게 참 중요했어. 근데 나는 어릴 때 그렇게 못해서 배신도 많이 당하고 상처도 받고 그랬던 것 같아. 결국에는 내 잘못도 있었어. 내가 괜히 더 잘해주다가, 나자신까지 힘들어하면서도 희생하듯 잘해주다가 그렇게 된거잖아.
그냥 그러든지 말든지 상관안하니까 시간이 잘 흘러가더라구.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니까 말이야. 이제까지 나는 괜히 희생을 한 것 같은 느낌이야. 그냥 꿀빨 수 있을 때 꿀빨고 말았어야했는데, 괜히 더 열심히하다가 여기저기 치였던 것 같아.
주변에 환자가 많다고 해서, 같이 환자가 되어버리고 말이야. 환자가 많으면 돈받고 치료해줄 생각을 해야지 왜 그랬지? 그때는 왜 그랬는지 몰라. 그러니까 가난한 부모 밑에서 자라다보니까, 내가 이렇게 된거야. 폭력적인 가정환경에서는 성숙한 사람이 되기가 참 힘들어. 내가 그 피해자고 말이야. 나같은 실패자가 애가 없어서 천만 다행이야. 얼마나 애가 힘들게 살았겠어. 나같은 모지리 만나가지고 말이야.
또는 내가 힘들었겠지. 변변찮은 배경에 돈도 없고, 학력도 별로고 키도 작고 얼굴도 못생겼는데 뭘 내가 키우겠어. 빨리 죽는게 맞는거지. 왠지 나처럼 실패자같은 사람들을 주변에서 보거든? 그럴 때마다 그냥, 그래 우리끼리 정상인처럼 살자 그런게 아니고, 그냥 너도 실패자구나..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 사회의 실패자처럼 사는거지 뭐. 하고 그냥 방치하게 되더라고.
내가 할 수 있는거는 열심히 하고, 지켜야하는 최소원칙은 지키고, 오지랖떨지 말고 그냥 사람들과 어울려야할 시간에 겉으로 기뻐하면서 즐겁게 어울리고 말지 그게 다였어. 그리고 굳이 불쌍해보인다고 챙기지 말고 나하고 시간 맞고 원하는게 같아서 같이 노는게 아니고서야 그냥 모르는 사람이고 억지로 같이 어울릴 필요가 없었던거야.
희망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는데 억지로 뭘 만들고 긍정을 찾을 필요는 없더라구.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2) | 2024.06.04 |
---|---|
급변하지 않았던 시대 (1) | 2024.06.02 |
비용절감은 어떻게 해야하는가? (0) | 2024.05.27 |
영화 가여운 것들 리뷰 (1) | 2024.05.26 |
일상에서 줄곧 짓는 표정은 참 중요해 (0) | 2024.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