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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할머니에 대한 추억

by 복gili 2024.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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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보면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할머니에 대해서 너무 좋은 기억만 가지고 있더라구. 

근데 나는 좀 달라. 난 우리 할머니가 싸늘한 최후를 맞는 날에도 같은 방에서 자고 있었거든. 그때 우리 고모가 방 두개짜리 아파트에서 살 때였지. 화장실은 층마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화장실이었어. 연탄보일러를 땠고. 안방에서는 고모하고 고모부, 나와 할머니까지 자고 있고 작은방에서는 아들 셋이 사는 그런 구조였어. 

 

할머니는 여든둘인가.. 그때 돌아가셨는데, 거의 치매로 고생하고 매일 기저귀를 차고 사셔야했지. 너무 끔찍한 최후였어. 그냥 살아있는 동물 돌보듯이 그렇게 억지로 살다가 죽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사회에서 아무런 가치도 없이, 그냥 가만히 있다가 치매 걸려서 가족들한테 짐취급을 받으며 떠넘겨지다가 죽은거야. 

 

그때 장례식을 하는데, 생전에는 별로 관심도 없던 친가쪽 친척들이 막 울면서 슬퍼하더라구. 

그 모습이 너무 끔찍해보였어. 

자기만 생각하면서 잘사시는데 갑자기 죽었다고 하니 슬퍼하는 모습 말이야. 

 

그래서 나는 친척들하고 연락안해. 

근데 사회생활하면서도 왠지 그런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잖아. 

요즘에도 내가 주로 얘기하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보면은 그렇게 좋은 사람은 없는 것 같아보였어. 

그냥 별로인, 갑자기 죽던지 말던지 해도 별로 안타깝지 않고, 이제 죽을때가 되어서 죽었겠지 싶은 사람들인거야. 별로 가치가 없는 평범한 사람들. 그러니까 평범하기가 쉽지가 않다고하잖아. 근데 평범한 사람들은, 사실 별로 가치도 없는 사람들인거야. 

우리 할머니처럼, 더이상 경제적으로 이용가치가 없어지면 그렇게 대충 비닐로 이중으로 싸맨 성인용기저귀를 차고 방한켠에서 살다 죽어야하는 신세가 되는거야. 

 

우리 할머니는 왜 결혼을 하신걸까. 신기하게도 우리 할아버지도 일찍 돌아가시고, 큰아버지도 일찍 돌아가시고, 막내 고모도 일찍 돌아가시고, 우리 아빠도 50세도 안되어서 식물인간이 되고.. 우리 집안은 되게 목숨이 얕은거야. 다들 말이야. 

우리 고모들만 오래 사시는거지 나머지는 결말이 너무 끔찍해. 

 

먹고 살려고 결혼한거잖아. 어떻게 보면.. 

그래서 너무 끔찍한거야. 

 

사랑하지도 않는데 그냥 먹고 살려고 결혼했는데.. 사고든 뭐든 일찍 죽어가지고 낳은 자식들을 어떻게 처리가 안되서 어린 애를 식당에서 일하게 보내고 말이야. 

 

그런 집안의 손녀로 태어난게 너무 끔찍한 것 같아. 

되도않는 암것도 아닌 집안의 자손이라니.. 그래서 나는 가족들하고 연락안해. 알면 알수록 허접한 집안이니까. 

그런 집안에서 아무리 가족들 챙겨봤자인거지. 아귀들 사이에서 아무리 친절하게 살아봤자, 그 사람들 욕구 채우는데에 쓰이는 수준일 뿐이니까. 

 

요즘에도 왠지 그런 사람하고 몇번 얘기도 나누고 잘해주고 그래봤는데 진짜 다 소용이 없더라구. 아귀처럼 스스로의 욕구가 끝이 없고,  자제력이 부족한 사람이 있는거야. 그렇다고 해서 남들해야할거는 다해야하고 하니까 끝도 없는거야. 욕심이. 조금 과하다 싶은.. 굳이? 그런 생각이 들게끔 왠지 지나친 요구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하고 친하게 진내면 지낼수록 나만 피폐하게 변하는 것 같아. 

 

우리 할머니처럼 말이지. 자기는 아무 힘도 없기 때문에 자기보다 어린 자식이든지 뭐든지 함부로 대하고 평생 죽을 때까지 스스로를 책임질 힘도 없는 사람은 아무리 가까이 잘해줘봤자 나만 피곤해지는거야. 괜한 짐을 떠안는거지. 

가족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둘도 없는, 나만 위해주고, 내편이 되어주는 소중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한테는 완전히 짐짝정도밖에 안되는.. 그런 가치가 없는 존재일수도 있는거야. 

 

근데 그렇게 되는 이유는, 평소에 아무 노력도 안하고, 꿈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아무것도 아닌 채로 몸편하게는 살고 싶은 사람들이 타인에게 짐이 되는 존재더라고. 

 

정말 남한테 도움이 되는 존재는.. 상대방한테 부담안되도록 거리를 둘줄도 알아야지. 할말이 있고 안할말이 있다는 것도 알고 말이야. 

 

술을 마시는데 자기가 술에 취했다고해서 되는데로 자기가 술취한건 어쩔 수 없는 필연적 결과이고 왜 그러게 같이 술을 마시고 있었냐, 이렇게 자기가 함부로 술취해서 이렇게 저렇게 해도 상관없어서 같이 있는거고, 그러면 네가 잘못한거 아니냐. 거기 가만히 같이 술마셔준 네가 잘못한거 아니냐는 식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있더라고. 그러니까 얼마나 이세상은 편하게 돌아가는지 몰라. 그런 면에서는 나라는 사람은 진짜 얼마나 평소에 실수 안하려고 정신줄 안놓고 조심조심하면서 살아온거야. 그런 함부로 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같은 사람은 얼마나 열심히 살아온거야? 남한테 피해도 안주고 말이야. 

그런데 나같은 사람은 오히려 자살하고 싶어하고 그런 사람들은 계속 살고 싶어하고 말이지. 

 

우리 할머니가 좀 그냥 결혼안하고, 주식이나 하면서 돈에 좀 밝게 살았으면 얼마나 좋아. 

그렇게 할아버지가 일찍 죽을건데 왜 결혼을 해서 애까지 몇명이고 낳은거야. 

쓸데없이 말이야. 어차피 자식들도 일찍 죽었을 거를 왜 결혼한거야?

제대로 성공해서 사는 자식도 없는 집안 굳이 대를 이을 필요가 없었잖아. 

 

그저 자기가 평범하게 먹고 살고 싶으니까 억지로 결혼한거잖아. 그렇게 노력도 안할거면서 말이야. 

자기가 좀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될 생각은 안하고, 남한테 기생할 생각을 하니까 그렇게 된거잖아. 

숙주가 일찍 죽어버려서 자기 자식을 숙주로 삼는거야.. 

 

그게 너무 끔찍한거야. 어떤 여자들을 보면은, 물론 사회 분위기가 여자를 천대하는 문화가 있다고 해서, 그 문화에 적응해버리면 어떻게하자는거야. 얼마나 우습게 보겠어. 여자를 천대시 하는 문화 속에 적응하면서 살아버렸으니 말이야. 

그런데 거기서 굳이 태어나가지고, 또 이러고 살아야하는거야. 내가 잘한거는 결혼하려고 아둥바둥거리지 않았다는거지. 

근본적으로 나를 무시하는게 저변에 깔린 풍습에 동조한다는게 얼마나 비인간적인거야. 

 

문득 손님이 오면 바닥에서 재우기가 뭐해서, 작은 침대하나를 새로 주문해놨는데.. 정말 어린 시절의 나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던거야. 이런 결정하나하나가 말이야. 하지만 굳이 누군가가 나한테 손님으로 찾아온다면, 나는 어떤 사람을 기꺼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고민도 되는거야. 굳이 왜 내가 그 사람을 우리집에 손님으로 받아줘야하나? 왜 ? 가끔 섹스가 목적인 사람도 우리집에 데리고 오고 그랬지만, 그 사람들은 일회용이었지 두번세번 열번을 넘기도록 초대할만한 가치는 없었거든. 내가 욕망이 있구나 해서 적극적으로 해봤지만, 해보니까 그 사람들이 어떤 친분을 쌓기에는 부족한 사람이었던거야. 자기밖에 모르고, 갑자기 찾아온 행운에 흥분하면서 계속 그 공짜 행운을 누리기 원하는 아귀같은 존재였던거야. 알고보니까. 그런 사람을 가까이 해봤자 나만 바보인거지. 아귀같은 사람은 조금만 상황이 바뀌거나 조건이 바뀌거나 자기한테 조금이라도 손해가 가면은 남한테 함부로 하는 존재들이잖아. 이기적이고 말이지. 그런 사람들을 가까이 해서 뭐하겠어. 일회용은 한번 쓰면 망가지잖아. 그래서 일회용인거야. 근데 나는 사실.. 이런거를 배울 기회가 없었어. 왜냐하면 우리 집안자체가 일회용이었기 때문이지. 

 

할머니는 말년에 너무 비참하게 돌아가셨지만, 그렇게 된데에는 다 스스로가 그렇게 만든거지 뭐. 

힘도 없고, 무능하고, 무지하고, 노력도 안하고, 아무것도 아닌채로 남한테 기생할 생각만 하다가, 조금이라도 자기보다 약한 존재를 발견하면 그 존재가 자기 자식이라도 상관없이 가차없이 이용해버리는 그런 아귀같은 존재였던거야. 그래서 그렇게 죽은거야. 초라하게. 

 

우리 엄마도 에전에 나눈 대화를 생각해보면, 엄마가 스스로를 너무 낮게 평가하는거야. 나같은 사람이 뭘 할 수 있겠어.. 내가 뭘 알겠어.. 하면서 그러는거야. 그런 모습이 너무 허접해보이는거야. 그럼 애도 낳지 말아야지 왜 낳은거야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결혼해서 평생 헤택을 누리기만 할 줄 알았던거야? 이게 바로 위험요소라고는 생각하지도 않고, 플랜b도 생각안하고 아무렇게나 사는 사람의 비참한 최후였던거야. 

 

뭐 어떻게든 되겠지, 잘되겠지 하면서, 망한채로의 삶을 이어가는 사람의 최후는 역시나 비참한거야. 

 

그리고 자기가 힘도 없고, 볼품없고, 체력도 없고, 키도 작고, 암것도 아닌데 자기랑 재혼한 사람이 하는 농장일을 너무 열심히 하는거야. 잠도 못자가면서 말이야. 마치 염전노예처럼 그 상황을 받아들이면서 꿋꿋히.. 갑자기 정신차렸다는듯이 그런 남자를 만나서 개고생을 하면서 그게 뭐 엄청 대단하다는듯이 떠벌리는게 너무 끔찍했어. 

 

자기가 좀 먼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면 안되는거였어? 왜이리 인생이 수동적이야. 그래서 결론이 너무 끔찍하잖아. 

그러니까, 가난한 집안의 자녀들은 제대로된 의사결정력이랄지, 판단력이랄지.. 암것도 제대로 할 수가 없어. 특히나 교육수준이 낮고, 의지도 없고, 본능에 의존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란 사람들은 위험 속에서 사는거야. 

 

별볼일 없는 사람은 어쩌면은 가장 중요한 자리에서도, 자기를 못깎아내려서 안달이 났더라고. 점수 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서도 기회를 박차고 막 부서뜨리고 망가뜨리는걸 즐기더라. 역시나 나는 이번에도, 아.. 내가 불쌍하게 보는 사람과는 굳이 잘 지낼 필요가 없는거야. 하면서 교훈을 얻게 되었지. 이세상에 내가 혼자가 되더라도, 아귀랑은 친구가 될 수 없어. 

지옥을 운영해야할 필요는 없잖아. 이세상에는 지옥을 운영하기 위한 존재들이 있다는게 느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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