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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아침에 웃으면서 일어난 날

by 복gili 2024.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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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은 오해를 해서 그런건지 뭔지 아무튼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기분이 너무 안좋아서 몸도 안움직이는거야. 요즘들어 내가 전하고 달라진 점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요리도 하고 도시락도 싸고 그럴 정도로 활력이 넘쳤는데, 이상하게 월요일에는 내가 왜 살아있나 하면서 너무 슬프기도 하고 기분도 별로고 우울해서 하루종일 일어나기가 힘들었던거야. 

 

근데 또 오늘은 뭔가 다 풀린 것처럼 마음 속이 시원하기도 하고, 이마부분에서부터 미소가 피어나는 그런 느낌이 들어서 일찍 일어나서 창틀도 닦았지. 원래 얼음틀이 여러개가 있는데, 얼음이 다 얼면 통에다 넣을려고 통을 하나 준비해놨거든. 근데 귀찮아서 이제까지 담아놓지도 않고 얼음틀에서 그때그때 꺼내서 쓰곤 했는데 오늘은 통에다가 다 넣어놓고 락스로 얼음틀도 소독했지. 

 

음악도 듣고, 블루베리를 씻어서 내가 만들어먹고 싶은데로 시리얼을 조합해서 먹었어. 

 

참 월요일과는 대조되는 그런 날이었는데 왜그랬을까 생각해보니까, 그 전날에 나는 자기 전에 뮤직비디오를 여러개 봤거든. 마이클 잭슨의 공연도 보고, 퀸의 공연도 보고, 피아노 협주 영상도 보고, 첼리스트의 공연도 봤어. 파가니니 영화의 한장면도 봤어. 마이클 잭슨이나 퀸은 유명하지만 모든 노래가 다 좋지는 않아서 돌려서 보기도 했지. 어제는 경찰서에 운전면허증을 찾으러 갔는데, 운영시간이 지나서 내가 전화한 담당자가 프론트에 맡겨놓고 가야했는데 그냥 퇴근한거야. 면허증이 그 경찰서에 있는지 확인하느라 계속 전화를 했는데 연결이 안되가지고 너무 힘들게 전화해서 다 얘기한건데도 가니까 맡겨둔게 없다고 해서, 그 직원하고 계속 얘기를 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웃긴거야. 경찰서가 왜이리 전화가 안되냐고 계속 물어봤지. 뭐 제대로 되는 일도 없던 날이고 차도 막히고 해서 짜증났는데 그냥 그 상황에서도 티격태격 같이 얘기할 사람도 있고, 얼마전까지만해도 혼자 바빠서 누가 나한테 말걸까봐 너무 경계했는데 어제는 사람들하고 수다도 떨고 그냥 피곤했지만 뭔가 속이 후련하고 시원한 기분이었던 것 같아. 

 

어떻게보면은 나란 존재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나 별일도 아닌 것에 너무 전전긍긍해하고 답답하게 고립되어서 투덜거리기만 한 것 같아. 파도가 치는데 파도를 안타고 파도와 맞서싸우려고만 하는 것 같아. 파도도 어떤 물질들의 종합체이고 그냥 걔네들은 어떤 한 방향으로 크게 움직이는 것일 뿐이잖아. 근데 내가 그 흐름에 동참을 안하고 버티고 있는게 아닌가 싶은거야. 그래서 월요일에 그렇게 내가 힘들었던 건가봐. 

 

어릴 때는 주말이든 평일이든 간에 동네 친구들하고 노는데 최선을 다한 것 같아. 걸어가다가 보이는 친구와 스스럼없이 얘기하고 친해지고 그랬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어떤 틀에 사로잡혀있었던 건지 장단점을 분석하게 되고, 내가 볼 이익이나 피해에 대해 걱정해서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지더라구. 나이가 들어서 조심성이 많아져서 그런가, 그동안 경험했던 데에서 교훈을 많이 얻어놔서 그런가, 그냥 주말이 되면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서 완전 지쳐서 아무것도 안하는거야. 이렇게 단조롭게 살게 되니까 안정적으로 행동하게 되고, 일할 때에도 참 장점이 많긴한데 한편으로는 내가 돌처럼 굳어지는 기분이 드는거야. 

 

예전에 어떤 사람은 나를 너무나 멋진 리조트에 데려가줬거든? 근데 요즘에 만나는 사람은 나하고 어디 좋은데를 가지를 않아. 처음에는 우리는 왜 이렇게 어디 가지도 못하고 그러고 있을까 했는데 지금은 난 이미 그런 경험을 했고, 그리고 그 사람의 존재만으로도 멋진 리조트보다 매력있는 사람이라서 어디 좋은데 놀러가지 않아도 상관이 없었더라구. 정말 물리학처럼이나, 에너지라는건 총합만 충족되면 더이상의 뭣도 없나봐. 사람한테 다 에너지가 퍼부어져서 더 좋은건 필요가 없었나봐. 요즘은 에너지의 양으로 상황을 판단하게 되는 것 같아. 

 

  어떤 사람들은 지구가 감옥인데, 감옥이 되는 이유는 내가 하고 싶은걸 못해서 감옥이 되는거잖아. 

주변 사람도 다 험악하고 죄인들이니까 감옥이 되는거잖아. 

반대의 상황이 되면 지구는 감옥이 아니잖아?

요즘에는 약육강식이란 단어에 대해 생각해보고 있는데, 

매일 고기를 먹으면서도 나는 약자라고 느끼는데, 어떻게 해야지 이런 단어에서 자유로워질수가 있을까. 

지구를 감옥으로 느끼지 않으면서도, 약육의 입장이 아닌 강식의 입장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거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하고 멋진 리조트도 놀러갈려면 내가 얼마나 그릇을 키워야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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