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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매일 밖에 싸돌아다니던 때와 집에만 있는 때를 비교해보다

by 복gili 2024.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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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적당한게 최고인데 내 어린시절은 전혀 그렇지가 못했어. 우리 부모님자체가 극단적이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매일매일 어떻게 상황이 변할지에 대해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친척집에서 눈치밥을 먹으면서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살아왔던거야. 그리고 커서도 직업자체도 프로젝트 단위로 돌아다니는거라서 내 일처럼 할 수가 없어. 항상 내 것같지도 않은 것처럼, 그렇다고 해서 너무 남의 일같지도 않은 것처럼 그 선을 유지하면서 살아야하는거야. 이게 참 사람을 미치게 만들고 그래서 내가 자살하고 싶었나봐. 

 

오늘도 내가 살아있는 걸 저주하면서 하루종일 멍하게 보냈어. 

 

예전에는 내 것이 너무 없었거든. 내 물건이 하나도 없었어. 언제고 어디로든 이사가야했고, 떠나듯이 살아야했거든. 고시원에서 주로 살아왔던 것 같아. 젊은 시절을 고시원에서 보낸거야. 나란 사람은 없었던 것 같아. 그냥 지금도 그렇고 그때도 항상 죽은 사람처럼 살아온거야. 아무 희망도 없이. 근데 너무 신기하게도 그렇게 막 살았는데도 지금 보면은 내 또래의 사람들을 보면, 나보다 가진 것도 많고 책임질 가족도 있는데도 표정이 죽어있더라고. 나는 항상 뭔가 배우고 있잖아. 피아노도 배우고, 학교도 다니거든. 그러면서 일을 하고 있지. 그리고 누굴 먹여살리려고 요리를 하는게 아니라 내가 진짜 좋아서 요리를 하는거고, 좋아서 도시락반찬을 만들어서 매일 아침에 도시락을 싸서 가져가는거야. 

 

그리고 요즘에는 핸드드립도 다시 시작해서, 커피도 내가 만들어가거든.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면 되니까. 저녁에 미리 내려놓고 시원하게 냉장고에 넣어놓고 아침에 가져가면 되니까?

 

암튼 보면은 진짜 나처럼 이렇게 책임질거 하나도 없는 상태가 된게.. 어찌보면은 잘된 것 같기도 하고 말이야. 왜냐하면 젊을 때는 정말 뭔가 뇌가 멍한 상태였거든? 세상이 그리 다 느껴지지가 않았단 말이야. 그때 내가 돈을 많이 벌었다면 좋은 선택을 했을까? 괜한 유혹에 빠져서 탕진을 해도 심하게 탕진하지 않았을까 싶어. 그때 만나는 사람들도 별로 좋지도 않았거든. 

 

지금은, 내가 아무리 주말 내내 혼자있더라고 하더라도, 금요일에 갈데가 집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그냥 누굴 만나지는 않는 것 같아. 아무리 좋아도 안만나. 연락이 와도 안만나. 그냥 집에 있는거야. 집에서 잠을 자거나 요리를 하거나 티비를 보거나 피아노 연습을 하거나 그게 다인거지.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왜이렇게 극단적으로 상황이 바뀐걸까. 코로나 때문에 그렇게 된걸까??

아니면 어떤 희망이 다 무너져버려서 그런건지도 모르지. 이제는 정말로 믿을 것도, 누가 날 구원할 것도 절대 그런건 없고, 나 스스스로가 나를 챙기고 책임지고, 나를 구원하는 것도 구하는 것도 나자신이라는걸 알게 된거지. 그래서 의지할만한 사람도 없는거고, 의지하지도 않고, 기대하지도 않고, 조금이라도 불편하다 싶으면 깊게 사귀지 않게 된거야. 

 

작년인가 일했던 프로젝트에 팀장님.. 그 분이 진짜 같이 얘기를 하는데 말이 너무 잘통하는거야. 일 얘기 외의 얘기는 잘통하더라고. 하지만, 내가 뭐 그리 잘못한것도 뭣도 없는데 갑자기 사람이 확 바뀌어있더라고. 그래서 별로였어. 얘기가 잘통한다고 해서 인맥이든 뭐든 계속 연락하는 것도 아니구나. 일하는데서 알게된 사람은 대화가 잘통하든지 말든지, 서로 이해관계가 안맞으면 적이거나 아군이거나 그뿐이구나 다시금 깨달았지. 그냥 내가 할 수 있는거는, 더운 여름날 다같이 냉모밀 국수를 먹으러 가서 조용히 국수를 맛있게 먹고, 너무 급하게 먹어서 분위기가 어색하다 싶으면 갑자기 내가 큰 소리로 우스꽝스럽게 같이 2차가자면서 농담을 하면서 동료들하고 빙수카페에 가서 맛있는 빙수를 두어개 시켜서 다같이 맛있게 먹고오는거야. 그게 삼만원을 내야하든지 사만원을 내야하든지 말이야.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거는, 나 혼자 먹으려고 커피 텀블러에 싸갈려다가 갑자기 안쓰는 텀블러를 발견하고는 얼음을 가득담아서 동료한테 주고 녹차라도 타먹으라고 하는거지. 아니면 핸드드립 커피도 나만 먹으려고 하다가 안쓰는 텀블러 하나에 더 담아서 같이 고된 전투회의를 해야하는 팀장님에게 전달해주는거지. 이렇게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나누고 분간하고 한계가 있는 사람이 되는 것도 참 중요해. 뭐든지 하려고 하는 것도 바보 같아보였던거야. 근데 왜 그랬을까. 왜 바보같이 굴었을까 했더니, 어릴 때 그렇게 눈치밥 얻어먹으면서 자라와서 그랬던거야. 버림받을까봐 말이야. 실제로 우리 엄마가 나와 우리 오빠를 놔두고 5살때 집을 나갔거든. 그때 우리가 운영하던 중국집에서 일하던 요리사 아저씨가 우리 엄마가 그렇게 집을 나가니까 우리 아빠한테 그만둔다고 하고 퇴근하더라고. 그랬던 것 같아. 이게 이혼사유가 가정폭력이다보니 그 요리사 아저씨도 화가 난거지. 어떻게 보면 정의로운거야. 자기는 그런데서 일하고 싶지 않은거야. 나는 이해해. 그런 직원이어서 너무 감사했어. 

 

무식한 사람이 가질 수 없는 것을 쟁취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무식한 상황을 만들고, 사람들을 폭력적으로 대하면서 결국에는 파국을 맞이하는 것.. 나는 그런 광경을 5살 때 목격한거야. 못난 아버지.. 무능한 아버지.. 폭력적이고, 가치도 없어보이는 사람이 내 아버지라니 너무 창피하다. 

 

난 괜히 태어나가지고, 억지로 이렇게 살고 있지. 살기가 너무 싫은데.. 다들 보면은 불치병걸려서 일찍 돌아가시고 그러는데 나는 왜 이렇게 튼튼한지 모르겠어. 교통사고가 나도 내 앞앞 차나 내 뒤뒤 차가 사고 나고 끝이야. 

 

내가 요즘에 매일 같이 차마시는 남자 동료가 있는데, 그 동료도 나처럼 이혼한 전력이 있는 솔로라 그런지 같은 솔로인 내가 같이 차마시자고 하니까 뭔가 더 진도를 빼고 싶은가봐.  근데 나는 그 사람이 같이 차마시는거 이상으로는 가치가 없다 판단이 되니까 술을 마시자는 듯이 나에게 얘기를 해도, 나는 오히려 다른 노처녀 팀장을 가리키며 그 사람하고 술마시자고 하라고 계속 부추기거든. 당신이 희생하면 모두가 편하게 살 수 있다면서 농담을 하지. 같이 차를 마시는데에는 편한데 그 이외에는 다 불편하더라고. 별로 그리 좋아보이지도 않고, 차라리 조폭이였으면 했는데 그것도 아닌거야. 엄청 강한 사람이면 그런 사람들은 자기보다 약한 사람한테 함부로 안굴고 순수해지는 편이잖아. 난 그런 사람들이 좋고 그런 사람들을 돕고 싶어. 그 사람들은 싸우느라 상처가 많을텐데, 내가 다 치료해주고 싶더라고. 하여튼 되게 겉으로는 사납게 생겼는데 계속 얘기해보면은 그것도 아닌거야. 생기기만 사나울 뿐이지, 그뿐인거야. 그냥 평범한 사람이더라고. 자기 잇속 챙기는 그런 사람하고는 굳이.. 그런 사람이 수두룩한데서 일하는데 굳이 유독 같이 잘 지내고 싶지 않더라고. 

 

하여튼 요즘에는 내가 여기저기 가고 싶은데를 다 가보는 것도 아니고, 노는 것도 아니고.. 주말에는 쥐죽은듯이 집에 붙어서 쉬고, 평일에만 열심히 일하고 조금이라도 책읽고 피아노도 좀 연습하고 그렇거든. 이게 뿌리를 내린다는 느낌인걸까 싶은거야. 우리 식물들도 어떤 애들은 화분밑에 물그릇에 이어진 부직포 조각에 뿌리를 감아서 물그릇까지 뿌리를 내렸거든. 어디 놀러가지도 못하고 이렇게 그냥 내 책상 위에서 사는게 좋은건가? 뭐가 좋다고 저렇게 자라기만 하고 그냥 그뿐인걸까. 싶은거야. 식물들은. 무슨 보람으로 사는거지? 상추는 나한테 뜯어먹히는 재미로 사는거야? 쟤네들은 뭐가 좋다고 저렇게 한자리에서 자라는건가 싶어. 

 

그리고 나는 왜 이렇게 착하게 굴지? 그렇게 행동해가지고 일만 늘어났는데, 이 일은 또 한달내에 끝내야한다고 하고 말이야. 그러면은 추석에 쉬지 말고 일하러 가야하는걸까? 싶기도 하고. 왜 나는 이런 식으로 행동을 한걸까. 어떤 때는 엄청 이기적으로 굴면서도 어떨 때는 세상의 모든 일을 내가 도맡아할 것처럼 군단 말이지. 나도 내 행동의 기준을 모르겠어. 

 

어떨 때는 또 그저 나를 완전 이용하는 것 같은 사람도 좋다고 만나러 가고 그런단 말이야. 왜 그런지 모르겠어. 뭐가 그리 좋은건지 모르겠어. 아마 그런 사람을 만날 확률이 적다보니까 어떤 조건이라도 상관없이 만나고 싶은걸까?

 

이렇게 주말에 쉬게 되면은, 예전에는 진짜 매일 매일 바쁘게 밖에 있었거든? 일을 하든지 여행을 하던지 말이야. 그때와는 다르게 요즘에는 주말에는 집에서 꼭 쉰단 말이야. 하루종일 잠도 자보고 밥도 먹고, 머리에서 냄새가 날 정도로 안씻다가 개운하게 씻고 가만히 뭔가 종합해서 결론을 내리곤 하는거지. 그러면은 이틀동안 마음이 너무 답답했다가 거의 막바지 일요일 밤, 지금쯤이면 이 답답한 마음들이 하나씩 풀리는거야. 

 

그리고.. 나는 진짜 우리 아빠를 용서할 수가 없어. 우리 아빠는 추석에 돌아가셨거든? 10년을 넘게 식물인간으로 살다가 추석때 죽은거야. 냉정하게 말하면 말이야. 그러니까 왜 젊을 때 엄마를 패서 그게 다 인과응보 아니겠어? 왜 그렇게 함부로 설쳐서 말년에 개고생하다 죽었을까. 내가 볼 때는 스스로가 스스로를 벌한거야. 엄마하고 이혼해서 자기 자신한테 화나니까 술담배를 너무 많이 한거야. 중간에 간경화로 병원에도 입원하고 뇌졸증으로 세네번을 병원에 입원했다구. 그때마다 다시 일어나서 혼자 지팡이 지고 다니면서 재활하더니 그래도 술을 못끊어서 결국에 완전히 식물인간이 된 케이스거든. 자기가 자기 스스로를 벌한거라고 밖에는 아무리 봐도 그렇더라. 

 

그러니까 젊을 때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나이들어서 어떻게 되느냐가 결정되는 것 같아. 

하지만 나는 뭐야. 난 왜 투자실패를 하고 난리여서 이렇게 돈없어서 개고생 맘고생을 한건지 참 힘들었어. 

 

암튼 추석이 또 다가오는데.. 난 추석마다 그냥 혼자 있거든. 누구든 만나기가 싫은거야. 우리 집안도 너무 창피하고 그래서 가고 싶지도 만나고 싶지도 않아. 앞으로도 그렇고.. 정말 몇년 내로 죽었으면 좋겠어. 올해안에 죽어도 상관없고 난 진짜 왜 사는지 모르겠어. 잘 못 태어난 것만 같거든. 사람들을 봐도..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그래도 모든게 다 분석될 뿐이고 거기서 아무런 희망도 뭣도 없다 싶은거야. 그냥 뭐든지 이해관계가 있을 뿐이구나 그런 생각이 드니까 너무 짜증나고 이기기 위해서 살아있어야한다는게 너무 싫은거야. 그러면서도 상황이 이해되고 공감도 되니까 뭐라고도 못하겠고 그냥 얼른 그 시간이 지나갔으면 할 뿐이지. 다행히도 이렇게 내가 예민한 상태가 되었을 때 내가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아서 너무 다행이야. 더이상 어릴 때의 나처럼 사람들에 치여서 살지 않아도 되어서 다행이고. 그냥 내가 선택할 수가 있는 상황이 많아져서 다행이야. 앞으로는 점점 내가 선택해야할 상황이 더 많아지겠지? 

 

그럴 때 나는 정말 조심해야돼. 왜냐하면, 우리 엄마 아빠처럼 극단적인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거든. 왜 그렇게 둘이 만나게 되었을까. 그거는 한명이 너무 수동적인 상태여서 그런 것 같아. 어떤 상황이든 간에, 같은 인간이면 둘다 권리가 있는 상태에서 동등한 상태에서 판단을 할 수 있어야지. 그렇지 않으면은 비인간적인 상황인거지. 

 

나는 내가 봤던 그 극단적인 부정적인 상황있잖아. 그런 상황에 놓이게 하고 싶지 않아. 내 선택에 의해서 그렇게 되고 싶지가 않은거야. 그리고 한편으로는 우리 아빠가 큰엄마한테 생활비를 줬단 말이야. 난 그게 이해가 안돼. 자기 자식이나 잘 키울 것이지, 제대로 키우지도 못하는 주제에 다른 자식까지 먹여살려? 우리 외삼촌은 안그랬단 말이야. 자기 딸한테는 대학원까지 보내고 그래도 나한테는 아무것도 대주지 않더라고. 그게 이기적인 부모의 정석이고 정상적인 모습이야. 근데 왜 그렇게 해가지고 그런 싸구려 임대아파트같은데서 살면서 말이야. 자기도 제대로 못챙기는 주제에 남을 도울 생각을 하고 책임지지도 못할 자식을 싸질러서 책임도 못지고 오히려 자기를 돌보게 하는건지 이해가 안가더라고. 나는 그것도 별로 좋은거라 생각안해. 책임질 수 없는 사람을 책임지는 것처럼 바보같은 사람도 없더라고. 자기를 돕지도 않을 사람들을 돕는게 좋은게 아니더라고. 계속 달라고만 하는 사람한테 뭘 줘봤자인거야. 왜 더 안주냐고 원성이 자자하더라. 그게 우리 집안친척들이야.  얼마나 일회용같아. 일회용 젓가락같은 존재들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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