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를 먹을 때, 화목난로에 넣어서 구워먹거나 에어프라이기에서 200도로 40분정도 구워먹는게 다였지, 거기다가 버터랑 설탕을 넣고 구워먹을 생각은 안했거든. 근데 오늘 한거야. 일단 다 익힌 후에 반을 갈라서 버터조각을 넣고 올리고당을 뿌리고 전자렌지에다가 중간세기로 1분정도도 안되게 돌리면 너무 맛있게 변하는거야. 이제까지 왜 이렇게 안해먹었지 싶을 정도로 맛있었어. 그리고 떡볶이 소스는 일단 작은 그릇에다가 고추가루, 고추장, 올리고당, 진간장을 넣고 섞어서 냄비에 물을 넣고 소스를 잘 섞어가지고 잘게 다진 파하고 떡볶이하고 오뎅을 넣고 20분을 약불로 끓이는거야. 그러면 너무 맛있더라고. 처음에는 양조절을 못해서 고추장을 너무 많이 넣었더니 맛이 퍽퍽하고 별로였는데 적당히 넣으니까 달달하니 맛있었어. 근데 떡볶이 국물 소스가 남는거야. 그 국물에다가 냉동 대패 삼겹살을 넣고 후추가루를 넉넉히 뿌리고, 대파를 많이 채썰어서 같이 볶으니까 그것도 너무 맛있더라고.
내가 작년인가 물리학 초보용 책을 사서 열심히 읽고 나서도 사실은 다 이해가 안됐거든. 그 상태에서 요즘에 전기에 대해서 공부하게 되었어. 너무 신기한게 저항이라는게 말이야. 어떤 전기기기든지 간에 수용가능한 전압 크기가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그 회로 기판에다가 저항을 설치해서 과부하가 걸리지 않게 해주는거야. 저항이란 존재는 정말 대단한 것 같아. 근데 걔네들은 알약에다가 양옆에 철사를 붙인 것 같이 생겼거든? 그 알약에는 선이 다섯개 정도 그어져 있는데 각 선의 색깔마다 의미하는 수치가 있다는거야. 너무 신기했어. 옴이라는 분? 그분의 법칙에 의해서 쉽게 얼마만큼의 저항을 설치해야할지를 구할 수 있게 되었잖아. 너무 너무 신기해.
이렇게 기계를 만드는 것도 일종의 요리같은 거겠지? 전자 기계를 구성하는 수많은 부품들이 있는데, 신나게 그 각각의 부품에 대해서 사용법을 익힌 다음에 나중에 고구마 버터 올리고당 구이같이 맛있게 조합해서 만들어보고 싶어. 그리고 떡볶이를 만들어 먹고 남은 국물 소스를 안버리고, 거기다가 제육볶음을 만들어보는거지. 대파를 많이 얇게 채썰어 넣었더니, 대파맛이 많이 나는데 너무 좋은거야. 대파가 참 맛있는 채소였어. 고기가 느끼하지 않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대파는 싸잖아. 아무튼 그랬어.
오늘 설거지를 하는데 문득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건 일종의 착각의 상태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 같아. 예를 들어서 내가 다니는 학원의 선생님을 나는 너무 좋아하는데, 그 선생님 카톡에 받고 싶은 선물 목록이 있단말이야. 근데 나는 이제까지 그것도 모르고 엄한걸 선물했단말이지. 선생님은 다른걸 받고 싶어하는데 좀 민망한거야. 내가 누굴 좋아하는 마음과, 실제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다 맞춰주는거는 다른 것 같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를 어떤 지긋지긋한 일상으로부터 해방해주길 바라는데 나는 그럴 힘도 돈도 없다구. 그런데 그게 사랑하는 마음이야? 상대방이 행복하게 해주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그 사람을 사랑한다고 할 수 있어. 그냥 엄연히 정밀하게 따져 말하자면, 그 사람하고 같이 있는 시간이 좋은거고, 근데 그 같이 있는 시간동안 그 사람이 원하는 모든걸 맞춰주지는 못하고, 그냥 내 형편에 맞춰서 해줄 수 밖에 없고, 그것을 상대방이 인정해주길 바라는 이기적인 마음이 있는거 아닌가? 갑자기 그렇게 현실을 깨달으니까 그래 그럼 나는 그 사람을 완전 사랑하는건 아니네 싶었던거야.
그런데 있잖아. 혼자 있는데, 뭐 할일도 없이 혼자 있는데, 특히나 일할 때든 쉬는 시간이든 간에 굉장히 긴장되고 힘들 때 있잖아. 그때 혼자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을 수 있다는게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인 것 같아.
그래서 사랑에 빠진다는게 참 좋은 것 같아. 고통스런 순간에도 행복한 생각을 할 수 있잖아.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한테도 잘 해주고, 괴롭히는 것도 없구 그냥 멋진 상대방이 되어줄 수 있는 것 같아. 여유도 있고 말이야. 그게 좋은 것 같아. 설거지를 하면서 그런 생각이 왜 들었지 싶었어. 요즘 싱크대에다가 라인 조명을 하나 만오천원짜린가를 사서 붙여놨는데 너무 좋은거야. 요리할 때도 집중이 더 잘되는 기분이야. 라인 조명을 상부장 밑에다가 붙였는데 빛의 위치가 낮아서 그런건지 뭔지 천장에 달린 조명보다 더 멋지고, 눈도 덜 피곤한 것 같아. 그래서 요리하거나 설거지할 때 더 감성적인 상태가 되는 것 같아.
하여튼..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 싶으면은, 꼭 그 사람이 필요한거를 선물해줘야지.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냥 마음만으로도 전달이 가능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증거가 필요한 것 같아. 물리적인 증거 말이야. 물론 보이지 않는 면에서도, 괜한 말을 상대방에게 해서 상처를 주지 않는다던가 하는 기본적인 "사랑하는 사람이 갖춰야할 예의"가 있잖아.
그거는 기본적으로 지키면서도 물리적인 증거도 필요한거야. 큰 선물도 선물이지만, 작은 선물도 좋은 것 같아.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전체적인 사랑도 필요한 것 같아. 그 사람이 처한 환경도 사랑할 수 있는가 하는 전체적인 사랑. 그 사람은 좋은데 그 사람이 처한 환경도 사랑할 수 있어? 그게 불가능하면 정말 사랑하는게 아니지. 요즘에는 그런 생각도 들어. 누군가를 사랑해서 몇년동안 그냥 안만나고 기다릴 수 있을까? 싶은거야. 왜냐하면 그 사람의 환경 때문에 만날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지. 근데 내가 보고싶다고 해서 모든걸 다 무시하고 만나려고만 하면 상대방이 불행해지게 되잖아. 그러면 내가 참아야지. 보고 싶어도. 대신에 그 시간동안에 내가 지금의 나에서 벗어나서, 그 환경도 넘어설 수 있는 상태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야지.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렇게 스스로도 성장시킬 수 있는 힘도 주는 것 같아. 만약에 스스로가 성장하지도 못하면은, 그건 사실 사랑하는 마음은 아니고 어떤 별거 아닌 욕망의 일종인거야. 욕망과 사랑은 엄연히 다른 것 같아. 욕망으로 가득찬 사람은 보기가 흉하지만, 사랑으로 가득찬 사람은 멋지잖아. 어떤 장애물이든지 넘으려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너무 멋있지 않아? 근데 그 이유가 누군가를 사랑하기 때문이라면 정말 멋있는거잖아.
내가 예전에 나보다 어린 사람하고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문득 젊을 때 연애를 많이 해야한다 그런 얘기가 나왔지. 근데 그 친구는 너무 부정적인 거야. 지인이 데이트폭력을 당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연애를 하는게 무섭대. 그리고 요즘 자신처럼 젊은 사람들 중에 괜찮은 사람은 없는 것 같아보이더래. 그게 너무 불쌍한거야. 왜 그런 상황이 된거지? 데이트 폭력을 모든 남자들이 벌이지는 않을텐데 말이야. 그 소수의 남자들 때문에 대다수의 남자들이 지금 욕을 먹고 연애를 못하는 상황인거야? 그러면은 너무 바보같잖아. 대다수의 남자들은 숫자가 더 많은데 지금 소수의 남자들때문에 인생에서 누려야할걸 못누리는 상황이잖아. 그게 너무 싫은거야. 여자도 마찬가지고. 사랑하는 사람하고 꼭 껴안고 팔짱도 껴고 같이 걷고, 그냥 그 무수한 작은 것들이 얼마나 좋은데. 그 순간을 못누리게끔 누군가들이 일부러 그걸 박살낸거라 생각하니까 화가 나더라고.
나이든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이 마음놓고 사랑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줘야지. 공포분위기를 만드는게 아니라. 일끝나고 사람이 지저분해 보이는게 아니라, 일이 끝나도 몸에서 향기가 나고, 매력적으로 보이게 해줘야하는거 아니야? 그런 일자리를 만들어줘야지되는거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사랑에 빠져서 멋있어지고, 매력적이고, 친절해지고, 순해지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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