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사랑하는 사람은 너무 행운아인 것 같아. 자신의 부모님, 형제 자매를 사랑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사랑을 받았다는 거잖아. 근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사는게 너무 힘든거야. 나처럼.
나의 문제는, 아플 때 아프다고 얘기를 못하는게 문제야.
이게 참 문제야. 화날 때 화를 내야지 건강한거거든. 근데 화를 못내면 뭔가 문제가 있는거야. 아픈거야.
그렇게 만든게 내 가족이야. 그 사람들도 그 사람들의 위 가족에게 당해서 그렇게 된거겠지만, 나는 어떻게 살아야해?
근데 문제는 내가 바보같은 행동을 했는데 문득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거야. 아무리 헤어질려고 일년을 넘게 연락을 안했는데도 결국에는 다시 만났어. 원래는 재회는 안좋게 끝난다고 하잖아. 그래서 아직도 긴가 민가 하지만.. 가끔 꿈같은 시간을 갑자기 보내곤 하는데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게 현실인지도 모르겠어.
그리고 나의 현실은 언제나 불편하고, 힘들고 괴롭고.. 어제는 계속 같이 차마시고 담배피는 동료가 갑자기 나한테 버럭 화를 내는데 그 화를 내는게 전혀 맥락에 맞지 않아보이고 오버하는 것 같아보이더라고. 그날 따라 너무 힘들게 일을 했고, 오후에는 그 동료하고는 담배든 뭐든 피지 않았어. 안그래도 계약한 날짜보다 일찍 그만두게 된 동료인데, 내가 전날 선물도 사주고 그랬단 말이야. 그런데 그 다음날 나한테 그렇게 화를 내니까 이해가 안되더라고. 그 동료가 그만둘 때가 되니까 정떼는 시간이 돌아온건가??? 한편으로는 내 대학원 후배님이 나보다 나이도 많으신데 어떻게 알게 되어가지고 둘이서 담배를 피게 되었어. 이제 그 동료하고는 마주칠 일도 없어질 것 같은거야. 아무튼 그런 날 문득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연락이 와서 만나게 되었지. 너무 급작스럽게 하루가 돌아갔지만, 그러니까 누군가에게는 실망을 하고, 누군가와는 새로 시작하고, 누군가와는 또 만나게 되고, 어떤 누군가들과는 즐겁게 대화를 하고, 어떤 누군가와는 이별 소식을 듣게 되고 이렇게 하루가 나와 연결된 사람들간의 감정교류가 장난이 아니었던거야. 뭔 개발자가 뭐이렇게 사람한테 엮이는게 많은지 참. 나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아무튼 하루가 정신없이 흘렀지.
어제는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냈는데 내 일상 자체는 지루하고 공부할 것도 많고, 신경쓸 일도 많고, 하루하루 교통사고로 죽을 각오를 하면서 출퇴근을 해야하고 말이야. 매일매일 사랑하는 사람하고 같이 있을려면 도대체 어떻게 내가 변해야하는 걸까 하고 속으로 이런저런 궁리를 해봐도 답이 안나오더라고.
나라는 사람은, 또 혼자인걸 즐기기도 하니까는 도무지 누군가와 함께 붙어살 수가 없을 것 같기도 해. 그리고 내가 보기에는 역시나, 일하는데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찾기가 힘든 것 같아. 왠지 일하는데서 그런 사람을 만나버리면, 다시는 그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태가 되더라고. 왠지 그랬어. 근데 완전 모르는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을 만나면 겹칠 일도 없고 하니 좋더라고.
아무튼. 또 이런 것도 있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려면, 나라는 사람도 좀 멋져져야해. 나라는 사람이 멋지지도 않고 능력도 없는 상태라면 상대방과의 갭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그 사람이 좋은지도 나쁜지도 모르고, 도와줄 수도 없는 상태가 되는거야. 내가 성격이 좋으니까 상대방이 성격이 좋은지 나쁜지도 알 수 있는거지. 내가 성격이 나빴어봐. 정말 성격이 좋은 사람을 알아볼 수가 있었겠어??? 건강이나 위생문제, 집관리하는 방법, 사회적 위치, 금전문제 등등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경험과 지식이 있는 상태여야지 사람을 만나도 그 사람이 어느 수준인지도 알 수 있더라고. 난 왜 어릴 때 그런걸 가족에게서부터 배울 수가 없었던 걸까. 왜 가족은 그렇게나 가난해서, 나조차도 가난한 사람으로 만들려고 한거야. 그게 너무 싫어. 나는 내가 가장 두려운게 모든걸 아끼느라고 전전긍긍한 상태인거야. 그런 상태가 되면, 주변 사람들한테서는 항상 뭔가를 얻어낼 궁리만 하게 되잖아. 자기가 아껴야하니까 베풀지도 못하는 상태고 말이야.
아무튼 나는 내가 다시는 안만날 사람한테는 은근히 이것저것 잘 사주더라고. 왠지 더이상 만날 일이 없다보니까 그 전까지 나하고 잘 지낸 것에 대한 댓가를 지불하는 느낌으로 그러는 것 같아. 빚을 지는 기분이 너무 싫어서? 그런 것도 있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려면, 일단 내가 매력이 있는 상태여야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기를 주저하지 말아야하고, 싫은건 멀리할 줄도 거절할 줄도 알아야했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한테 모든걸 맞추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걸 계속 찾아다니면서 가끔은 그 사람이 나와 만날 수 없는 상황도 생겨야하더라고. 상대방에게 집착하면 오히려 부담스러워하더라고. 근데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집중하고 있으면 예를 들면, 쇼핑도 하고, 공부도 하고, 공연도 보러다니고, 악기도 연주하고, 요리도 하고 그러고 있다보면은 특히나 일도 열심히 하고 있고 그러면은 상대방이 나를 존중해주고 동경하기도 하는 것 같아. 명품은 만약 명품 옷을 입으면 질감도 부들부들하고 입은건지도 모르게 편한 옷들이 있잖아. 색감도 너무 나한테 잘 맞고 그런 옷이 있잖아. 너무 나하고 잘어울려서 내 옆에 있는게 불편하거나 부담스럽거나 나를 상처입게 하지 않는 옷이 있잖아. 난 그런게 좋더라고. 그런 옷은 너무 비싸. 하지만 그런 옷을 입는게 바로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 것과 같은 것 같아. 왠지 싸구려인 사람들은, 자기를 너무 강조하는거야. 그래서 어울리는게 힘들어. 어울리는데 좀 서로 맞춰주고 참아주는게 그렇게 힘든건가?? 어울린다는 것에 대한 기본 지식아닌가. 맞춰주고 참아주기. 기본도 모르면서 누군가와 어울릴 생각을 하니까 제대로된 인간관계를 맺지 못한 건지도 모르겠어. 우리 엄마 아빠도, 나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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