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믿어야할 때 어떻게 그런 사람을 식별할 수가 있지? 믿을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말이야.
예를 들면은 내가 철물점에 갔는데 젊은 사장님인데 내가 벽돌을 100개를 산다고 해놓고 생각해보니까 남으면 버리기가 힘들잖아. 그래서 50개만 가져간다고 했단말이야. 근데 이게 시간이 지나면은 왠지 다시 가서 가져간다고 해도 그분이 내가 언제 그랬냐고 잡아떼면은 못가져가잖아. 난 왠지 그렇게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오늘 가서 거기서 다른걸 산다고 했더니 50개분의 벽돌값을 빼주는거야. 너무 고마웠어. 그런 사람이 믿을 만한 사람인거지.
그냥 구두로만 다 말해놓은거를 지킨거잖아. 그런 사람은 믿을만한 사람이고 이런 작은 에피소드에도 나는 왜 감동을 하게 되는지 모르겠어.
근데 어떤 사람은 자기 입으로 직접 자신이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하는거야. 근데 얘기를 들어보면은 도무지 뭘 믿어야하나 싶은거야. 자기 가족 얘기를 한다고 해서 믿어야하나? 믿는다는것은 도무지 광범위하잖아. 근데 결국에 아주 초단순화하자면, 저렇게 철물점 아저씨처럼 그냥 50개는 나중에 가져갈게요 하고 그랬는데 그 약속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잖아. 말도 되게 조심스럽게 하고, 겸손하고, 내가 그라인더 사용법 가르쳐달라고 했더니 가져오면 가르쳐준다고까지 했지.
그리고 내가 무거운거 운반할 수레를 고르는데 좀 비싼거 사겠다고 한거야. 근데 다른거는 절반가격도 있다고까지 얘기를 해주는거야. 누가 그렇게 솔직하게 얘기해. 비싼거 팔려고 하지. 그것도 참 마음에 들었어. 충성고객 만드는 영업비법을 어디서 전수받고 왔나봐.
나보다 어린데도 남한테 함부로 말하고, 갑자기 화나서 소리지르고 그런 사람도 있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 저렇게 행동할 수 있지? 정말 대단한데? 속으로 나는 놀랐지. 나이가 들면서 있잖아. 자기 자신을 잘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을 보면은 너무 너무 신기하고 놀랍고 대단하고 존경스럽다니까? 환경의 노예가 아니라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드물잖아.
살면서 나한테 좋다고 하는 사람들 보며는 참 다양했어. 나한테서 어떤 그런 긍정적인 모습을 본걸거야. 하지만 아직 다듬어지지도 않았고, 순진하고 그런 상태인 어린애였지. 나는 참 다행인게, 지금 이 나이인 내가 만만하다고해서 타인을 막대하거나 하지도 않고, 욕망에 의해서 이용하지 않으려고 하는게 다행인 것 같아.
그리고 남한테 가르치듯이 말하는 것도 아무리 그 상대방이 어리다고 해도 그냥 그 순간에 제대로 대응을 못한 것일 뿐인데도 한참 못미치는 사람인 것 마냥 치부하면서 가르치려고 하는 거 있잖아. 하여튼 나이들면은 말조심을 해야해. 최대한 말을 아껴야해. 지난주에는 너무 주변 사람들이 짤리는거를 보면서 내가 충격을 먹었나봐. 오늘 일어나기가 너무 힘든거야. 몸이 아프더라고. 머리가 아프도록 누워있었지. 일어나질 못했어. 내 나이인데, 부양가족이 있는 동료가 갑자기 관두게 되었다고 하는데 너무 마음이 안좋은거야. 어떻게 보며는 냉정하게 보면 그러게 평소에 잘했어야지 왜 짤려 그런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니지. 그냥 마음이 아프더라고. 결혼 못한 내신세도 마음이 아프고 결혼하고도 언제 짤릴지 모르는 일을 하는 동료 신세도 마음이 아파.
그전에는 누가 그만둔다고 하면서 나를 끌고 다니면서 회사욕을 할 때는 오히려 못들은 척하고 일을 열심히 했거든? 지금은 왜 그게 안되는걸까. 이제 얼마 안남아서 그런건가. 가야할 때가 되니까 또 여기저기서 신나게 방해를 하는건가 싶은거야.
하여튼.. 별로인 사람은 대화를 더이상 이어나가기 힘든거야. 그런 사람은 믿을만한 사람인걸까? 나한테 함부로 말하면서도 내가 믿을만한 뭔가가 있는거야? 왠지 그런 사람하고는 다시는 상종을 안해야지만 내 마음이 편해지고, 왠지 그런 사람을 멀리하잖아? 그 철물점 사장님같이 착한 사람이 내 삶에 나타나더라고. 거기 사는 고양이도 어찌나 사교적인지 몰라. 이리와하면은 이리오질 않나.
갑자기 돌변하고, 대화를 할 때 너무 부담스럽고 거리감있고, 생김새도 뭔가 불편하고, 표정도 이상하고, 일하는 것도 너무 이기적으로 하는 사람을 보면은 뭔가 별로야. 믿을 수가 없어. 그러니까 반대로 나라는 사람도 말이야. 대화할 때 일단 쓸데없는 말은 단한마디도 안하게 입단속을 잘해야겠어. 그리고 돌변하지 말아야겠어. 그게 막 참다가 터뜨려도 돌변하는거잖아. 그러니까 참는 상황을 만들면 안되겠지? 차라리 손절을 하자고. 그리고 평소에 좀 못생겼다하더라도 좀 깔끔하게 다녀야돼. 또 표정관리도 잘해야하고, 일할 때도 좀 친절하게 행동하고 말이야. 도와주고 그래야지. 말로만 내가 믿을 만한 사람이다라고 하는게 아니고, 물리적으로 증거를 줄 줄도 알아야지.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의 끝판왕은, 상대방한테 뭘 원하냐고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지.
상대방이 바라는걸 해주는 사람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닌가? 상대방이 원하는거는 하나도 안해주는데 그 사람을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 자기 멋대로 자기 일상에만 맞춰서 남을 휘두르는데 어떻게 그 사람을 믿겠어. 왠지 그런 사람과는 조금 거리를 멀리하고, 아무리 잘생겼다고 하더라도 기대치를 확 낮춰야해.
하여튼.. 생각해보면은 요즘에 내가 직접 공사를 하면서 얼마나 이 일이 힘들고 위험한지 알게 되었잖아. 지금 그라인더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도 너무 걱정이 되거든. 이런 일을 기술자들이 얼마나 음지에서 힘들게 해온걸까. 다치면 그냥 사회에서 고립되어서 완전 가난한 사람으로 전락해버리고 말이야. 예전에 에어컨 설치 기술자들이 20대 젊은 청년 둘이었는데 엄청 열심히 둘이서 설치를 하고 가더라고. 그래서 너무 고마워서 현금으로 5만원을 줬나? 그때 추가 비용 더 드릴게 있냐고 내가 먼저 물어봤거든. 그랬더니 저녁값으로 5만원 달라고 했었던가? 하여튼 그래서 내가 웃으면서 줬던 기억이 나. 둘이서 막 벽을 뚫어가지고 호스를 연결하고 이것저것 했단말이지. 하여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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