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을 만들 때 반죽기가 있어야 편하게 반죽을 할 수 있는데 그게 없으면은 글루텐 조직을 형성하기가 힘들더라고. 글루텐조직이 형성되면은 반죽을 펼쳤을 때 얇은 막이 깔끔하게 보여야하는데 그럴려면 엄청 손으로 쳐대야하는거야. 5분 이렇게? 근데 이게 은근히 힘들어서 요즘에 어깨가 아프더라고. 핸드 믹서로 반죽하는 영상을 봤는데 10분동안이나 반죽을 하는거야. 이것도.
그리고 미리 밀가루랑 물이랑 이스트랑 섞어서 냉장발효를 하루정도 이상 해두면은 이게 묵은 반죽이라고 해서 발효가 엄청 많이 된 상태로 변하는데 일부를 빵반죽에 섞어서 쓰면 빵이 더 맛있다고 해서 엊그제 저녁에 만들어놨지. 난 뭣도 모르고 강력분하고 물하고 설탕, 소금, 이스트를 다 넣고 섞었는데 어떤 사람은 르방이라고 해서 물하고 강력분만 좀 섞어서 며칠동안 자연적으로 공기나 밀가루에 숨어있던 효모가 증식하면서 뽀글뽀글해진 덩어리로 만들더라고. 거기다가 밀가루를 조금씩 추가해주면서 말이야.
아무튼 내가 한 방식으로 이틀동안 두면서 어제 밀가루도 좀 추가해주고 섞어놓고 그랬는데 냄새를 맡아보니까 약간 시큼한 냄새가 나고 뽀글뽀글한 거품이 있더라고. 활동은 한 것 같은거야. 반신반의하면서 얘를 좀 섞어서 반죽을 만들었어. 핸드 믹서도 그냥 안쓰려다가 그래도 제대로 섞어야할 것 같아서 이번에 써본거지.
하여튼 빵을 만드는거는 참 시간이 오래걸리고 이렇게 며칠씩 기다리기도 해야해서 이렇게 되면은 신경이 온통 그 이스트 발효하는거에 집중되거든. 내 인생사의 별 희한한 주변 사람들한테 신경이 덜 쓰여서 너무 좋은거야.
그래서 내가 이렇게 두어달 넘게 식빵 굽기에 몰두한 것 같아. 중간에 마들렌도 만들었는데, 둘다 과하게 익어가지고 타기도 하고 맛도 너무 퍽퍽하고 해서 만들기가 싫더라고. 계란이 두개나 들어가는데 계란빵아니야? 굳이 계란빵은 먹고 싶지가 않아. 식빵도 계란이 하나 들어가긴 하지만 밀가루에 비해서는 적게 들어가는거고, 마들렌은 계란이 더 많이 들어가는 것 같아.
그리고 내가 요즘에 핸드드립방식으로 직접 커피를 만들어 마시는데, 배송비포함 원두 1kg에 25000원 정도 하거든. 한번 핸드드립할 때 30g정도 들어가는 것 같아. 40잔 정도 내려 마실 수 있단 말이지. 그러면은 이게 커피 한잔이 2000원 정도라고 쳐도 8만원이니까 한 5만원정도는 절약되는거잖아. 그래서 너무 좋아. 빵도 식빵은 한 3000원 정도 하거든. 근데 내가 직접 만들면은 아마 왠지 비슷할 것 같은데, 더 맛있단 말이야. 그리고 괜히 더 비싼 빵 안사고 그냥 식빵 만들어서 꿀이나 집에 묵혀있는 잼이랑 같이 먹으면 괜찮더라고.
또 요즘에 내가 밖에 나가서 외식을 안하잖아. 고기도 안사먹고 치킨도 안시켜먹고 그런다고. 그냥 집에서 직접 구워먹거나 만들어먹는데 이것도 한번에 다 못먹잖아. 저녁을 안먹다보니까 과식을 못하겠어. 오늘 아침에도 토요일이라서 아침에 그냥 늦게 일어나서 김밥을 두줄 싸서 먹게 되었는데 배가 너무 불러서 한줄을 남겼어. 근데 저녁에 맥주 같은거랑 같이 먹었어봐. 과식했을거잖아. 저녁을 안먹기로 하면서 부터 식비가 더 절약되는 것 같은거야. 도시락을 싸니까 반찬도 나물반찬으로 바뀌고, 고기를 그렇게 많이 안싸가도 되니까 재료비가 많이 드는게 아니더라고.
사람들하고도 어울리다보면은 편의점가서 뭐 서로 사주고 그러는데 이게 은근히 돈이 많이 들어. 여자들끼리는 또 커피마시러 비싼데 가야하잖아. 돈이 많이 든다고. 매일 출퇴근으로 기름값이 만원넘게 드는데 나도 너무 힘든거야. 그냥 고정지출비가 많이 드니까. 그래서 돈을 왠만하면 잘 안쓰려고 노력하는데도 은근히 쓸 일이 생기더라고. 차도 계속 운전하고 그러다보니까 내부세차도 해줘야하고 이게 다 돈이 들잖아. 예전에 고양이 키울 때에도 어찌나 돈이 들던지 몰라. 이것저것 사주고 싶은 것도 많고 그러니까 말이야.
내 주변에 일하는 사람들은 다들 주식 얘기하는데 예전에는 나도 그런게 좋았지만, 나는 주식이 왠지 곧 완전히 망해버릴 것 같단 생각이 들더라고. 앞으로 사라질 것 중에 하나야. 지금 당장은 안그러겠지. 아주 나중에는 사라질 것 같아. 왜 그런데에 전전긍긍하게 만드는지 모르겠어. 로또같이 내 인생을 어떤 확률에 맡기고 살면서 울고불고 화내고 분노하고 하게 하는게 웃기지 않아? 그냥 적절하게 건강관리하면서, 주말에는 푹 쉬고, 평일에는 열심히 일하고 그돈으로 그냥 살고 싶어. 못살면은 죽으면 돼지. 죽는게 어려울 줄 알았는데 은근히 쉬운 방법이 있더라고. 그게 뭐냐면은 텐트를 하나 사는거야. 그리고 어디 가서 텐트치고, 그 안에다가 등유난로나 가스 난로 키고, 텐트 문 꽁꽁 잠그고 자면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죽는다는거야. 자다가 죽을 수 있는거였어. 꽤 짧은 시간내로 죽을 수 있더라고. 그러니까 그냥 나이 들어서 더이상 일도 없고 그러면은 그렇게 죽기만 하면 내인생이 다 정리된다는거야.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어떤 식으로 살더라도 아무 가치가 없을 것 같아. 그냥 시간 흐르는데로 살다가 가는거 그뿐인거지 대단한게 하나도 없더라고. 외로울 필요도, 걱정할 필요도 없고, 돈때문에 전전긍긍해할 필요도 돈벌려고 용쓰지 않아도 아무 상관이 없었어. 그래서 요즘에는 그냥 암것도 안하고 최소한의 활동만 하면서 사는거지.
일할 때 동료들하고도 굳이 앞으로 몇개월만 있으면 다신 안볼 사람들이라서, 나같은 경우는. 그러니까 아무 얘기 안하고 아무 인연 맺지도 말고 내 일만 열심히 해도 되더라고.
이렇게 심플한거를 가지고 참 질질 끌려다닌게 너무 분하고 짜증이 나.
어차피 뭔가 제대로 이뤄지지도, 내가 원하는거 얻지도 못하고 그럴텐데 뭘 더 전전긍긍해하면서 꿈을 꾸면서 살아야겠어. 이렇게 이상하게 돌아가는데 말이야.
그리고 막상 일찍 일어나니까는, 예전에 왜이리 늦게 일어났지? 뭐가 그렇게 피곤했지 하면서 예전의 내가 이해가 안되는거야. 너무 웃겨. 이렇게 일찍 빠릿빠릿 일어나가지고 도시락까지 싸서 잘 먹고 잘사는데 말이야. 일도 열심히 하고 그러는데 진작 좀 그럴 것이지 왜 그랬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그냥 지쳤었던걸까? 싶기도 하고. 그리고 내가 주변 동료가 마음에 안들면은, 겉으로만 마치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사람처럼 (고객님) 괄호닫고 할말만 하고 그냥 말면 되는 거였어. 너무 편하더라고. 안챙겨줘도 되고, 신경안써도 되고 왜냐하면 그들도 나를 안챙겨주니까 말이야. 그냥 냅두면 되는거를 왜 마음을 썼을까 싶은거야. 그냥 앞으로도 냅둘거야. 어떻게 되든지 말든지 상관없이. 나한테도 그렇게 해준적도 없으니까. 굳이 내가 왜 내차에 태우면서까지 잘해줘야해?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나한테 아무말이나 해대는 사람한테 말이야.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차있고 피곤하고 기빨리는 사람하고는 말한마디도 섞어서는 안됐던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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