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만만한 존재한테 귀엽다고 표현하는 것 같아.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더라고. 그래서 가지고 놀다가 재미없어지면 버리는거지.
이번에는 내가 회식에 갔는데, 거기가 원래 소고기집이거든? 근데 돼지갈비만 구워먹는거야. 왜냐하면 업체 관리자가 그 메뉴만 시켜서 먹으라고 했다는거야. 그래서 처음에는 몇점 먹다가 사람들한테 소고기 1인분 시켜서 나눠먹자고 그랬지. 그러다가 그 얘기가 관리자도 들렸나봐, 왜 그러냐고 나한테 물어보길래 소고기 시켜먹으면 안되냐고 했더니 내가 여자라서 그런지 귀엽게 봐줬나봐. 그러면서 시켜도 된다는거야. 그러면서 자기도 소고기 먹으려고 내가 있는 자리로 오더라고. 근데 술에 취해서 그런지 또 나를 여자로 봤는지 뭔가 말을 시키는데 내 허벅지를 툭툭 찌르면서 말을 거는거야. 거기서 조금 그랬지. 그리고 나서 또 대부분 다 집에 갔는데 반정도가 남아있어서 그런지 그 아저씨가 1.5차를 가자는거야. 2차가 아니라. 나는 안된다고 했지. 그리고 나와서 인사하고 가려는데, 갑자기 또 화장실갔다가 나오더니만 노래방가자고 하는거야. 나는 차도 어중간한데다 주차하고 와서 바로 가긴 했지만, 좀 그 상황이 깔끔하지가 못해보였어.
아무튼 내가 소고기좀 먹자고 했을 때 그러자고 한거는 너무 좋았는데, 그 이후가 별로더라고.
근데 예전에 나를 좋아하던 남자가 있는데, 그 사람이 나한테 귀엽다고 하는거야. 그래서 왜 그렇게 얘기하냐고, 나한테 귀엽다고 하는거는, 그냥 어린애로 보이니까 그런거 아니냐 그랬지. 근데 그게 아니라는거야. 남자가 여자한테 귀엽다고 하는거는, 같이 자고 싶다는 뜻이라는거야. 그때 너무 황당했던 것 같아. 실제로도 나랑 못해서 안달인 사람이었던 것 같아. 성욕이 너무 과했어. 그렇기에 귀엽다는 식으로 나를 대하는 남자를 믿고 순진하게 따르는거는 좀 그렇더라고.
이런저런 일이 있고 나서부터는, 인간관계에는 항상 일정한 선이 있어야한다는걸 깨달았지.
아무리 좋아도 내 돈과 시간을 쏟으면서 만나지 않는게 좋더라고. 왜냐하면 상대방은 나한테 안그러니까? 그래봤자 만만하게 보니까. 나는 그 사람이 왜 좋은지 잘 몰라. 이게 논리적인 명확한 이유가 있어서 좋아하는게 아니라 그냥 모든 감정의 총 합이 그 사람을 좋아한다라는 결론을 내린 거라서 이게 참 위험하더라고.
그리고 회식때에도, 나는 회식이 너무 오랫만이라서 사실 2차든 3차든 몰려다니면서 놀고 싶었지만 어떤 사람으로 구성되었느냐에 따라서 가야하냐마냐가 결정되잖아. 그래서 안간게 참 다행이었던거지. 고기먹을 때는 내 허벅지를 툭툭 건드리는걸로 끝냈지만, 그 다음에 따라갈 때는 어느 부위를 건드릴지 내가 어떻게 알겠어. 그러면서 술마셔서 기억안난다고 발뺌하고 그러겠지뭐.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 호감이 있고 뭐 같이 자고 싶다고 생각하는 그런 마음은 참 좋은 것 같아. 총체적으로 봤을 때는 그래. 아니, 죽여버리고싶다 그런 것보단 훨씬 낫지. 근데 나는 하여튼 빚이 많다보니까. 원래는 이 시골에 살아도 아무 문제가 안되었던게, 빚도 별로 없고 하니까 돈도 많이 안벌어도 되고 그래서 이 시골에 사는게 아무 문제가 없었단 말이야. 근데 내년까지 갚아야하는 돈이 있다보니까, 갑자기 사는게 피곤해진거야.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이런 좋아하는 감정이나 누군가를 연인으로 사랑하는 마음 이런거는 사치같아. 왜이렇게 힘들게 살게 되었을까.
요즘 미국에서 금리 내린다고 발표하니까 예전에 코로나때도 돈이 많이 풀려서 주식이나 코인도 많이 오르고, 집값도 상승하고 그랬잖아. 그때도 금리가 저렴할 때였지. 은행에서는 나한테 돈빌려준다고 문자가 계속 오고 그랬거든. 그리고 나서 내가 집을 사니까 갑자기 금리가 오르고 집값이 떨어졌지. 근데 내년에는 돈이 풀린다고 그러더라.
돈이 풀리면 돈의 가치가 내려가니까 비트코인이나 금이나 주식과 같은 자산에 몰린다고 하던데, 진짜일까.
하여튼, 귀여운 사람이 되는 것도 참 좋지만, 영화 귀여운 여인도 창녀였듯이, 사회에서 비효율적인 존재이거나 이윤을 챙기기에는 입지가 높지 않은 사람들이 귀엽다고 평가받는 사람인 것 같아. 그냥 좀 보듬어주고 싶은 사회적 약자 수준이지. 기회가 되면 같이 자기도 하고 말이야.
이런 사회에서 귀엽다고 평가받기보다는, 그냥 저 사람은 냉혈안이에요! 재수없어요! 이런 평가를 받는게 낫지 않나. 이렇게 먹고 살기 힘든 사회에서는 그게 낫지.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해서 밥이 나오니 떡이 나오니. 그렇지 않더라고. 누군가가 나를 귀엽게 봐준다고 해서, 내가 취업걱정을 하고 있을 때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 집 대출을 갚아주는 것도 아니며, 나를 괴롭히는 사람을 대신 처단해주는 것도 아닌거야. 저렇게 소고기 사주고 나서 2차 가자고 해서 가슴이나 주물럭 거릴려는 심산이있었는지도 모르는거고 말이야. 그런 식으로 조금은 드럽고 거칠게 부정적으로 생각을 하면서 사니까 내가 그래도 마음편하게 이러고 사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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