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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캐논변주곡 같은 사람을 만났을 때

by 복gili 2024.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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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캐논변주곡 완전 쉬운 버전이긴 하지만, 연습하고 있어. 점점 배울 수록 어려운걸 배우는데 게다가 무슨 음악인지 전혀 감이 안잡히는거야. 동요는 잘 아는데 클래식은 잘 모르는게 아직도 많잖아. 얼마 전에 혼자 음악듣다가 문득 음 악종류를 오케스트라 공연 실황음악으로 바꿔서 들었는데 엄청 웅장하더라구. 직접가서 들으면 감동받을 것 같은 그런 음악 말이지. 몇번 예술의 전당에 가봤는데 그때도 느낀거지만 어떻게 저렇게 실수 안하고 몇시간동ㄴ

 

암튼 캐논변주곡이 잘 기억이 안나는 상태에서 악보만 보고 연습중인데 어렵기도 하고 멜로디가 익숙하지도 않다보니까 운동하는 것처럼 고역인거야. 계속 틀리기도 하고, 내가 생각했던 방식으로 흘러가질 않으니까 말이야. 

 

근데 생각해보니까 내가 예전에는 영업사원이든 판매사원이든 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해야하는게 직업이 아닌이상은 내 주변 사람들하고 잘 안어울렸거든. 어릴 때는 꽤 사람들하고 잘 어울리고, 상대방이 나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더라도 그 사람한테 함부로 대하거나 하지도 않고 무시하지도 않았었어. 그 사람들은 나를 무시하고 피해다니더라도 말이야. 그때는 그게 맞다고 생각했거든. 실제로 지금 생각해봐도 내가 그런식으로 대한게 후회가 안돼. 남한테 함부로 대한 추억은 좋지가 않아. 두고두고 곱씹어봤을 때 내가 너무 역겨워보이는거야. 

 

암튼간에 캐논변주곡이란 음악은 나한테 아무 감흥도 뭣도 없지만, 과제라서 내가 연습하고 있는거일 뿐이거든. 근데 살면서 그런 캐논변주곡같이 불편한 존재하고 겉으로라도 어울리는 척을 해야할 때가 있더라구. 그게 참 중요한 것 같아. 그리고 그 사람앞에서는 별 말이든 불평이든 화든 일차원적으로 안내는게 맞는거지, 그게 다야. 그리고 나하고 오래 갈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서서히 멀어지더라구. 아무리 나한테 연락을 먼저 해도, 나는 안하다보니까 점점 멀어지더라. 별로 그 사람한테 관심이 없어지면, 대화도 점점 할게 없어져서 만나면 어색해지더라구. 그 사람한테 화를 낸다는 것은 일단 관심이 있다는거잖아. 괴롭히는 것도 일종의 관심이 있어서 그런거잖아. 근데 나는 관심이 없잖아? 그럼 연락을 나는 안하잖아. 그리고 생각도 안하잖아. 이 캐논변주곡도 이번에 과제여서 연습하는거지 이제 다른 곡치면은 잊혀지는 곡이잖아. 

 

어디보면은 유튜브에서 보면, 인간관계에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 안받으려면은 또 남한테 무시받지 않으려면은 그 존재감을 드러내야한다고 하잖아. 막 화도 내고 그래야한다고 말야. 그건 진짜 맞는 말이긴하지만, 단기간에 어떤 목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이야 그렇게 하는게 맞지. 또는 단기간만 만날거면은 화도 안내도 돼. 내가 좀 답답하고 억울해도, 화를 내는 것보다는 참는게 낫다구. 화를 내면 스트레스가 주말까지 가더라구. 오히려 화를 안내면 답답하긴 하지만 주말에는 좀 잊혀져. 그냥 너무 과한 상황이 오면은 약간 귀를 닫고 있는게 현명한 것 같아. 

 

예를 들면은, 내가 일하는데에 노처녀가 있는데 나이가 엄청 많은거야. 근데 그 노처녀가 내 자리에 오더니 (나하고는 얘기를 잘 안하거든) 나를 한번 쳐다보고 큰 소리로 "하!" 하고 가는거야. 뭔가 충격파를 주고 가는거야. 근데 나는 그냥 가만있었지. 그러던지 말던지.. 뭔가 내 근처에서 내가 쓰레기 버릴 때 옆에서 같이 쓰레기 버리면서 "쓰레기가 왜이리 많은거야? "하고 혼자 투덜거려. 근데 나는 가만히 있거든. 상종할만한 가치가 없어보여서 말이야. 근데 암튼 그 하 하고 간 다음날에 내가 요즘 추워가지고 스카프를 좀 두르고 있었는데 자기도 스카프를 두르고 있더라구. 그냥 그 스카프 보고 감탄한거지. 아 저런 방법이 있구나~ 그런걸 수도 있지. 

무슨 상황인지 무슨 심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의사는 모든 환자들한테 그렇게 관심이 없잖아. 환자가 내는 돈에 관심이 있는거고, 돈을 내야 치료를 해주잖아. 무료로 치료해주는거는 국경없는 의사회에서만 가능한 일이잖아.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무료로 치료해주는 행동은 오류이자 에러잖아. 그래서 하면 안된다구. 기부를 해도, 그 기부한 금액에 대해서 소득공제를 받을 생각으로 기부를 해야하는게 우리 사회의 매커니즘을 잘 따르는거야. 

 

아무튼 뭐든지 어디든간에 캐논변주곡같은 존재가 있는데, 가끔은 과제성으로 캐논변주곡을 연주해야할 때가 있잖아. 

캐논변주곡하고 대화를 해야할 때가 있다구. 근데 너무 피해다니면, 피아노 못치는 사람되잖아. 내가 칠 수 있는 곡만 치면은 피아노 잘치는 사람이 아니잖아. 

 

그래서 나도 그냥 캐논변주곡이려니 하고 그리 호감가지 않는 사람하고 얘기도 막 해보고 그러는 것 같아. 오늘은 유튜브를 켰는데 외국사람이 한국에 산지 오래되서 그 사람들이 유투버인거야. 한국어도 엄청 잘해. 그사람들끼리 밥먹으면서 하는 얘기를 그냥 찍는건데 확실히 내 주변의 한국사람들이 얘기하는 거랑 뭔가 퀄리티가 달라. 일단은 영상이니까 준비하고 날리는 멘트들도 있겠지만, 내가 이제까지 만난 외국사람들하고의 대화는 진짜 재밌고 순수하고 즐거웠어. 배려심도 있고 착한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아. 나보다 정신적으로 성숙해서 내가 배운 점도 참 많았지. 난 그때 너무 찌질한 사람이었는데 그 사람들은 그런거 전혀 신경안쓰고 그냥 같이 시간보내는 친구라고 생각하고 잘 대해줬거든. 그게 지금도 너무 고마운거야. 내가 말실수할 수도 있고 한국인 꼰대같이 굴었을 수도 있는데도 착하게 잘 받아줬는데 그게 너무 고마웠지. 근데 오늘 영상을 보니까 다시 기억이 나면서 저 외국인들도 타국에 와서 얼마나 많은 눈치와, 답답함을 느꼈을까. 그리고 수많은 한국인 캐논 변주곡같은 사람들을 마주하면서 아둥바둥 살려고 노력했겠지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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