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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파묘 리뷰

by 복gili 2024.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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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파묘를 봤다. 전에 보려고 했는데 밤에 보려니까 좀 무서운거야. 특히나 할아버지가 휠체어에 앉아서 "아버지~"하고 부르는 목소리가 너무 무서운거야. 그래서 보다가 말았는데, 오늘따라 파묘를 봐야겠다 싶어서 제대로 분위기 잡고 편하게 앉아서 티비 크게 틀어놓고 봤어.

 

티빙에서 봤지. 

 

암튼. 파묘를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알아? 진짜 나쁜 존재는 누군가하는거야. 

 

실제로 서로 피튀기며 큰소리로 싸우는 개들은 사실은 투견장에서 싸우잖아. 주인이 있잖아. 주인이 나쁜거잖아. 개가 나쁜게 아니잖아. 사실. 누가 죽든지간에 확률은 50퍼센트고, 둘다 불쌍한 상태인거야. 그런 생각이 요즘 좀 강하게 들다보니까 좀 안타까워. 있잖아. 돈이 문제야 역시. 돈과 힘. 그게 없으면은, 언제나 체스판에서 싸울 준비를 하는 쫄병신세가 되는거야. 그러니까 여차저차해서 우리가 힘이 없으면은, 또 싸우게 되겠지.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티비에 출연하는 출연자들은 언제나 을이지 갑이 아니었어. 갑은 티비에 출연할지 안할지도 결정할 수 있잖아. 

 

하여튼. 참.. 태어나서 보니까, 온갖 갈등에 시달리면서, 우리는 죄인이라는거야. 눈치를 보고 살아야한대. 그렇게 교육을 받은 것 같아. 굽신거리면서 말이지. 티비에 나온 것들은 다 돈하고 연관있는 거다 싶으니까는 이세상이 그리 감흥이 없어졌어. 사람들은 저렇게 막 매도하듯이 몰아대는 자극적인 뉴스를 보면서, 겉으로는 굉장히 공감하고 분노하고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다 알거같아. 실망하고, 피곤해할 것 같아. 나도 그러니까?

 

내가 요즘에 그냥 적적해서 같이 주로 얘기하게된 동료는 말이야. 사실 그리 좋은 사람이 아니었어. 마음이 안가더라고. 그러니까 업무시간 외의 시간에 따로 만날 생각이 없었고, 그런 기회가 생기더라도 취소하고 그랬지. 정말 마음이 있으면은 바로 만났지. 근데 그게 아니니까 아무리 둘이서 솔로라 하더라도 만나는걸 주저했던거야. 어제 산 프랑스 냄비는 말이야. 다른 냄비도 있었고 그 냄비는 더 저렴했단 말이야. 더 기능성이고, 이 냄비는 그냥 이뻐. 작고 귀엽고 빨갛고 그런 냄비거든? 이걸 샀는데 너무 만족했어. 크기도 일인용 요리를 만들어먹을 수 있는 적당한 크기고, 깊이도 마음에 들었지. 이런 냄비 같은 사람이 있으면은 매일 매일 자주자주 연락하고 만날텐데 말이야. 근데 왜 이렇게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는걸까. 

 

근데 이런 생각을 너무나 힘있는 사람들이 하게 되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 생기겠어. 얼마나 많은 사람을 경멸할 것이며, 그 사람들의 목숨은 파리만도 못한거야. 그래서 체스판에서 대량으로 내놓고 학살을 해도 아무 죄책감이 없는거야. 왜냐하면 안좋아하니까. 죽어도 그만인 사람들이니까. 그러니까 내가 잘못 태어난거다 싶은거지. 내가 지금은 안죽고 멀쩡하더라도, 언젠가는 그 체스판에 올려질 운명이잖아. 천한 사람 축에 속하니까. 

 

이런 세상이 너무 싫어. 이 영화보면서도, 참.. 있을법한 일이고, 허구인 일이고 그렇지만은 왠지 시사하는 바가 많은거지. 의미심장하다 이거야. 우리가 할 수 있는건 없어.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는게 세상이 잘돌아가는 지름길인지도 몰라. 괜한 짓을 하니까 세상이 이모양인지도 몰라. 나는 내일 관둔다고 얘기를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문득 영화를 보면서 계속 그래.. 그만둬야겠어.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뭔가 별로다 싶은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만큼 내 인생 갉아먹는 것도 없어. 내가 집에서 맞았을 때, 그날로 그냥 자살을 했어야지 맞는건데, 왜 참고 잘 지내고 그랬을까. 내가 사랑받아야할 공간에서 그런 취급을 받았는데 나는 왜 비굴하게 굴었을까. 아직도 그 여파가 있는 것 같은거야.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함께 있다는거는 참 비극이야. 그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좋다는 말보다 싫다는 말이 더 많이 나오더라고. 그리고 위화감이 드는거야. 거북하고. 불편하고. 그게 바로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드는 부정적인 감정들이지. 그런 감정이 들었을 때에도 괜찮아 하면서 참으려고 하면은, 그건 나도 나자신을 미워한다는거고 함부로 한다는거지. 스스로가 스스로를 미워하는 상태면, 차라리 자살하는게 맞지 않을까. 자신을 함부로 대해서 뭐가 좋겠어. 

그게 뭐가 좋은건지 모르겠어.

어떤 상황에서 그저 적응하기 위해서 자신을 암것도 아닌 행인으로 전락시킨다고 하더라도 그러려니 하고 참고 사는게 나는 아닌 것 같아. 어떤 사람은 애가 있으니까 희생한다는 명분이 있지만, 나는 아니잖아. 애도 없잖아. 그리고 뭐, 내가 귀한 사람도 아니고 돈도 없는데 애를 낳아서 어떻게 키워. 아무도 대신 키워주지도 않고, 대신 키워주는 것도 리스크가 장난아니잖아. 당연한 미래를 예측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있더라고. 엄청 피곤하고 힘들게 살면은 그렇게 되더라. 오히려 편하게 살면은 미래가 잘 예측이 돼. 그리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려고 하지. 근데 그게 아니잖아? 굉장히 허황되고 비현실적인 미래를 그리게 되면서 그때 하는 의사결정이 너무 좇같은 결과를 마주하게 되는거야. 내가 겪었잖아. 

 

하여튼 뭐. 이것저것 주워들은 정보들이 있는데 이 영화까지 합세해서 조합해보니까는 기분이 엿같은거야. 그리고 말뚝이거 있잖아. 말뚝이고 뭐고간에 분단된게 더 잘못된거 아니야? 그걸 누가 만든거야. 그 상황을. 그게 더 큰 문제아닌가. 해결해야할 문제 말이야. 말뚝이 문제가 아닌데 참.. 너무 소소한거에 목숨을 거네. 땅이 작으니까 마음도 작은건가 싶고. 전세계적으로 여기저기 일어나는 어떤 똑같은 패턴들의 사건을 봐봐. 이게 각 개인이 똑똑해서 행하는 일이 아닌거야. 그냥 이용당할 뿐인거지. 티비앞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다 돈하고 연관이 있고, 그냥 돈이 좋구나 그 생각만 들었어. 돈이 없으면은 너무 살기가 힘든 곳이지. 그 도깨비 장군도 은어를 맛있게 먹었잖아. 은어도, 돈으로 사는거야. 돈없으면 은어도 못먹어. 어디서 잡아. 은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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