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프로젝트를 그만두면, 뭘했지? 집에서 잠을 잤나? 그때는 너무 피곤했어. 뭔지 모르겠지만 긴장이 다 풀린 것 같아. 근데 이번에는 좀 달랐어. 왜냐하면 내가 평소에 일을 할 때 말한마디 없이 일을 했는데 그렇다보니까 마음속에 온갖 스트레스가 응축된 상태였던 것 같아. 근데 이번에는 사람들하고 대화도 엄청 많이 하고 담배도 많이 피고 하다보니까 그렇게 오히려 쉬면서 일했는데도 일이 빨리 끝난데다가 여유도 있었어. 그러면서도 피아노도 연습했지, 사이버대학 공부도 했지, 게다가 화장실 공사도 했지, 조명도 달았지, 요리도 막 그냥 김치볶음밥 수준이 아니라 갈비탕 같은 오래 걸리는거 있잖아. 그거를 막 집에 와서 밤 12시까지 끓이고 있었던거야. 그리고 요즘에는 식빵도 두번째로 만들게 된거지.
암튼 오늘은 평일 오전부터 이웃한테 전화를 해서 공사좀 해도 되냐고 허락맡고 엄청 시끄러운 작업을 시작했어. 근데 알고보니까 그 이웃말고도 다른 분들이 집에 계시더라고. 앞으로는 엘레베이터 앞에다가 써놔야지.
일단은 문제가 뭐였냐면 욕조를 제거하다보니까 타일이 좀 깨진데가 있는거야. 그래서 그 타일 있는 쪽 라인을 다 부시기로 한거지. 근데 망치로 하니까 안깨져서 뿌레카라는 함마드릴을 십만원대에 구매해서 이걸로 막 롹커처럼 일렉기타 치듯이 막 들고 부시기 시작한거야. 옆면으로 깨야하더라고. 1자 드라이버 타입의 팁을 꽂아서 하면 됐지. 근데 문제는 그러다가 윗면 타일이 또 깨진거야... 그래서 생각해보니 줄눈을 완전히 분리를 시켜야지 이게 다른쪽 타일에 힘이 전달이 안된대. 그렇게 할려면, 그라인더로 줄눈을 제거해야했어. 근데 그라인더는 너무 위험하고, 날을 체결하는 방법도 몰라서 아까 나가서 철물점에서 배우고 온거야. 타일 날도 하나 사고. 이게 다행인게 그라인더가 무선이라서 사용하기가 수월하더라고. 유선이면 너무 위험했을 것 같아. 처음으로 쓰는건데 사고 없이 줄눈을 완전히 제거하고 뿌레카로 엄청 부셔서 바닥에 막 타일 가루랑 부스러기 떨어진거를 빗자루로 막 다 쓸어서, 다른 철물점에서 산 폐기물 마대자루에다가 다 넣어가지고 쓰레기 놓는데다가 놓고, 거기 마대자루에 써있는 자원순환과에 전화해가지고, 가져가시라고 얘기도 하고 말이야. 그랬더니만 또 다른데서 수거해간다면서 거기다 전화해가지고 또 가져가라고 또 얘기하고 하여튼 평일날 엄청 바빴네. 샤워도 두번이나 해야했어. 머리가 새하얘지도록 먼지가 수북히 쌓였고, 집안에도 그 먼지가 가득해서 로봇청소기를 두번이나 돌렸지. 근데 보니까 로봇청소기 내부에 먼지함에 먼지가 물기가 있었는지 자동으로 빠지지도 못하고 완전 꽉막힌 상태였던거야. 그래서 바로 먼지 다 빼고 이참에 먼지 필터도 새걸로 바꿔줬어. 로봇청소기가 자기 걸레를 세척하는 데가 있거든? 근데 그 세척하는데가 너무 지저분해서 또 닦아줬지.
요즘 내가 잘 샀다고 생각하는 도구가 뭐냐면, 바로 접이식 수레야. 구루마라고 하던가. 근데 내가 산거는 접으면 바퀴까지 다 판안에 들어가기 때문에 차에 싣기가 편하겠더라고. 가볍고. 크기도 괜찮고. 원래 화장실에 조적식 의자를 설치하려고 벽돌을 사놨는데, 타일을 깨다보니까 갑자기 너무 일을 키우지 말자 싶어서 이 구루마에다가 벽돌을 실어서 밖에서 마대자루에다가 다 담아서 버렸어. 그냥 순수하게 타일만 붙일 수 있는 상태로 만든거야.
근데 이게 타일을 부시다보니까, 원래 압착식 시멘트로 타일에 타원형으로 발라가지고 붙이나봐. 뿌레카로 타일만 제거할라고 했는데 그 시멘트 바른 부분까지 부셔져가지고 벽면에 벽돌이 쌓여진 부분까지 노출된거야. 아무래도 여기는 시멘트로 미장을 해서 벽을 가려야겠지? 내가 철물점에 갔는데 옆집이 타일집인거야. 그래서 아저씨한테 그냥 맡기려고 했거든? 처음에는? 근데 아저씨가 엄청 타일작업은 셀프로는 못한다면서, 자기 일정이 있어서 다음주 평일밖에 시간이 안되면, 뭐 이때는 단풍놀이가서 술을 엄청 마셔야해서 안되고 그 다음날은 숙취해소해야해서 쉬어야해서 일 못하고, 너무 상전이신거야. 그래서 그냥 첨에는 그럼 그 다다다음날에 한 60만원대에 카드로 결제 하자고 했는데 생각해보니까 이게 내가 좀만 더 고생하면은 혼자 다 할 수 있을것 같아.
그 아저씨 안불러도 될것 같애. 왜냐하면 이제 타일 부시는거 다 했잖아. 벽면에 시멘트로 평평하게 미장하고, 바닥에 배수구 중심으로 경사지게 시멘트 가루 부어서 물이랑 방수액이랑 섞은 물을 거기다가 좀 많이 뿌려가지고 굳게 한다음에, 다음날에 이제 압착 시멘트에 물부어가지고 그 타원형으로 흙손에다가 담아가지고 타일 붙이고, 그때 타일 스페이스로 간격 조정하고, 그리고 사놓은 타일 커터기로 사이즈 맞춰서 잘라가지고 붙이면 되지 않을까? 싶은거야.
아까는 타일을 막 부시는데, 너무 힘든거야. 몸이.. 그래서 갑자기 현타가 왔어. 이렇게 힘든 일을 왜 했을까. 이제껏 산 공구만 합쳐도 이 돈으로 업체 불러서 이틀만 참으면 다 완성될 일을 왜 이렇게 된걸까 하고 엄청 후회를 했지.
이로 인해서 내가 전기 상식도 알게 되고, 그라인더도 사용할 줄 알게 되고, 뿌레카도 사용할 줄 알게되고 말이야. 컷쏘기도 사용할 줄 알게 되었지. 시멘트 미장도 할 줄 알게 되었고, 하수구 유가에 대해서도 알게 되긴 했어.
내가 이번에 느낀거지만, 내가 하는 일은 이렇게 육체적으로 힘들지는 않아. 근데 이번에도 일찍 일을 그만둘 필요가 없었거든. 근데 왜 그만둔걸까. 다시 생각해봤어. 정말 못할 일을 위에서 시킨걸까? 남의 일 그냥 대충 인수인계 받고 모른다고 해도 상관없었잖아. 그리고 나하고 같이 협업할 사람도 얘기해보니까 엄청 진중하고 일 잘하실 것 같더라고. 내가 겉만 보고 오해했던 것 같았어. 그 사람 인상이 너무 마음에 안들어서 더 일하기 싫은 것도 있었고, 또 한편으로는 평소에 별로 일을 못한다고 생각했던 분이 그만둔다고 해서 그 사람의 일을 인수인계를 받게 된거야. 그것도 싫었어. 내가 좋아하거나 마음에 들거나 아는 사람의 일을 받으면 모르겠는데 그게 아니니까 받기가 싫어서 거부하게 된거지. 그냥 사실 인수인계도 대충 받고 그 후로도 대충 대충 해줬어도 상관없을 건데, 이상하게도 온우주가 나보고 그만두라는 듯이 어쩐지 지난주는 나를 방해하듯이 일이 흘러가고, 내가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과 얘기해야하는 순간이 너무 많아서 내가 그만두고 싶었던 것 같아. 일도 없다고 하고, 내가 한 일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기분도 들었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아. 또 책상에 가끔 지나다니는 엄청 조끔한 검정색 벌레가 또 눈에 띄어서 소름끼친 것도 있었어. 팀장이 갑자기 좌천되고 바뀌기도 해서 더 그랬던 것 같고. 그냥 새로운 팀장은, 일을 엄청 빨리빨리 진행시키는 장점이 있는데 대신에 문제는 너무 과정을 생략해서 상대방을 무시하는 것 같이 그러더라고. 그게 기분이 좋지가 않았어. 일도 막 그냥 무식하게 나눠주고, 갑자기 그냥 해야한다면서 말이야. 만약에 기존 팀장님이 그랬으면 이해하고 할지도 모르겠는데, 바뀐 팀장님이 그러니까 갑자기 하고 싶지가 않았어. 그냥 거부감이 들더라고. 갑자기 자기가 팀장이라면서 와서 일부터 주니까 너무 짜증이 나더라고. 그냥 내가 일이 많다고 엄살을 부릴걸 괜히 일단 일은 다 했다고 해놓으니까 새로운 다른 사람의 일을 주더라고. 또 너무나 주변에 그냥 가만있는 동료가 괜한 업체간의 갈등 때문에 그만두게 된거야. 엄청 기분나쁘게 말이야. 그런 일을 목격하니까 내가 좀 예민해진 것 같아. 새로온 팀장이 그렇게 상황을 만든 것 같아서 기분이 나쁘더라고.
내가 나이가 이제 좀 들었다 생각하니까, 후회되는게 뭐냐하면은, 그러면 내가 좀더 커리어를 잘 쌓아가지고 지금 나이쯤에 자연스럽게 리더가 되어있었으면은 사람들이 얼마나 편하게 일을 했을까 싶은거야. 나란 사람은 그렇게 무시하듯이 남한테 함부로 뭘 시키지도 못하는 스타일이고, 과정을 생략하지도 않거든? 난 진짜 그렇게 일안할거야.. 뭔가 무식하게 일하는 사람 너무 싫어. 멋이 없는 것 같이, 촌스럽게 사는 사람 있잖아. 그런 사람이 되기 싫어.
근데 가끔은 이렇게 오늘 오전같이, 타일을 혼자 부시다가 너무 힘든거야. 왜 내가 이걸 시작했을까 하고 엄청 후회를 했거든. 완전 지쳐가지고 말이야. 근데 좀 쉬다가 라면도 좀 끓여먹고, 밖에 나가서 철물점 가서 그라인더 사용법도 배우고 마대자루도 사와서 일단은 주변 정리를 다 한다음에 다시 시작했더니 잘 되더라고. 역시 청소는 참 좋은 것 같아. 주변 정리 잘하면서 해야지 이게 잘 되더라고.
근데 이게 리더는 참 힘든 점이 뭐냐하면은, 팀원들은 자기 일만 하고 가잖아. 약간 어쩔 때보면은 얄미울정도로 딱 자기일만 하고 그런거야. 나도 그랬어. 근데 나는 그래도 설계도 하고, 회의도 참석해서 되게 잘 들어주고 요구사항도 잘 들어주고 그랬단말이야. 엄청 꾹 참고 일한게 있었어. 근데 이번에 팀장이 바뀌고, 새로운 팀장이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회사에서 돈없다면서 사람을 자르고, 그 사람의 일을 나눠주면서 인수인계를 받으라고 하니까 너무 어이가 없었던 것 같아. 그냥 그런 일들이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는게 나를 엄청 무시하는 기분이 들었어. 그리고 더 무서웠던건 회사에서 돈이 없다면서 나한테 돈을 안줄까봐 그래서 빨리 나오는게 맞겠다 싶었지. 어떻게 그렇게 돈이 없다고 그러는지 몰라. 내가 봤을 때는 돈이 없는게 초반에 너무 많이 써서 그런 것 같더라고.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보면은 야근하는게 좋은가봐. 왜냐하면, 어차피 할 일이 없고 자기 취미도 없고 그러니까, 회사에서 야근도 하고, 밥도 공짜로 먹고, 담배도 막 회사 앞에서 실컷 피고, 술도 회사 돈으로 마시고 그러니까 얼마나 행복해. 하루종일 회사에 있으면 자기가 좋아하는거랑 의식주가 다 해결되나봐. 그래서 회사에 오래 붙어있는거야. 근데 나처럼 피아노도 배우러 다녀야하고, 집에서 갈비탕도 5시간에 걸쳐서 준비하고 끓여서 먹어야하고, 화장실 공사도 손수해야하고, 빵도 막 만들어 먹어야하고, 가끔 공연도 보러 다녀야하고, 공부도 따로 해야하고 그러면은 회사에서 야근하는게 힘들잖아. 그리고 나는 액상 담배를 피니까 차에서 펴도 되고 집에서도 펴도 되거든. 회사에서 안펴도 상관없어. 그리고 술을 많이 마시는거 별로 안좋아해. 머리가 나빠지는 것 같아. 더 감정적으로 변하는 것 같고 말이야. 그래서 정신이 맑은 상태가 좋아. 되도록이면..
그냥 로또가 되었으면은 얼마나 좋아. 얼마전에 로또를 샀는데 안됐더라고. 낙첨됐지. 얼마나 한심해. 내 인생이. 낙첨될 로또를 사고 말이야. 그리고 뭐, 내가 집에서 공사하는걸 주로 같이 담배피던 동료가 듣고서는 자기가 도와줄테니까 20만원만 달라는거야. 근데 그게 너무 한심하더라고. 그 자체가. 그 제안 자체 말이야. 그냥 농담인데 좀 그렇더라고. 결국 그 동료하고는 술도 안마셨고, 여행도 가지 않았어. 둘다 솔로인데 절대 만날 수는 없는 그런 존재였지. 그게 그런 사람을 두고 오만하다고 표현하는 것 같아. 오만한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고 말하는지를 그 동료를 통해서 알게 되었지. 그 사람이 되게 자기가 엄청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행동했단 말이야. 근데 실상 일하는데도 그렇고 자기 신세가 그냥 여기저기 프로젝트 돌아다니면서 쓰이는 노비같은 존재인데 자기 자신은 노비가 아니란 듯이 당당하게 행동하거든. 그게 너무 한심해보이는거야. 자기가 그러면은 뭐 어디 사장이라도 하고 있어야하는거 아니야? 전혀 그렇지 못한 상태이고 처지인데 왜 그렇게 당당하게 행동하지? 그게 너무 꼴불견이었어. 말투도 그렇고 별로였던 것 같아. 근데도 그런 성향이 나하고 잘 맞아서 재밌게 얘기했던 것 같아. 이게 참 아이러니야. 그러니까 나도 내가 오만한 인간이었던 거야. 그러니까 같은 사람끼리 만나서 잘지낸거지. 근데 왜 사람이 오만해지는걸까. 왜 자기 분수도 모르고 행동하게 되는거야? 상황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게 아닐까? 하여튼 그 사람은 절대 손해안보려는 그게 있어서, 나도 똑같이 절대 손해안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 예전에는 내가 좋아하거나 친하다고 느껴지면 잘해줬는데, 지금은 안그렇거든. 근데 너무 간접흡연을 시켜서 그게 미안해서 하나 선물을 해줬지.
오늘은 암튼 이것저것 부시느라고 몸이 너무 힘들고, 새로운 일도 해야하니까 연락도 여기저기 하고 그랬지. 하루가 너무 짧았어. 무언가를 부시는거는 참 힘든일이야. 기존의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붙이는 작업. 그러다가 갑자기 왜 이렇게 됐지 하고 후회도 하고 그러는데, 그때는 좀 쉬면서 밥도 먹고 주변 정리도 좀 하고 그러다보면은 다시 시작할 힘이 생기는 것 같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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