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다섯번째로 식빵을 굽게 되었다. 이번에는 발효를 잘하는게 목표였고, 새벽까지 기다리긴 했지만 발효까지는 잘되었다. 그런데 에어프라이기 조절을 잘 못했다. 이게 140도로 설정했다고 해서 내부온도가 140도로 맞춰지는게 아니고 계속 올라가더라고. 온도를 더 내린 상태로 구웠어야했던거야. 오븐이 아니니까 이게 제대로 온도가 맞춰지질 않네.
보니까 발효시간도 27도로 해야한다고 하는데, 어떤 오븐은 발효온도를 맞춰주는 기능도 있더라고. 그러니까 역시 장비빨이야. 그래도 윗면이 조금 타긴했지만, 나머지 부분은 약한 갈색으로 잘 나왔다. 내가 원하는 겉면의 색이 약한 갈색었거든. 리트리버보다 조금 짙은 갈색있잖아. 그리고 일요일 새벽에 진짜 힘들게 기다렸다가 빵이 나오고 나서 새벽이라서 시끄러울까봐 탕탕 거꾸로 몇번 치는 작업이 있는데 그걸 제대로 못했다. 또 두시간 식혔다가 잘라야하는데 바로 잘랐더니 식빵이 너무 부드러워서 찌그러졌다. 그러니까 이번에 추워서 그런지 발효가 잘 안되서 다섯 시간이 넘게 걸렸지.
나중에는 온돌방에다가 이불로 덮어가지고 발효시켜야겠어. 메주 쑤듯이 말이야.
어쨌튼 너무 맛있었다. 점점 식빵처럼 되어가고 있어. 처음에는 카스테라 같았는데, 왜그랬냐면 버터를 완전 뜨겁게 녹인 상태에서 섞어서 그랬지. 두번째는 완전히 겉면이 타가지고 그냥 그 자리에서 다 파먹었던 것 같아. 세번째 네번째 중 하나는 덜 익어서 일단 냉동실에 넣어놓고 한덩이씩 꺼내서 에어프라이어에 구워먹었는데 맛있었어.
이게, 반죽을 탁탁 치대는 과정이 있는데 그때 글루텐이 형성되더라고. 근데 그 치대는 과정을 1차 발효 전에 10분 이내로 하여튼 오랫동안 쳐대야지만 글루텐이 형성되더라고. 집에 있는 작은 휘핑기에 반죽기 팁이 있긴한데 이건 반죽 기능을 하질 못하는 것 같아. 그냥 섞기만 하는 용도이지 반죽을 치대는 용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손으로 치대는데 나중에 자는데 어깨가 너무 아픈거야. 반죽이 점점 찰기가 붙으면서 치대는 것도 힘들더라고. 저절로 운동이 되었지.
오늘은 자전거를 중고로 살려고 알아보고는 직접 차몰고 만나러 갔는데, 막상 자전거를 타보니까 일단 체인이 휘릭 빠지고, 이게 접이식이라 그런지 너무 흔들흔들 거리더라고. 앞쪽에도 핸들 높이를 조정할 수 있는데, 그부분이 특히나 불안정했어. 그래서 미안하다고 못사겠다고 하고 왔지. 나도 거기까지 가는데 시간걸리고 힘들어죽겠는데, 지금 생각해보면은 안사는게 맞는 것 같아.
이제 본격적으로 이번주부터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 발씻는데 어찌나 편하던지. 욕조가 사라져서 그런지 발씻는게 편하더라고. 욕실을 넓게 쓸 수 있는게 좋은 것 같아. 욕조가 있어서 좋은 점도 있긴 했지만, 그냥 서서 씻을 때는 좀 그랬거든. 내가 직접 고른 유가가 라인으로 된건데 깔끔하니 물도 잘 내려가고 말이야. 내가 힘들게 방수처리도 했는데 아랫집에서 뛰쳐오지 않는거 보면은 방수처리가 잘 된 것 같아.
그런데 여기다가 반신욕조를 설치할려고 주문한게 있는데, 다른데보다 저렴해서 샀는데 왠지 사이즈를 잘못 고른 것 같아. 또는 그냥 사질 말걸 그랬다 싶기도 하는거야. 왜냐하면 욕실에 아무것도 없으니까 편하더라고. 여기다가 목욕탕간 것처럼 작은 욕실 의자 놓고 세숫대야 놓고 씻으면 좋을 것 같은데 욕조가 작은거라고 하더라도 들어오면 또 부대끼잖아. 갑자기 고민이 되는거야. 다 주문해놓고. 좀더 생각해보고 했어야했는데 여기를 거의 두달만에 고쳤다는 기쁨에 성급하게 주문해버렸지.
오늘도 이렇게 시간이 지나서, 씻으면 12시가 되는데.. 매일 매일 이렇게 새벽 5시 반에 일어나는데, 너무 힘들어. 회사 가서는 또 아무일 없는 것처럼 열심히 일해야하고, 왠지 빨리빨리 끝내야하는 입장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부담스러울 뿐이야. 또 빨리 빨리 끝내면서도, 주변 사람들 속도에 맞춰서 끝내야하니까 그것도 눈치보이고 말이야. 그러고보니까 너무 웃긴게, 예전에 어떤 사람이 기획을 해서 나한테 문서를 줬거든? 그거보고 개발하라고. 근데 너무 아무 설명도 없이, 아무 밑도끝도 없이 그냥 문서를 줬는데 그 원리를 전혀 알 수가 없는거야. 그 쿼리의 원리를 말이야. 밑도 끝도 없이 자기딴에 완성했다 싶어서 나한테 준거야. 아무 설명도 없이 말이야. 근데 사실상 그 쿼리가 그 회사의 자산이니까 내가 알면 안되는건가? 싶어서 대충 붙여만 넣으면 되는건가? 테스트도 안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말이야. 그런데 그건 아니었던 거야. 그냥 그 사람이 남한테 설명을 잘 못하는 편이여가지고 그냥 일단 나한테 주고 내가 물어봐주길 바란건데, 그게 뭐가 설계자야.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 내가 설계를 한다 쳐도 개발자한테 엄청 설명해줄 것 같은데 그 사람은 안그랬지. 그러고서는 내가 아침에 토스트 먹는데 와가지고 괜히 앞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폼잡다가 커피 사가고 그러더라고. 근데도 그렇게 내 앞에서 왔다갔다하는데도 나는 토스트 먹느라고 아는척도 안했어. 이게 개인적으로 친해지는 게 아니라 그냥 설계자대 개발자로 대화를 하면 될 일을 그렇게 안면을 트는것도 참 웃겼어. 나는 진짜 그때 내가 그렇게까지 설계에 참여해야할 정도면은 열심히 분석해서 했을텐데, 내가 크게 오해했던 것 같아. 분명 그들의 자산이니까 내가 깊게 관여하지 말아야지 그런 생각이 있었거든. 근데 한편으로는 내가 바보였지. 당연히 잘 분석해서 가독성있게 개발을 잘해주는게 당연한거지, 왜 내가 그렇게 최대한 깊게 관여를 안하려고 했었을까. 아무래도 설계를 잘 안해봐서 그런 것 같아. 개발만 하다 보니까 그런거야. 근데 전 프로젝트에서는 엄청 분석을 많이 했거든. 그게 너무 재밌었어. 오류도 나고 그래도 계속 개선하면서 완성하니까 좋더라고. 큰 흐름을 만들어서 하나씩 살을 붙이고 조정하는 작업이었고, 그 경험이 참 나한테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 지금 일하는데에도 엄청 도움이 많이 되지. 하여튼 힘들게 고생하면은 나중에도 그게 다 도움이 되는거야. 이렇게 식빵도 다섯번째로 만들어보니까는 점점 나아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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