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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걷기 운동

by 복gili 2025.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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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꽤 많이 걸어다녔는데. 그때 서울에서 살았고, 차가 없어서 엄청 걸어다녔지. 한강 가까이 살아서 한강 구경하며 산책도 많이 했어. 석촌호수 근처에서 일할 때 점심에 한바퀴 돌면 시간이 훌쩍 가더라고. 

 

근데 지방에서 사니까, 여기는 걸어다닐데가 없거든. 인도가 없어가지고 위험해. 버스정류장 근처에 인도가 없었어. 그리고 사망사고 주의 표지판이 빨갛게 있었지. 어느순간 버스정류장 가는 쪽에 인도가 생기긴 했어. 

그리고 여기 건물밖에 걸어다니는 사람들 보면은 조금 무서워. 괜히 나한테 치근덕댈까봐. 내가 사는 빌라 맞은편 빌라의 어떤 강아지 기르는 못생긴 남자가 내가 나갈 때마다 개를 데리고 나오는데 너무 타이밍이 기가 막힌거야. 내가 나중에 밤에 옥상에 올라가서 전화를 하면서 맞은편 빌라에 사는 어떤 아저씨가 옥상에서 우리집을 유심히 쳐다본다고 큰소리로 얘기했더니, 그 사람이 놀라서 창문 밖으로 얼굴을 들이밀더라고. 

 

아무튼 그랬지. 어느순간부터는 나랑 마주치지 않아서 마음이 편하더라고. 그리고 나도 더이상 집밖에 걸어다니지 않고 무조건 차타고 다녀. 

 

그렇다보니까, 내가 하루에 천보를 걸을까말까 하는 지경까지 온거야. 

근데 점심에 좀 걸어다니고, 오늘은 야근할까 하다가 그냥 퇴근하고 나와서 정처없이 이태원에 갔어. 경리단길을 걷고 싶어서 말이야. 내가 필요한게 있어가지고 일단 심야권을 저렴하게 파는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20분 정도 넘게 걸어야하는 데까지 걸어갔단 말이야. 근데 너무 웃긴게, 서울인데 거기는 정말 산동네인거야. 그냥 잘살 뿐이지, 너무 너무 경사진 동네더라고. 내가 오늘은 운동화가 아닌 뒷쪽이 터져있는 스니커즈를 신고 갔거든. 뮬이라고 해야하나, 갑자기 명칭이 생각이 안나는데, 스니커즈와 슬리퍼가 결합한 형태인 신발이 있거든. 그걸 신고 요즘 회사에 가고 있어. 왜냐하면, 슬리퍼를 신고 일하는게 조금 그렇더라고. 슬리퍼 신었다가 운동화 신었다가 하는게 귀찮아서 그 둘의 결합적인 디자인의 신발을 신고 있어. 그게 오래 걷기에는 좋지가 않은데, 어쨌튼 장시간 일하는데에는 괜찮더라고. 요즘 운동화신고 일하고 와서 집에 오면은 발냄새가 장난이 아닌거야. 

 

아무튼 그랬지. 그래서 그 슬리퍼같은 스니커즈를 신고 이태원의 그 엄청난 경사진 동네를 걸어올라가고, 또 걸어내려가서 겨우 내가 원하는 곳에 가서 사고 싶은거 사고 왔지. 그 동네는 진짜 차가 없으면은 너무 불편할 것 같아. 

 

암튼, 그래서 오늘 엄청 걸었어. 요즘에는 동네에 가다보면 보이는 야외 운동기구들 있잖아. 그것도 다 이용해보고 있지. 왜냐하면 우리동네는 없으니까. 왠지 좋아보이는거야. 서울에 살때는 그게 흔했고, 노인분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해서 사용을 안했는데 우리동네에 아예 없다보니까 밖에 그런게 보이면 다 사용해보고 싶어. 우리 동네에는 헬스장도 없단말이야. 있어도 막 너무 오래되서 땀냄새에 쩔어가지고 별로야. 한달 끊어놓고 하루 가서 해보니 너무 별로여서 다신 안갔지. 

 

그래서 차라리 그렇게 야외에 있는 운동기구로 운동하고 스트레칭도 하고 너무 좋더라고. 

이렇게 할머니가 되어가는 것 같아. 

 

그리고 집에서도 그냥 앉아있었는데, 오늘 가구배치를 좀 바꿨지. 약간 서서 밥도 먹고 술도 마시는 바같이 만들어서 티비보면서 서서 와인도 마시고 그러고 있어. 테이블이 낮으면은 앉아있을 때는 편한데, 점점 처지더라고. 자꾸 눕고 싶고. 

 

근데 키높이 테이블에 서있으니까 괜히 운동도 하고 싶고 춤도 추고 싶어서, 예전에 집에서 운동할 때 신던 운동화도 꺼내 신고 그랬지.  

 

예전에는 집에 오면은, 스트레칭하고 운동하고 그러면 두시간이 훌쩍 지나갔는데 어느순간부터 또 안하게 됐어. 

다시 시작해야지. 작년에는 주로 앉아서 하는 취미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 근데 그냥 다 때려치고, 아무것도 안했는데 요즘에. 지금은 갑자기 운동도 하고 싶고, 낯선 동네 탐험도 하고 싶고 그렇게 된 것 같아. 

 

며칠전에는 페라리란 영화가 개봉해서 보러 갔거든? 통신사 멤버쉽이 VIP인데 이게 일년에 6번 혜택이 있어. 이걸로 영화를 공짜로 볼 수 있더라고. 그래서 한번 쓴거지. 1월부터. 

이 통신사는 매달 15일 이후에 여기저기 할인해주는 쿠폰도 발행하는거야. 작년에 도미노피자 50퍼센트 할인 쿠폰을 받아놓고서는 정작 언제 먹어야할지 시간이 안나가지고 못썼어. 그랬더니만, 이번달로 넘어오니까 20퍼센트밖에 할인을 안해준다는거야. 작년 말에 먹었어야했는데, 그 쿠폰 나올때 말이야. 

예전에는 이런 혜택이 있든지 없던지 별로 개의치 않고 살았는데, 작년 말에 내가 그 포인트가 십만원이 넘게 있는데도 만원도 안썼다는걸 깨닫고는, 엄청 찾아봐서 이번에는 하나하나 다 써볼려고 그러는거야. 그래서 원래 영화도 안보러 다니는데, 괜히 갔다왔어. 근데 웃긴게, 내가 맨뒤에 양 끝에 두개 자리가 있는데가 있거든. 그러니까 양 날개에 한자리씩 혼자 앉고, 중간에는 검은색 테이블같은게 있는거야. 그래서 설마 누가 저쪽에 혼자 앉겠어 하고 한쪽 자리를 예매해서 딱 앉았는데, 어떤 뚱뚱한 남자가 앉더라고. 그쪽에. 근데 페라리란 영화가 꽤 야했어. 되게 좀 그렇더라고. 

 

암튼, 요즘에는 내가 딱히 뭘해야겠다 하는게 없다보니까, 그냥 이런 통신사에서 제공해주는 할인혜택을 이용하려고 하다보면은 뭐라도 하겠지, 어디라도 가겠지, 그리로 가는 도중에 좀 걸어보겠지 싶은거야. 

 

그리고, 가까운데에 갈 수도 있는데, 굳이 멀리로 가가지고 산동네를 휘젓고 돌아다니면서 어렵게 가기도 하고 말이야. 예전에 집에서 매일 운동하고 스트레칭하고, 줌바댄스도 추고 그랬는데, 헬스장에서도 몇년동안 배우기도 하고 그랬어. 그리고 일년동안 운동을 하나도 안하고 춤도 안추고 살았는데, 어제오늘 다시 춰보니까 전혀 어색함이 없이 재밌게 놀았지. 

춤은 사람을 젊게 만드는 효과가 있어. 

 

새해가 되니까, 사건사고도 많이 생기고, 조류독감도 엄청 아프다고 하고, 미국에는 LA가 산불이 나서 집이 만채가 넘게 불이 났다고 하더라고. 엊그제는 젠슨황이 양자컴퓨터를 까서, 아이온큐가 40퍼센트가 넘게 급락을 했고, 그로 인해서 영국에 상장한 아이온큐 3배 ETF가 상폐를 당했다고 하더라. 40퍼센트 급락이면은 곱하기 3을 하면 -120프로니까는, 그냥 0원이 된거지. 리게팅 컴퓨터도 엄청 폭락했던데, 1년대비 몇백배가 오른 상태인거야. 

 

나는 요즘에는 일하는 사람들하고, 매일 인사도 하고 그러기는 하지만, 예전처럼 따로 만나서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거나 저녁을 먹거나 술을 마시거나 하려고는 안하거든. 나한테 굳이 차마시자고 하지 않는 이상은, 내가 먼저 그러자고 하진 않아. 그렇게 되었지. 그냥 나한테 집중하고 있어. 일도, 깊게 파야하는 걸 맡아가지고 엄청 파고들고 있어. 근데 계약기간이 짧아서 집중이 안되는거야. 그래도 하나 맡았으니까, 주변이 어떻든지 간에, 만들어놓고 가고 싶은거야. 내가 주로 하는 일은 옛날에 만들어진 지저분한 시스템을 최신의 기술로 컨버팅하는 거거든. 그러면서 새롭게 요구사항도 반영하고. 이게 어떻게 보면은 심플하기도 한데, 어떤거는 너무 복잡한거야. 그래서 다 풀어서 하나하나 정리를 하지 않으면은 도무지 나중에 내가 뭘 만들었는지 기억이 안나는 상황이 벌어져. 더 복잡하게 만들어놓기도 하니까 최대한 분석을 잘해야만 하는거야. 

 

영화 페라리에서 보면은, 이게 그 회장님이 결국에 내연녀가 있고 아들이 사실은 두명이지만, 안타깝게 본처의 자식은 병마랑 싸우다 하늘나라에 갔고, 내연녀와는 혼인을 안한 상태로 아들을 키우고 있었던거야. 그 내연녀 분은 자기 회사 공장의 직원이었고 말이야. 기업명도, 회장님 성이 페라리였던거야. 만약에 우리나라에서 김씨 아저씨가 회장이면은, 기업명이 "김"인거야. 암튼, 딱히 돈보다는 멋진 차를 만드는게 더 좋았기에 재정난에 허덕이면서도 경주에 출전하려고 하더라고. 그런게 멋있어보였어. 그리고 쓸데없는 말도 안하고, 아내가 수표를 달라고 해도 그냥 경고만 할 뿐이지 감정적으로 무섭게 대하지도 않고, 함부로 대하지도 않더라고. 그게 영화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내와 말다툼을 하는데, 아내를 존중하면서 대화한다는 생각이 드는거야. 찌질하게 보이거나 하지가 않았어. 그게 참 멋있더라고. 괜한 섹스신도 두번이나 있는데 회장님이랑 본처랑 하는거랑, 레이서하고 여친하고 하는 버전이있는데 그냥 행위만 보여주는거지 여배우를 더럽히는 느낌이 아니었어. 오히려 남자가 벗고 나오지. 카레이서가 홀딱 벗고 뒷모습만 포커스된 채로 여친이 있는 침대로 신나게 가는 장면인데 너무 인상적이었지. 아무튼, 멋있는 사람, 매력적인 사람이 되려면은 쓸데없는 말을 안하고 신중하게 살아야해. 다른 사람 눈치를 보거나, 다른 사람한테 집중하고 관찰하고 험담을 내뱉는게 아니라,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사람이 멋있는 사람이지. 거기 나오는 남자 주인공들은 여자한테 아파트 자가냐고 안물어보던데?

하여튼, 멋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음 좋겠다. 매력적인 사람들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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