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끄럽지만, 프로젝트를 수없이 다녔지. 그런데 안맞아서 중간에 나오기도 하고, 하루만에 나오기도 하고 이게.. 근데 생각해보면은 내가 일한 총 기간이 그래도 15년동안이었으니까. 지금에 와서 내가 만약에 프로젝트 회사같은걸 차린다고 하면 차릴 수도 있을 것 같아. 하도 여기저기 다녀서 어쨌튼 경험이 생겼잖아. 교훈도 얻었고.
근데 나같은 경우는 조금 다른게 뭐냐하면은 그래도 초짜일 때부터 주도권을 가지고 열심히 일했다고.
윗사람들이 잘 받아주기도 했었어.
프로젝트에서 나는 싸우는 사람을 참 많이 봤거든?
엄청 감정적으로 소리지르면서 싸우는 사람들이 많더라고.
근데 어떤 사람들은 그 이유로는 굳이 싸우질 않는거야. 그냥 쉽게쉽게 해쳐나가더라고. 상대방하고 잘 지내면서 그렇더라고. 그게 참 인상적이야. 싸울만한 이유인데도, 안싸우고 잘 넘어가는게 너무 신기했어.
나도 그래서 왠만하면은 안싸우고 때로는 져주는게 맞는거라고 생각하고는 열심히 지고 그랬던 것 같아.
근데 오늘 월요일인데, 갑자기 일을 하는데 계속 내가 예전에 받았던 어떤 설움같은 기억이 생각나면서 우울해지더라고.
이게 져주기만 하면은, 내가 너무 바보가 되고 난 상대방한테 잘해줬는데 그런건 다 생각도 안하고 자기 화나는거에 미쳐가지고 나를 공격하는게 너무 서운한거야.
예를 들면 이런 사람도 있었어. 내가 카톡 선물로 카페 상품권을 선물해 준 상사가 있는데, 그 사람이 카페에 가서 자기가 산다고 해서 가서 내가 먹고 싶은거 골랐지. 그게 4천원짜리 민트쵸코칩인가 그랬어. 근데 그걸 골랐다고 엄청 화가 난거야. 뭔가 내가 비싼걸 골랐다는 듯이 말이야. 나는 그 사람한테 만원넘는 카페 쿠폰을 선물해줬는데 그 사람은 4천원짜리 골랐다고 화나는거야? 알고 보니까 그 사람이 나보다 4살인가? 2살인가 많은데, 그 기업에 정직원으로 취직한거야. 근데 연봉이 너무 짜가지고, 돈에 허덕이고 있었던거야. 아니, 그것도 계산을 못해가지고 아무생각없이 입사해서 그 직후부터 그러고 있냐는거지. 그런 사람도 있었어. 그 사람도 원래 나한테 관심이 있는 것 같더라고. 회식 때 근데 계속 술을 따르게 하는거야.
나는 계속 프리랜서로만 일을 해와서, 그리고 일이 끊겼던 적이 별로 없으니까 그리 힘들게 살진 않았는데 이번에 오피스텔 투자 실패 때문에 빚이 생기면서 힘들었지. 마치 나 죽여버릴려고 세상이 단합해서 괴롭히는 것 같더라고.
근데 안죽고 살아있는 것도 너무 신기해. 일을 구할 수가 없더라고. 어느순간에는. 근데 빚까지 생기니까 현금조달이 힘들어서 긴박했던 때가 몇번이고 있었어.
아무튼 내가 여자잖아. 그런데도 막 소리지르고, 마우스 던지고 그랬단 말이지. 사람들이 나한테. 왜냐하면 내가 주로 못하는 사람들한테 뭐라고 하니까 그 사람들이 할말이 없잖아. 그러니까 나한테 소리를 질러서 해결하려고 하는거야. 내가 할 일이 아닌데 억지로 대충 만들라고 한 문서가 있거든? 근데 원래 그 문서는 나하고 일하는 설계자겸 컨설턴트가 만들기로 했는데 그걸 나한테 만들라고 하는거야. PL이 말이야. 나한테 아파트 자가냐고 점심에 느끼하게 물어보던 2살 어린 남자애가 그러길래, 내가 상황설명을 하고, 내가 설계한게 아니라서 정확하게 쓸 수 없기 때문에 컨설턴트들이 만들어야한다고 했더니 막 소리를 지르더라고. 근데 그때 너무 크게 소리를 지르니까 내 어깨가 경직되는거야. 거기서 싸워봤자 나만 손해일 것 같아서 그냥 가만히 있었는데, 나중에 컨설턴트들이 알아서 쓰더라고. 평소에는 뭐 나한테 관심있는 것처럼 그러더니만 그 문서 안쓴다고 그렇게 소리지르는 건 처음이었어. 개발안한다는 것도 아니고, 내가 쓸 것도 아닌걸 쓰라니까 어이가 없더라고.
근데 나는 요즘 일하는데서 같이 일하는 설계자분이 있는데 너무 좋은거야. 그분이 일이 많고 커버하는 개발자가 많아서 왠만한거는 내가 알아서 분석해서 개발할려고하는데, 처음에 인상이 너무 좋았어. 내가 예전에 방송통신대 다닐 때 선배가 있었는데, 그분이 어떤 대기업의 개발자였거든. 근데 성격이 너무 착하셨어. 근때 착하지만, 똑똑한 착함이라고 해야하나? 논리적인 착함? 그런게 있었지. 그게 너무 인상적이었고 그전에 내가 하던 일은 주로 하드웨어 공장일이라서 거기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하고는 좀 다른거야. 하드웨어 공장에서 일할 때는, 나를 너무 무시하기만 하고 심지어는 윗사람한테 칭찬을 들으면 공장장이 와가지고 나한테 얼마나 잘 아냐는 듯이 계속 뭘 시키는거야. 모르는게 나올 때까지. 그래야지 나를 무시하고, 화를 내기 때문이지. 그런 식으로 일하다가 만나게 된 분이라서 엄청 신기했어. 지식인이구나 그런 생각이 드는거야. 근데 여기 일하는데서도 그분이랑 비슷한거야. 뭔가 알고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고, 사려깊은 사람이 있거든. 그게 지식인이지. 그게 지식인 근로자야. 나는 딱히 그분 말고는 다른 사람들은 별달리 마음에 드는 사람은 모르겠어. 아직 내가 겪어보질 않아서? 살면서 내가 만난 사람들 중에 말투가 인상적이다 너무 좋다 싶으면 나도 모르게 그 말투를 닮게 되더라고, 또는 성격도 닮게 되는 것 같아. 그때당시에는 아니지만, 더이상 그 사람과 연이 닿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보고 싶어서 따라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그거는 좋아하는게 아니고, 어떤 존경하는 마음과 가까운 것 같아. 나는 진짜 어리숙하고 이기적이고 바보같았는데, 어느날 알게 된 사람은 전혀 나와 다르고, 기존에 내가 봐왔던 사람과 다르게 행동하고, 조심스럽고, 매력적이고 그러면 너무 좋더라고. 충격을 먹기도 하고 그랬어. 신선하기도 했고. 그때 당시에는 내가 그 사람에게 그런 얘기조차 하지도 못할 만큼 바보같이 굴었지만, 꼭 좋았던 건 다 기억하고 나중에 나도 모르게 따라하더라고. 내가 잘못한 것도 반성하고 그랬지.
하여튼, 예전에는 나도 성격이 좋지 않았는데 점점 좋아지고 있어. 그렇다보니까 그냥 어깨가 경직되도록이나 큰소리를 들어도, 자존심이고 뭐고 다 버리고 가만있는 편이야. 줄행랑을 칠 수는 없으니까, 너무 없어보이잖아. 마음속으로 도망간거지. 또는 큰 소리를 들어도 그래 때리는건 아니니까 괜찮아 하면서 그냥 하드락을 듣는가보다 하면서 듣고 있어. 그래서 저 민트초코칩 비싸다고 삐진 그 상사가 나한테 엄청 두시간동안 소리를 지른 적이 있거든. 회의실에서, 주로 내가 너무 안일하게 일을한다는게 소리지르는 그 주된 이유였거든. 아니 뭐 그냥 편하게 일하세요 라고 대놓고 나한테 얘기해놓고서는 그래서 좀 편하게 있었더니만 자기보다 어리고 잘생긴 남자직원 편좀 들어줬다고 화가나가지고는 그렇게 하니까 너무 웃긴거야. 그리고 두 시간동안 나한테 소리지르고 나서 웃으면서 뭐라는 줄 알아? 내가 엄청 어리게 생겼다는거야. 그러고 웃으면서 둘이 나와서 잘 지냈잖아.
이해가 안되더라고. 근데 그 새끼가 나를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 근데 우리가 안된 이유는, 그 남자가 너무 못생겨서였어. 무슨 고릴라 닮았어. 그래서 정이 안가더라.
하여튼간에 그랬지.
나는 오늘 진짜 이제껏 내가 참은 것들이 스멀스멀 올라와서 혼자서 짜증이 너무 나더라고. 일을 하는데 막 미치겠는거야. 화가 나서. 근데 왜 그런 상황이 펼쳐진걸까 하고 생각했는데 일단은 괜히 잘지내려고 한 것도 있고, 그냥 조용히 혼자 놀 것이지 괜히 같이 어울리려고 한게 문제였어.
그래서 요즘에는 그냥 혼자서 밥먹고, 혼자서 차마시고, 혼자서 산책하고 그러지. 굳이 동료들한테 같이 가자고 먼저 말도 안해. 같이 어울려봤자, 상대방들은 너무 한심하게 자기 처지하고 나를 너무 비교하는거야. 그게 너무 한심해. 상대방에 비교해서 혼자서 화가 나가지고 나한테 또 함부로 대하더라고. 내가 그때까지 잘해준건 아무 것도 아닌거야. 그래서 앞으로는 잘해줄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고. 어차피 고마워하지도 않고 뒤통수 때리니까 말이야.
그래서 이제까지 여기저기 일해봤지만, 좀 신중한 사람이 좋은 것 같아. 같이 일하는 동료로서 상사로서 말이야.
이성적으로 풀어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좋아. 감정을 내세우기 전에, 아니 감정을 내세우더라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감정을 내세워야지. 저게 2시간동안 화낼 일인가? 싶기도 하고. 나는 이해가 안되더라고.
근데 그전에 뭐든지 그냥 내가 어울리려고 노력한게 죄이고, 누군가 나보다 어린 사람이라서 도와줄려고 했던 선의가 죄인거야. 그런 마음 조차 갖지를 말았어야했어. 그냥 옆에서 강아지가 호랑이한테 잡혀 먹든지 말든지 냅뒀어야했는데 괜히 옆에서 같이 도와주다가 나까지 당한거잖아. 또 관리자가 나만 불렀는데 내 옆에 동료들이 있어서 같이 커피 마시자고 다같이 데려갔더니만, 그 사람중에 어떤 사람이 눈치코치 없이 굴어가지고 내가 화낸 적이 있거든. 굳이 나만 갔어도 되는거잖아. 그냥 이기적으로 행동하면 될 것을 괜히 옆 사람까지 봐주다가 계속 내 앞길만 자꾸 막히고 끊겼던거야.
이걸 몇번이고 깨달으니까 점점 마음의 문이 닫히더라고. 원래는 되게 사람들하고 잘 지내려고 노력하는 스타일이었는데 너무 짜증이나. 계속 휘둘리니까. 바보같이.
요즘에는 진짜 어느누구의 편도 들지도 않고, 어느 누구와도 긴밀히 어울리지도 않고 내 일에만 집중하거든? 그러니까 뭔 일이 생기질 않아서 좋아. 괜한 일이 생기지도 않고 평생 한곳에서 일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남의 편을 들어주려고 오지랖만 안떨면 되는거였어. 뭐 사주지 말고, 나눠주지도 말고 말이야. 전혀 고마워하지도 않고 보답하지도 않으니까. 전혀 도와주질 말아야지, 내가 필요한 줄 알지. 그냥 자연스럽게 먼저 도와주고 그랬더니만 당연한 줄 알더라고.
참, 이런 식으로 내가 변질될 줄은 몰랐네. 이제 절대 예전처럼 잘해주지 않을거야.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한테 말이야.
똑똑한 착함. 이게 너무 대단한거지. 이렇게 되기까지가 참 힘든거야.
앞으로는 누가 죽든지 말든지 안도와줄거야. 그게 죽는게 진짜 죽는게 아니라, 뭔가 곤란한 상황이 되든지 말든지 안도와줄거야. 그냥 일을 죽어라 해야지 그순간에. 혼자 제일 바쁜듯이 일하고 있어야지. 그래서 사람들이 봤을 때, 쟤는 되게 바쁜가보다 그러고 그냥 내비두게 말이야. 괜히 도와줬어. 지금 생각해도 그래.
하지만, 저런 똑똑한 착한 분은 도와줘야지. 일로 도와주려고. 뭐 친해지고 그런게 아니고, 우호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 어떤 사람은 참, 같이 일하면은 일이 잘 흘러가고 힘들지도 않고, 불편하지도 않고 그런 사람이 있더라고. 서로 어느정도 봐주고 도와가면서 맞는 사람이 있어. 그런 사람들하고 어울려 일하는게 가장 좋은 것 같아. 힘들어도 서로 덜어줄 수 있잖아. 근데 그게 아닌 사람들은 서로 엄청 싸우거나 누군가는 누군가를 괴롭히기만 하게 되는거야. 힘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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