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chatgpt 유료 플랜을 해지했다.
처음에 신청할 때는 거의 한달을 기다렸다가 가입하게 되었는데, 몇달 쓰지도 않고 해지하다니 나도 참 웃기지.
덕분에 코딩도 엄청 빨리빨리할 수 있었고, DB테이블 설계도 빨리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계속 하다보니까, 내가 이제는 직접 할 수 있겠더라구. 하도 물어보니까 나도 학습이 되는거야.
그리고 어떤 걸 공부해야지 될지도 알겠더라고.
요즘에는 점심에 카페에 가서 좀 배고프긴 하지만, 책을 읽으며 공부를 하고 있다.
틈틈히 좀 시간이 나면 공부하려고 노력중이다.
그런데 주말에는 왠만하면 쉬려고 한다. 쉴 때는 정말 푹 쉬고, 일할 때는 열심히 일하고, 공부할 때도 집중해서 공부하고 그러는게 가장 좋은 것 같아. 대충대충 하면 시간을 너무 막 쓰는거야.
인공지능은 참 멋진 것이고 꼭 필요하고, 특히나 내가 운전할 때마다 감탄하는거지만 크루즈기능하고 차선 이탈 방지 기능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운전하는 그 시간에 온전히 집중하지 않아도 되서 너무 다행이다. 이 기능들이 없었으면 내가 출퇴근하는게 정말 힘들었을거야. 앞으로도 그렇고, 내가 사는데 있어서 정말 힘들게 했던 일들이 자동화되면서 나는 좀더 딴생각도 많이 하고 몸도 편해지고 그럴 수 있겠지.
예전에 연극할 때 생각이 난다. 나는 거의 모든 시간을 사람들과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보낸 것 같아. 모든 사람들과 대화하고, 이해하고, 감정을 공유하고 생각을 나누면서 일을 해온거다. 대학을 다녀야했어야할 나이에 말이다. 그렇다보니까 지루한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그런 방식으로 일을 하기를 원했던 것 같아. 하지만 왠지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노하우를 가르쳐주지 않고, 조용히 독식하는 방식으로 살아간다는걸 알게됐지. 연극을 할 때는 정말 돈을 한푼도 벌지 못했는데, 대신에 한번도 심심하다거나 삭막함이든 외로움이든 적막감이든 느끼지 못했지. 지금은? 지금은 너무 삭막하고 외로움도 많이 느끼고, 그러면서도 그것이 나를 돈벌게 해준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
그런데 저런 AI툴이 세상을 바꿔놓고 열광받는 존재가 된다는 걸 보면서, 역시 고쳐질건 고쳐지는거구나 그런 생각이 드는거야. 이제 얼마나 많은 것들이 고쳐질까.. 나는 늙어가면서 조금 힘도 잃고, 열정도 식어가고 있어서 왠지 그런 신생물에 흐뭇함을 느끼며 지켜보는 수준일 것 같다.
어제까지만 해도, 어떤 잡념에 사로잡혀있었다. 내가 내린 결정에 대해서 번복하는 잡념말이다. 왜 내가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해서 전혀 존중하지 않으면서 후회하고 있었지. 근데 오늘은 문득 속이 안좋아서 소화제를 먹고 토를 하기도 하고 몸이 안좋은 상태에서, 갑자기 그 결정에 대해서 존중하기로 했다. 만약에 내가 좋았다면 계속 안고 갔을 일이지만, 그렇지 않았기에 놓아버린건데 그걸 왜 인정을 못하는건지 모르겠는거야. 과거로 몇번을 되풀이해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결정을 내렸을텐데 말이다.
예전에 운전을 다시 배울려고, 도로연수를 두번이나 받았는데 한번은 일반 운전면허 학원에서 배우고, 한번은 게임처럼 도로주행을 하는 학원에서 배웠다. 그런데 그 게임처럼 도로주행하는 곳에 사장님이 현대차에서 은퇴한 분이더라고. 그분이 내가 왜 도로연수를 두번이나 이렇게 배우는지 물어보고는, 내가 앞으로 살 이 시골 동네의 도로를 검색한거야. 그리고는 이 동네가 S자 도로가 많다는걸 확인하고 관련된 주행연습을 계속 시키는거야. 진짜로 이 동네는 S자 도로가 많더라고. 암튼 그 사장님이 참 뭔가 똑똑하단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괜한 사고 낼까봐 걱정하면서 운전연습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갑자기 핸들을 막 꺾는거야. 그러니까 그 온라인 게임하는 도중에도 내가 핸들을 바로 잡는거지. 그러면서 그 사장님이 하는 소리가 "이것봐, 본능적으로 사람은 바로잡을려고 한다구"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 실제로 금요일에도 퇴근하는데 어떤 차가 내앞에서 후진을 하고 있는거야. 그래서 잘 피해가긴 했지만 참 도로에선 별 일이 다 일어난다. 내가 집 건물로 가는 길에는 인도가 없는데, 껌껌한 밤길에 온통 검은 옷을 입고 걸어가는 사람도 있기에 엄청 주의를 하면서 다닌다고. 그러니까 나는 어찌되었든 잘 살려고 나도 모르게 노력하는게 있는데 왜 자꾸 후회를 하는지 모르겠어.
그리고 생각해보면은, 내가 연극할 때 전혀 심심하지 않았던 이유는 선배들이 나를 잘 챙겨줬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 근데 그 선배들의 나이도 훌쩍 넘어버린 나는 이기적이게도 아무도 챙겨주지 않고 있는거야. 누군가가 누군가를 챙겨주니까 뭔가가 계속 이어지고, 나눠지고, 어울림이 생겨난건데 갑자기 모든게 단절되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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