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출근길에 안개가 자욱했다. 안개가 끼는 날에는 운전할 때 천천히 가야되고, 너무 앞이 안보인다 싶으면 비상등도 켜고 다녀야한다. 문득 안개낀 풍경을 보면서 지구도 담배피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여튼 그때는 운전할 때 앞에 뭐가 나올지를 모르니까 꽤 긴장이 되고, 크루즈 기능도 끄고 직접 제어할라고 하지. 거의 삼년정도를 운전을 하면서 느낀거지만, 운전은 진짜 운인 듯하다. 내가 잘해서 사고가 안난게 아니고 그냥 운이 좋은거지. 몸이 피곤할 때 졸면서 운전할 때는 진짜 너무 힘들었다. 갓길도 위험해서 세울 수도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플 때는 운전하면 안된다. 아프지 않으려면, 쉴 수 있을 때 푹 쉬어놔야한다.
요즘 독서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는데, 꽤 힘들다.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왜 그러지? 집중하는게 힘들다. 그래도 계속 읽고 또 읽으려고 한다. 하루에 한시간씩 말이다. 읽다보면 다른 생각이 들어서 그냥 책을 펴놓고 있는 상태가 되는데, 그때는 다시 정신차리고 멈춘 부분부터 다시 읽으려고 노력하면 되었다. 소설책이 아니라서 지루하긴 하지만, 계속 읽다보면 글쓰는 사람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공감하게 된다. 그런데 오늘은 오랫만에 책을 읽어서 그런지, 내 머리속이 안개에 휩싸인듯이 투명하지가 않은거야. 책을 읽는데 머릿속에 제대로 들어가지가 않는 것이다. 머리속이 복잡해서 그런건가 아니면, 멍한 상태인걸까? 유튜브 영상을 요즘 좀 많이 봤는데, 거기서 나오는 영상들은 다 단조롭고, 엉뚱하고, 자극적이기까지 하다. 그냥 웃긴거, 황당한거 이런거지 거기서 막 엄청난 이해력을 요구하진 않더라고. 그런걸 많이 봐서 그런가, 책을 읽는게 힘든거야. 근데 신기한건, 힘드네 하면서도 두번 세번 다시 읽어보면 이해가 된다. 안읽어버릇하고, 신개념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이게 어색해서 이해가 안되는거지, 계속 보다보면 익숙해지고 공감이 되겠지?
운동은 점점 재밌다. 시간가는줄 모르고 두시간을 한다. 스트레칭도 오래하니까 더 시간이 드는 것 같다. 운동은 수련과 같은 기분이다. 나는 하드코어한 운동을 하는건 아니고 그냥 재밌는 춤 위주로 추는 편이다. 요즘 줌바댄스는 예전에 아줌마들 추는 그런 엄청 빠르기만한 에어로빅 춤이 아니야. 약간 무용 공연하는 느낌의 춤들이 많아졌다. 템포도 꽤 느려졌다. 그래서인지 진짜 무술하는 기분이 든다. 몸으로 하는 음악이든 춤이든 운동이든 이런 것들은 첨에는 너무 힘든데, 점점 몸에 익어서 물흐르듯이 시간가는 줄 모르게 되는거야. 책도 그렇게 될까?
생각해보니 운전도 첨에는 정말 힘들었는데 점점 익숙해져서 이제는 딴생각하면서도 문득 정신차리면 집에 와있고 그렇잖아?
닥터 스트레인지 영화에서도 주인공이 자면서도 유체이탈해서 책을 읽는 장면이 있었어. 너무 부러웠다. 자면서도 공부할 수 있는거잖아.
예전에 꿈에서 영어로 대화해봤는데, 꿈에서도 너무 힘든거야. 영어가 생각이 안나더라고.
꿈에서도 머리가 아픈게 느껴질 정도였다.
초반에는 뭐든지 안개 속에 휩싸여있다. 좋아하는 사람의 진심이든 뭐든지 처음에는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예를 들면, 좋아하는 사람의 진심.. 이걸 알기 위해 내가 무슨 노력을 한거지? 얼마나 시간을 투자했던가?
상대방이 나를 좋아해도 아니라고 부정하면서, 그 사람의 현실에서 최선의 방안을 제시해도 그게 아니라면서 도망쳐버린게 생각난다.
그게 그렇게 된게, 어쩌면은 차라리 현실적인 얘기를 해서 어른처럼 끝을 잘 맺을 생각을 안하고, 그냥 끝이 무서워서 먼저 중간에 도망친게 아닌가? 아니면 나는 이런 것도 있다. 극심한 결벽증과 강박증이 있다보니까, 내가 어떤 더러운 상황에 놓여있는 것 자체를 인정을 못하는 것이다. 그런 상황을 인정하고 해결해야하는데, 그런 상황에 놓인 것을 부정하다보니까 해결하는 과정에서 회피하는거지. 요즘 유행하는 회피형 인간이 바로 나인 것 같다. 그냥 그럴 수도 있다는걸 인정하면 될텐데 왜 그렇게 되었지? 겁이 많아서 무서워서 그런걸 수도 있다. 그러니까 깡을 키워야하나봐. 담력을 키워야지 되나보다. 어떤 상황이든 올 수 있고, 그 상황에서 두려워하지 말고 공격할 대상을 노려보고, 그 대상의 약점을 찾아서 패버려야하는데 그게 훈련이 안되어있다보니 도망치기 급급했던 것 같다. 어제는 유튜브에서 문득 새끼 삵을 야생으로 보내기 위한 적응훈련과정에 대해 괜히 보게 되었어. 근데 삵이 혼자서 엄청 귀엽게 그러고 있는데, 어려서 말이야. 그런데 그걸 놔두질 않고, 얘가 빨리 본능을 일깨우고 강하게 살아야한다면서, 괜히 여기저기서 다른 새끼 삵 두마리를 데리고 온 것이다.
그래서 세마리가 되었는데, 세마리가 되자 걔네들끼리 먹이를 먹는데 괜히 싸우면서 먹는거야. 근데 그걸보면서 사육사인가 그분이 엄청 안심을 하는거야. 드디어 본능을 되찾았구나 하면서, 야생으로 돌려보낼 수 있겠어 하면서 말이다. 그냥 어린데 좀 놀면 되지 뭘 그렇게 싸움을 붙여. 알아서 본능이 생길 수도 있을텐데 말이다.
그리고 거기서 또 본능이 생겼다는걸 보여주는게, 사육사가 그 방안에 들어오니까, 삵 세마리가 다 숨는거야. 그거 보면서 드디어 본능을 찾았다고 하는거야. 숨어서 말이야. 숨을 줄도 알아야지 본능이 있는거지. 숨을 줄도 알고 싸울 줄도 알아야한다고 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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