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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95

반은 맞춘 날 예전에 프로젝트를 여기저기 떠돌다 만난 어떤 여자 개발자 언니와 점심을 먹게 되었다. 산책도 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문득 내가 이 직업을 언제까지 할지 모르겠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그 언니는 아직 멀었다고 했지. 그러다가 코로나가 터지고, 그때는 개발자 수요가 폭발하다가 코로나가 잠잠해지자, OpenAI사의 챗GPT가 세상에 나왔고 온라인 산업의 열기도 식어가면서 갑자기 개발자의 수요가 줄어들어 나조차도 일을 구하기가 힘들어졌다. 그때 나는 이 직업이 곧 망할 거라고 예측을 해놓고도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게 문제였지. 어딜가도 프로젝트는 비슷한 형식으로 흘러가고 있고, 누군가가 일을 하지 않거나 일을 잘못하는데 그 역할을 맡게되어서 한쪽에서 뭔가 고장이 나면서 다른 곳에서 힘들게.. 2024. 3. 1.
A는 B가 아니라고 하고 그 이후부터 B라고 속으로 집착하게 되었을 때 닥터 스트레인지란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다쳤잖아. 다쳐서 전재산을 들여서라도 손을 고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참 안타까웠다. 갑자기 잘 살다가 모든걸 다 날려버린거야. 그렇게나 승승장구하고, 촉망받고, 미래도 창창하고, 마음 속으로는 사랑하는 사람도 있고 뭔가 꽉 채워진 사람 같아보였는데 갑자기 그렇게 영화 초반부터 일순간의 사고로 모든걸 잃는게 너무 안타깝다. 지금 생각해보면 말이지. 그때 영화볼 때는 그냥 마블 영화다~ 뭐가 나오겠지 그런 생각으로 봐서 이정도의 공감은 하질 못했지. 그래서 그 사람은 다시는 일어날 수 없는 어떤 꿈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걸 다 쏟아붓는거야. 아무 소용도 없는데 말이지. 그리고는 완전히 거지가 되었을 때, 진짜 두들겨 맞기까지 했을 때 말이야. 완전히 자존심까지 탈탈.. 2024. 2. 27.
오랫만에 카톡왔을 때 반가운 사람과 차단당하는 사람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나 일가친척 등을 통해 배운 인간관계라는 것은 항상 싸움과 갈등과 폭력과 배신 등등이었다. 협력해서 뭘하는게 아니고 해주더라도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희생하듯 한다거나, 또는 희생한다 하더라도 그 사람도 전혀 할 수가 없는 처지인데도 힘들게 하는거라 사실은 안하는만도 못한 희생같은 그런거 있잖아. 그리고 매번 싸우고, 서러워하고, 미워하고, 배신하고, 안도와주고 그런게 바로 나의 가족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화목하게 일년에 한번씩 모여서 파티를 열고, 가족여행을 가는데 내 기억에 그런 친척들은 나에게 없었다. 그러니까 우리 부모님이 이혼을 하게 되고, 더나아가 결혼생활을 하는 동안 서로에게 언어폭행이든 신체폭행이든 행했기 때문에 범죄자들끼리의 조합은 제대로된 인간관계를 자식들에게 가르칠.. 2024. 2. 26.
아버지 장례식 때 회사 팀장의 반응 나는 어떤 하드웨어 회사라고 해야하나 공장이라고 해야하나 그런데를 다녔다. 거긴 경기도 수원 쪽에 위치한 회사였지. 처음에는 공장 알바로 들어가서 사원으로 입사를 하게 되었다. 내가 하는 일은 세라믹으로 만들어진 필터라는 제품을 계측기로 측정해서 수치를 적는 일이었다. 그리고 갑자기 품질팀이 만들어졌고 나는 사원으로 입사하게 됐어. 거기 이사님이 지긋한 할아버지였는데 자기 아들보다 더 똑똑해보인다면서 회사에 입사해서 일하라고 했지. 그래서 열심히 일했는데 갑자기 품질팀 팀장님이 바뀌었지. 왜냐하면 그 팀장님은 영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인데 왠지 그 회사가 너무 미래가 없어보였기 때문이지. 나도 얼마나 자기딴에는 부족한 인재로 보였겠어. 그냥 회사원같지 않은 어린애를 팀원이라고 아무리 그 이사님이 나.. 2024.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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